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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음식 소재 영화에 비해 된장 같은 천연식품 같은 느낌이 들어 좋게 보았다. 배우들 연기도 좋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처음 40분 정도는 미스터리 극이었는데, 끝이 멜로물로 바뀌면서 템포가 달라지고 조금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다. 혹시 후 편집으로 바꾸실 의향이 있는지. 이서군: 감독은 편집을 할 때 이것을 더 만져볼까 하는 욕심이 늘 있다. 앞의 재기발랄함을 끝까지 밀고가면서 꾸준한 재미와 통일된 느낌으로 가느냐, 뒷부분에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원래의 시나리오로 가느냐 고민을 많이 했다. 최유진이라는 기자가 자취를 쫓아가며 쏟아져 나오는 많은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 결국 사랑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 하루 평범한 것이 쌓이고 쌓여 그것들이 모여 특별한 감정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장진 감독님과도 많은 상의를 했는데, 둘 다 스피드를 포기하더라도 묵묵히 단조로움 느낌으로 감정을 쌓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장진: 그것은 절대적으로 사람의 기호에 따라 틀릴 것 같다. 대중적으로 5-7분 줄이자고 감독님에게 제안을 해볼까 싶었는데, 섣불리 건드리면 안될 것 같았다. 사람의 기호 별로 다른 것 같다. 오히려 뒤를 더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결국 최종 순간에는 만든 사람의 확고한 의지대로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많은 장르들이 있는데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 이서군: 장르적으로는 복합장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여러 장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표현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우리 생활 속의 평범한 것, 일상을 채워주는 작고 소소한 것이 얼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감성을 가져올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마법을 찾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여러 장르적인 느낌과 다양한 비주얼을 선택했다. 그 뒤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굉장히 단순하다. 촬영하는 순간, 배우에게 얘기하는 순간, 모든 순간이 원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갔다.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다양하다고 생각하지, 생각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평범하지만 여러 가지 작은 것들이 섞여 깊은 맛을 내는 된장찌개 같은 영화다. 하나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펼치고 싶었다.
흔치 않은 여성감독이다. 여성이라고 차별하는 부분은 없나. 이서군: 현장에서 차별은 특별히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까지 나가는 기회에 있어서는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스무 명이 있으면 나 혼자 여자다. 제가 어릴 때 여자 감독님이 있는지 궁금했다. 여성에 관한 것에 초점에 맞추는 감독이 아니지만, 누구나 동질감을 가지고 있을 때 희망을 갖는 것처럼 나도 다른 감독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라고 또 좋은 여성감독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영화 현장에서는 사회적으로 체감하는 것보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더 부각되거나 차별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된장>은 부산영화제 컨셉에 잘 맞는 것 같다. 실험성, 창의성, 작가성, 장진 사단에 거는 기대감이 있다. 장진 감독님이 흥행과 관계없을 것 같으면서도 엉뚱하게 흥행을 많이 하셨다. (웃음) 이 작품이 의욕적 작품인 만큼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로를 뚫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장진: 실험성이라는 말은 사실 기사에 안 나갔으면 하는 단어다. 이 영화는 대중영화 전방에 있는 영화다. 상업영화 한복판에서 이 영화가 경쟁했으면 한다. 그것을 이겨내었을 때 대중영화의 넓이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기호에 맞춰지는 상업영화가 성공한다는 것을 바꾸고 싶다. 이 영화는 너무나 좋지만 사실 흥행은 잘 모르겠다. 이 시대에 그런 것을 예견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영화에는 분명히 좋은 관객들은 찾아온다는 원론을 믿고 싶고, 또 믿고 있다. 영화가 좋다라는 얘길 듣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의 만든 방식 때문에 주류보다는 변방스타일로 느껴서 비상업적이라는 얘길 듣는 건 씁쓸하다. <된장>은 대중영화의 한복판에 있다. 이서군: 개인적으로 처음 작업 시작할 때도 보편적인 감성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 훨씬 더 스타일이 강하고 자극적인 영화들에 관객들이 익숙해졌지만, 사람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순간은 보편적인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맛있는 영화라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색다른 감성을 위해 창의적으로 상상력을 풀어보자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특이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소재와 개인적인 색과 생각이 많이 묻어나서 그런 것 같다. 작은 재미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영화다. 그것은 실험도 아니고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기획물도 아니다. 그 중간에서 두 가지 모두의 장점을 가지고 색다른 재미와 보편적인 감성을 합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영화가 나왔다고 믿는다. 이요원: 영화는 참 좋다. 재미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나도 상업적인 부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다. 독특하고, 많은 배우들이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연기를 잘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 류승룡: 인스턴트 자극적 빨리 빨리 바뀌는 것에 익숙하고, 강한 스릴러 이유 없이 죽이는 영화들이 만연하는 때 대한민국 관객들도 양질의 좋은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동참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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