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와 미스터리를 된장이란 소재로 배합한 영화 '된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다이나믹 듀오는 담백하고 맛있는 음식이 그리울 때 어머니의 된장국을 먹어야 된다고 외쳐댔다. 하지만 어머니보다 젊고 예쁜 여자가 끓여주는 된장을 먹고 나면 그 여자의 된장국을 외치며 환호할지도 모른다. 그런 남자들의 바람을 담아 이요원이 된장을 만드는 영화 <된장>이 나왔다. 희대의 살인마도 반했다는 그녀의 된장을 이제는 관객들이 맛 볼 차례다. |

등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제 특별한 주목을 끌만한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지만, 영화 은 오히려 특정 이름의 음식(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된장이다!)에 집중하면서 기존 음식 영화의 역발상을 보여준다. 된장의 맛을 따라 삼천리 여행을 떠날 것만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착각하기 쉬운 토속적이다 못해 구수한 이름이지만, 이름만 듣고 섣부르게 영화를 판단하면 안된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시간이 흐르면서, 일상에 지쳐 밥을 하다가 문득 생각난 컨셉트’라는 이서군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소재로부터 시작된다. 영화는 이런 평범함 것, 작고 소소한 것들이 얼마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감성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래도 상업영화의 기준점에 빗대어보자면 아직은 아리송할 수 있다. 여기에 미스터리라는 언밸런스한 장르가 버무러졌다고 하면 슬슬 궁금함이 증폭된다. 게다가 든든한 제작자 장진과 연기력으로는 트집잡을 곳 없는 이요원, 류승룡 두 배우까지 가세했다니 영화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은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보다 좋다고 하는 장진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오는데 마지막 종지부를 찍는다. 희대의 살인마 사형수가 사형 집행 직전 탈옥을 해 된장찌개를 먹다가 검거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이후 방송국 최유진 PD(류승룡 역)가 된장의 출처와 그 된장에 얽힌 사연을 역추적해가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장르로서 본색을 드러낸다. 영화는 시작부터 된장의 실체가 밝혀지기까지의 이야기 전개를 빠르게,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은 느슨하게, 그렇게 적당한 고무줄 놀이를 하며 영리하게 진행된다. 또한 맛깔스러운 된장과 향, 그에 취한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독특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데뷔작 이후, 1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서군 감독은 인간의 운명과 지울 수 없는 지독한 사랑의 기억과 집착을 또 한 번 보여준다. 다만, 깊은 맛을 내는 된장찌개처럼 구수하고 따뜻하게 그리며 영화를 표현 하는 방법에 있어 다양성을 주었다. 한편, 은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리젠테이션’에 초청되어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공식기자회견을 열었다. 많은 국내외 언론매체들이 참석, 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먼저 인사말.장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연출하는 것보다 기획, 제작을 맡으면 잘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웃음) 제가 프로듀서의 역할을 한 영화 중에 이라는 영화가 가장 좋다. 다른 분들한테 미안할 만큼 감히 이 영화가 1등이다! 보다 더 좋아 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영화가 너무나 좋다. 개인의 취향이 아니고 대한민국 영화판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믿고 같이 참여해준 스탭, 배우, 감독한테 너무 고맙다. 어젯밤에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 시간이 살아오면서 만든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 중 가장 행복할 것 같다.이서군 감독: 정확히 12년 만에 하는 두 번째 작품이다. 긴 준비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자신감도 없고 걱정이 많았다. 검증되지 않은 저에게 장 감독님이 용감하게도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든든하게 믿어주시고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영화를 완성하게 되어 모든 스탭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첫 상영 때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너무나 궁금하고, 가장 칭찬받고 싶었던 장진 감독님에게 칭찬받아 너무 기쁘다. 이요원: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편안했고 따뜻하고 행복했다. 결과를 보니 촬영했던 것보다 너무 잘나와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예쁘고 독특한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류승룡: ‘최유진’ 역을 맡은 류승룡입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라 좋은 영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부산영화제에 초대되어 좋은 작품과 경쟁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 이요원 씨에게 책 선물을 하면서 우리 영화 이 젠장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합시다! 라고 썼다. (웃음)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서 젠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그렇지만 스텝이나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다. 된장은 묵혀야 제 맛이다. 좋은 식자재와 기다림의 미학을 가미해 좋은 작품으로 탄생한 것 같다. 기대해달라.감독이 보는 류승룡은 어땠나.이서군: 간단히 말하자면 감독에게 선물보따리 같은 배우다. 역할을 만들 때 같이 애기하면서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연기의 폭이 무궁무진하다.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셨다. 감사해요 선배님. (웃음) 이요원 씨는 화면에서 얼굴을 봤을 때 가장 빨리 마음에 와닿았던 배우다. 눈동자가 어린아이 같이 맑고 까맣지만,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면이 보였다. 순수한 면도 있지만 끝까지 기다리는 이 영화의 힘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었다. ‘장혜진’ 역으로 딱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생색내거나 투정부리지 않는 배우다. 제 것보다 더 빼곡하게 메모가 적혀있는 시나리오를 보고 감탄했다. 이요원 씨에게도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영화가 된장찌개에 얽힌 이야기다. 실제 이요원 씨 된장찌개 끓이는 솜씨는 어떤지? 그리고 이 시나리오 어떤 부분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나.이요원: 아쉽게도 영화를 찍으며 된장찌개 끓인 적은 없다. 개인적인 실력은 맛있는 것 같다. 먹었을 때 내 입맛에 맞고 맛있다.(웃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처음에 굉장히 무겁고 진지하다고 생각했다. 색다른 요소들도 보이고, 멜로와 다양한 장르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과연 이것이 영화로 찍었을 때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었고, 여성감독님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거는 기대가 커서 결정하게 되었다.영어 제목이 인데 왜 그렇게 지었는지 궁금하다. 또한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영화와의 차이는 어떤 점인지.이서군: 영어 제목은 영화를 보시고 나면 왜 그런지 아실 것이다. 한국 제목은 된장에 대한 영화니까 이다. (웃음) 사람들이 특이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영화의 피상적인 느낌만 보아도 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하나 하나 설명하기 곤란하다. 전혀 다른 부분에 속해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가벼운 질문 하나. 이 잘되면 도 만들 생각이 있으신지.(웃음)장진: 그게 가벼운 질문입니까? (웃음) 영화 보시면 알겠지만 영화 안에서 게임이 끝나서 시리즈로 갈 생각은 없다. 저희 영화를 발랄하고 재미있게 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영화를 보면 말끔히 해결될 궁금증이다. 고추장까지 모르겠지만 이서군 감독의 3번째 영화를 기대하고 있다.서로의 첫인상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의 촬영기간이 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인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이요원: 영화에서만 보고, 실제로는 처음 고사할 때 뵜는데 솔직히 첫인상은 좀 무서웠다. (웃음) 워낙 센 역할들 많이 하셨고 눈빛이 매섭다. 하지만 말씀 하시는거나 사람들에게 대하시는 모습은 전혀 다르다. 선배님이 영화 연기에 대한 좋은 책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 그 책을 한 시간 만에 다 읽고 너무나 행복했다. 후배를 잘 챙겨주시고 너무 좋은 선배님이시다. 사실 이 역에 류승룡 선배님을 내가 적극 추천했다. 연기도 잘하시고 (작품을) 같이 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매화터 촬영이다. 너무 아름다웠고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스크린에 그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너무 기쁘다. 너무 예쁜 화면 보실 수 있을 것이다.류승룡: 이요원 씨는 워낙 좋아하는 배우라 굉장히 설렜고, 매화터에서 처음 만났는데 너무 놀랐다. 제가 생각보다 키가 작은데 (웃음) 이요원 씨는 키가 굉장히 컸다. 그리고 우리가 늘 생각했던 청순하고 귀여운 면도 있지만 생각 외로 여배우들이 갖고 있는 까탈스러움이 없이 소탈하고 스탭, 감독과도 잘 소통한다. 상대 배우에게 배려도 할 줄 알고. 이런 것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촬영하는 동안 같이 만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 후에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줘서 고맙다. (웃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기보다는 우리 영화는 로드무비에 가깝게 담아내려고 했는데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라는 걸 알게 해주었다. 정말 놀랍고 즐거웠다. 특히 옻샘물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뒷골이 쭈뼛하고 설 정도로 맛있는 샘물처럼 보이길 원하셨다. 실제로 그 물은 너무 더러워 마시기 힘든 웅덩이 물이었다. 그렇지만 맛있게 마시는 연기를 해야 했다. 그 후에 설사를 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웃음) 다른 음식 소재 영화에 비해 된장 같은 천연식품 같은 느낌이 들어 좋게 보았다. 배우들 연기도 좋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처음 40분 정도는 미스터리 극이었는데, 끝이 멜로물로 바뀌면서 템포가 달라지고 조금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다. 혹시 후 편집으로 바꾸실 의향이 있는지.이서군: 감독은 편집을 할 때 이것을 더 만져볼까 하는 욕심이 늘 있다. 앞의 재기발랄함을 끝까지 밀고가면서 꾸준한 재미와 통일된 느낌으로 가느냐, 뒷부분에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원래의 시나리오로 가느냐 고민을 많이 했다. 최유진이라는 기자가 자취를 쫓아가며 쏟아져 나오는 많은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 결국 사랑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 하루 평범한 것이 쌓이고 쌓여 그것들이 모여 특별한 감정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장진 감독님과도 많은 상의를 했는데, 둘 다 스피드를 포기하더라도 묵묵히 단조로움 느낌으로 감정을 쌓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장진: 그것은 절대적으로 사람의 기호에 따라 틀릴 것 같다. 대중적으로 5-7분 줄이자고 감독님에게 제안을 해볼까 싶었는데, 섣불리 건드리면 안될 것 같았다. 사람의 기호 별로 다른 것 같다. 오히려 뒤를 더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결국 최종 순간에는 만든 사람의 확고한 의지대로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많은 장르들이 있는데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이서군: 장르적으로는 복합장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여러 장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표현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우리 생활 속의 평범한 것, 일상을 채워주는 작고 소소한 것이 얼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감성을 가져올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마법을 찾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여러 장르적인 느낌과 다양한 비주얼을 선택했다. 그 뒤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굉장히 단순하다. 촬영하는 순간, 배우에게 얘기하는 순간, 모든 순간이 원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갔다.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다양하다고 생각하지, 생각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평범하지만 여러 가지 작은 것들이 섞여 깊은 맛을 내는 된장찌개 같은 영화다. 하나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펼치고 싶었다. 흔치 않은 여성감독이다. 여성이라고 차별하는 부분은 없나.이서군: 현장에서 차별은 특별히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까지 나가는 기회에 있어서는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스무 명이 있으면 나 혼자 여자다. 제가 어릴 때 여자 감독님이 있는지 궁금했다. 여성에 관한 것에 초점에 맞추는 감독이 아니지만, 누구나 동질감을 가지고 있을 때 희망을 갖는 것처럼 나도 다른 감독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라고 또 좋은 여성감독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영화 현장에서는 사회적으로 체감하는 것보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더 부각되거나 차별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이용관 집행위원장: 은 부산영화제 컨셉에 잘 맞는 것 같다. 실험성, 창의성, 작가성, 장진 사단에 거는 기대감이 있다. 장진 감독님이 흥행과 관계없을 것 같으면서도 엉뚱하게 흥행을 많이 하셨다. (웃음) 이 작품이 의욕적 작품인 만큼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로를 뚫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장진: 실험성이라는 말은 사실 기사에 안 나갔으면 하는 단어다. 이 영화는 대중영화 전방에 있는 영화다. 상업영화 한복판에서 이 영화가 경쟁했으면 한다. 그것을 이겨내었을 때 대중영화의 넓이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기호에 맞춰지는 상업영화가 성공한다는 것을 바꾸고 싶다. 이 영화는 너무나 좋지만 사실 흥행은 잘 모르겠다. 이 시대에 그런 것을 예견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영화에는 분명히 좋은 관객들은 찾아온다는 원론을 믿고 싶고, 또 믿고 있다. 영화가 좋다라는 얘길 듣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의 만든 방식 때문에 주류보다는 변방스타일로 느껴서 비상업적이라는 얘길 듣는 건 씁쓸하다. 은 대중영화의 한복판에 있다.이서군: 개인적으로 처음 작업 시작할 때도 보편적인 감성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 훨씬 더 스타일이 강하고 자극적인 영화들에 관객들이 익숙해졌지만, 사람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순간은 보편적인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맛있는 영화라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색다른 감성을 위해 창의적으로 상상력을 풀어보자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특이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소재와 개인적인 색과 생각이 많이 묻어나서 그런 것 같다. 작은 재미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영화다. 그것은 실험도 아니고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기획물도 아니다. 그 중간에서 두 가지 모두의 장점을 가지고 색다른 재미와 보편적인 감성을 합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영화가 나왔다고 믿는다.이요원: 영화는 참 좋다. 재미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나도 상업적인 부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다. 독특하고, 많은 배우들이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연기를 잘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류승룡: 인스턴트 자극적 빨리 빨리 바뀌는 것에 익숙하고, 강한 스릴러 이유 없이 죽이는 영화들이 만연하는 때 대한민국 관객들도 양질의 좋은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동참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