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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성장한 송중기가 함께한 시간들

송중기는 가속도 성장 중. 사극 F4라는 ‘성균관 스캔들’의 훈남 유생, 예능 프로 ‘러닝맨’의 유라인으로 발탁, 이제 <마음이 2>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세 강아지의 어미가 되어 돌아온 마음이와 그 사이 주연 배우로 성장한 송중기가 함께한 시간들.

프로필 by ELLE 2010.07.29


1 베이스볼 점퍼. 알렉산더 왕 by 무이. 반바지. 아페쎄. 슈즈. 에르메네질도 제냐. 모자. 지방시 by 무이. 여행용 가방. 모두 글로브 트로터. 스카프. 벨 앤 누보.



2 송중기가 입은 핑크 재킷. 체크 셔츠. 모두 카이아크만. 베스트. 화이트 티셔츠. 모두  닐 바렛. 팬츠. 엠비오. 스니커즈. 컨버스. 안경. 린다 패로우 by 한독. 마음이가 걸친 터키 블루 재킷. 클럽 모나코. 옐로 재킷. 모아이코. 바이올렛 카디건. 디그낙. 트렁크. 글로브 트로터.





3 가장 위에 입은 셔츠. 칩 먼데이. 블랙 체크 셔츠. 제너럴 아이디어. 그레이 셔츠. 커스텀 멜로우. 핑크 셔츠. 제너럴 아이디어. 블루 셔츠. 체크 셔츠. 모두 클럽 모나코. 브라운 셔츠. T.I. 포맨. 가장 안에 입은 레드 체크 셔츠.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



4 블루 재킷. 우영미. 레드 팬츠. 아크네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티셔츠. 사카이 by 무이. 스니커즈. 나이키. 팔찌. 에르메스. 안경. 알랭 미끌리. 옆에 놓인 가방. 지프. 스니커즈. 아디다스.



5 송중기가 입은 블랙 더블 재킷. 오프닝 세레머니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베스트. 존 갈리아노 by 무이. 안에 입은 톱. 칩 먼데이. 반바지. 헨릭 빕스코브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슈즈 . 에르메네질도 제냐. 모자. 그레이스 햇 by 햇츠온. 마음이가 착용한 헤어밴드. 파머. 벽에 걸린 셔츠. 마크 by 마크 제이콥스. 모자. 시리즈.



6 송중기가 입은 체크 재킷. 시스템 옴므. 셔츠. 베스트. 반바지. 모두 커스텀 멜로우. 핑크 보타이. 벨 앤 누보. 스니커즈. 반스. 양말. 해피 삭스. 벨트. 에르메스. 마음이의 보타이. 벨 앤 누보. 침대에 놓인 그린 카디건. 디그낙. 모자 장식 헤어밴드. 파머. 스카프. 에르메스. 팬츠. 타미 힐피거.


이제 장마 시작이다. 날씨를 타는 편인가?
조금. 오늘처럼 시원하게 내리는 비는 좋지만, 장마철은 싫다. 대부분 그렇듯 맑은 날이 가장 좋다.
예전보다 날씨의 영향력에서 비켜 있지 않나. 비 오는 날 대중교통을 탈 일도 없고.
데뷔한 뒤에도 학교 다닐 때 지하철 타고 다녔다. 신세경, 박신혜 같은 연예인 친구들도 지하철 자주 탄다.
학교생활은 어떤가?
한 학기 남았는데, 알지 않나. 학점이 모자라서…. 활동하면서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해 늘 찜찜하다. 다음 학기에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에 예능 프로그램까지 너무 바쁠 것 같다. 1학기 성적은 잘 나왔나? 생각보다 잘 나왔다. 막판에 기말고사를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덕이 컸던 것 같다.
학점 3.0은 넘었나?
당연하지.
인터뷰 자료 조사를 하면서 욕심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욕심 많다. 일 욕심도 많고, 사람 욕심도 많고. 뭐든 하나에 푹 빠지는 편이다. 어렸을 때 쇼트트랙 선수 생활이 그랬다. 집중했던 만큼 관둔 뒤엔 무척 허무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공부에 미쳤다. 어떻게 보면 학창 시절엔 공부만 하느라 별 재미가 없었다. 대학교에선 공부가 적성이 아닌 것 같아 연기에 빠진 거고. 한 가지에 집중했다 다른 것에 흥미가 생기면 바로 갈아타서 올인한다.
유재석의 새 예능 프로 ‘러닝맨’에 고정 출연한다. ‘뮤직뱅크’ 진행하는 걸 보면 잘할 것 같다.
첫 촬영을 마쳤는데, 주변 평가가 어땠나? ‘뮤직뱅크’는 생방송이지만 신나게 놀다 온다. ‘러닝맨’도 자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렵더라. 녹화할 때 긴장을 많이 한다. 차츰 적응하겠지. 내가 쓸데없는 자신감이 많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자신감을 가지려 노력하는 편이다.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당장은 아니다. 심지어 팬들도 “오빠는 노래와 춤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할 정도니까.
해보고는 싶고?
난 배우지만 MC, 예능 등 여러 가지를 한다. 막상 하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안 해본 건 다 해보고 싶다.
배우가 연기 외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걸 안 좋게 보는 사람도 많다.
맞다. 하지만 예능이나 MC나 모두 연기에 도움된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의 레지던트 의사 안경우는 철없고 능글맞게 연기했다. 원래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뮤직뱅크’에서 MC 보는 컨셉트를 적용한 거다.
그럼 지금 활동하는 모든 것이 연기를 위한 건가?
연기에 도움되니까,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다. 재미없다면 1억을 준다 해도 안 한다. 내가 가장 중시 여기는 것이 솔직함, 진정성 이런 거다. 막상 했는데 별로면 절대 안 한다. 인터뷰도 웬만하면 솔직하게 답하고.
그런 것 같다. 여자친구 얘기도 다 하더라.
여자친구 있으면 있다고 하고, 없으면 없다고 한다. 석 달 전에 헤어졌다.
괜찮나?
석 달밖에 안 됐는데. 괜찮진 않지.
사람 욕심이 많다고 했는데, 호불호가 분명할 것 같다.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한텐 티를 낸다. 좋은 사람들은 많이 아끼고. 덕분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수의 친구들이 있다. 일이든, 사람이든 욕심만큼 자기 능력이나 상황이 안 따라줄 때가 있다. 요새 그렇다. ‘성균관 스캔들’의 지방 촬영, 영화 홍보, ‘뮤직뱅크’와 ‘러닝맨’ 등으로 너무 바빠서 친구들과 맥주 한잔할 시간이 없다. 그러다 보니 서운해하는 친구도 생기고. 한 가지 방법을 찾아내긴 했지. 친구들이 소녀시대나 포미닛 같은 여자 아이돌에 껌뻑 죽거든. ‘뮤직뱅크’ 촬영 때 앞자리에 앉혀주면 불만이 어느 정도 무마된다.
여자 아이돌과 친한가
‘뮤직뱅크’ 하면서 친해진 가수는 없다. 2PM 준호랑 샤이니 민호가 친한데, 이들도 ‘출발 드림팀 2’에서 만난 동생들이다.
요즘 고민은 뭔가?
고민이라기보다 최근 몇 년 사이 연예계에 안 좋은 일이 많아 안타깝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싶기도 하고.
연예인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던데, 본인은 어떤가?
많지는 않지만 누구나 우울한 면이 있지 않나. 사람이니까. 혼자 산 지 7년인데, 여전히 혼자 있는 것이 외롭다.
7년 정도면 적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점점 심해지던데. 차라리 바쁜 게 낫지, 한창 일하다가 갑자기 쉴 때 외로움을 많이 탄다.
그런 시간엔 무얼 하나.
가끔 혼자서 드라이브한다. 목적 없이 그냥 가는 거다. 계속 좌회전만 하다가 경기도 외곽으로 빠지기도 하고. 친구들과는 맥주를 즐기지만 집에선 혼자 소주도 마신다. 혼자 취하면 재밌다.
주량이 얼마나 되는데?
한 병 조금 안 된다. 그래서 괜찮다. 별로 안 먹어도 취하니까.
요즘 행복한가?
행복한 편이지. 일이 즐거우니까. 특히 ‘성균관 스캔들’ 촬영이 재밌다. 한복 입어서 더운 것만 빼면. 재미없는 일 하면 몸만 힘들고 지치는데 다행이다. 그런 일은 안 하느니만 못하지.
‘성균관 스캔들’은 트렌디 드라마지만 사극이라 어렵겠다.
트렌디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 정극이다. 믹키유천이나 유아인 같은 비주얼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고, 가수가 연기하는 드라마라고 가볍게 본다. 하지만 다들 어렵게 촬영하고 있는 정극임을 알아달라.
출연 배우들이 또래라서 친해졌겠다.
동료 배우들 모두 나이가 비슷해서 금방 친해졌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가장 재미 붙인 건 내 캐릭터다. 그간 드라마에서 막내아들, 모범생, 대학생, 귀여운 고등학생, 다정다감한 오빠 등으로 나왔는데, 이들과 다른 캐릭터라서 재미있다.
바람둥이 유생 말인가?
바람둥이라기보단 아픔을 감추려고 오히려 활발한 아이. 이제껏 나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신난다. “송중기가 저런 것도 할 줄 아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 역할을 맡고 싶다고 자주 얘기했다. 진정한 반전은 그런 것 아닌가?
그렇지.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 우리나라 영화 중엔 <우리동네>의 류덕환 씨처럼 멀쩡하게 생겼는데 알고 보니 사이코 패스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아직 그런 시나리오는 안 들어왔나 보다.
들어온 적 있다.
왜 안 했나?
다른 작품이 더 좋았으니까. 선택에 후회는 없다. 사실 그런 영화는 내공을 더 쌓은 뒤에 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 <마음이 2>에서도 마음 착한 고등학생이다.
그렇다. 처음에는 교복 입는 것이 망설여졌다. 나도 이제 스물여섯이니까. 그런데 차태현 형이 그러더라. “뭘 걱정해. 난 서른에 <파랑주의보>에서 교복 입었는데.”
동안도 능력이다.
그래도 비슷한 이미지로 틀에 박힐까 봐 망설였다. 결정적으로 <마음이 2>를 한 건 전작 <마음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미 두 번 봤었고, 시나리오 받고 세 번 더 봤다. 여전히 느낌이 좋았고, 내가 앞서 말한 사소한 이유 때문에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강아지 마음이에, 한 명은 중국 배우. 상대 배우들이 말이 안 통해서 힘든 것 빼곤 재밌었다.
<마음이 2>의 관객 수는 어느 정도 예상하나?
200만? 영화사 대표님이 400만 얘기하라고 했는데 어쩌지. 내가 소심한 A형이거든.
흥행에 크게 괘념치 않을 것 같은데.
신경 많이 쓴다. 고생 많이 했는데 많이 봐줘야 좋지. 아무리 힘들어도 시청률 잘 나오고, 흥행하면 피곤한 거 모른다. 솔직히 출연료 같은 현실적인 문제도 걸려 있으니 무시할 수 없지. 그렇다고 돈이 가장 중요하단 얘긴 아니다. 영화 크레딧 올라갈 때 관객들이 박수 쳐주는 거, 그게 최고다.
영화와 드라마 중 어느 쪽이 더 끌리나?
아직은 드라마가 더 매력적이다.
의외다. 다들 영화를 꼽는데.
영화는 배우에게 준비할 시간을 많이 주고 여유롭게 진행한다. 반면 드라마는 빨리빨리 찍어야 해서 몸이 힘들다. 이상하게 그런 다이내믹함이 재미있고, 순발력이 느는 것 같아 좋다.
자기 직업을 참 만족스러워한다.
그런 편이다. 안 좋은 점도 많지만 굉장히 행복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으로서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있지 않나?
순간순간 하기 싫은 게 생긴다. 때론 기분이 별론데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가식적으로 말해야 한다. 항상 밝아야 하고 웃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싫다. 팬들에게 솔직하고 싶다. 요즘 팬들에게 휴대폰 번호가 노출돼서 전화가 많이 온다. “‘송중기 맞아요?” 이러면 “어, 송중기 맞는데 한 번 더 전화하면 혼난다” 하고 끊는다. 나에게 피해를 주면 그러지 말라고 하고, 고마울 땐 진심을 다해 고마워한다.
고마운 팬에게 가장 잘해준 기억은?
한 친구가 뮤직뱅크에서 내 이름을 쓴 팻말을 들고 10시간 동안 기다렸단다. 미처 몰랐는데, 방송 끝나고 차 타고 나가던 중 그 친구가 보였다. 팬 200~300명이 몰려 있어 위험했지만, 차에서 내려 그 친구에게 감사의 악수를 청했다. 신기하게도 팬들이 몰려들지 않고 이 상황을 지켜봐주더라.
본인도 누군가의 열렬한 팬이었던 적 있나?
연예인에 빠진 적은 없다.
대신 연애에 푹 빠지는 스타일인가?
맞다.
사귈 때 최선을 다해서 오히려 헤어질 때 냉정한?
그런 것 같다. 내 모든 걸 쏟아부으니 나나 상대나 싫증 나는 경우가 있다. 이성 친구든 동성 친구든. 좋은 것만은 아닌데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
‘밀당’도 모르고, 잴 줄도 모르고?
밀당은 거의 못한다. 바보라는 소리 들어도 그냥 퍼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배신도 당하고.
배신이라니 바람이라도 피웠단 건가? 그런 일도 있었다.
꽤 솔직하다. 인터뷰를 즐기는 편인가?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걸 그대로 말하면 되니까 큰 부담 없다. 내 취미 중 하나가 다른 배우들 인터뷰 기사를 보는 거다. 웬만한 남성 잡지는 거의 정기 구독하는데, 거기에 실린 기사도 좋지만 특히 인터뷰를 꼼꼼히 읽는다.
최근 좋았던 인터뷰는 무엇인가?
얼마 전 장서희 누나의 인터뷰를 읽었다. ‘산부인과’를 함께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누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좋았다. 다른 선배들도 멋지지만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장서희 선배가 처음이었다. 사실 인터뷰 중간에 내 칭찬을 해주기도 했고, 하하.
같은 연예인으로서 그의 인터뷰가 진심인지 가식인지 알 것 같다.
그런 걸 판단하기에 앞서 그냥 재미있게 본다. 인터뷰에선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게 마련인데 “이런 사람이구나, 이런 면도 있었네” 하면서 .
신인 때 인터뷰를 보면 학창 시절부터 연기를 꿈꿨다고 하더라.
연기는 대학 들어와서 고려한 거라 들었는데. 학창 시절부터 연기를 꿈꿨단 말 한 적 없다. 연극 한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 와전됐거나 멋지게 포장된 것 같다. 난  그 나이 때 친구들이 그렇듯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고3 때 연영과에 지원할 뻔했지만 그것도 유명해지고 싶고, 공부하기 싫어서였다. 연기는 대학 때부터 진지하게 고려했지. 사실 나도 기억 안 나는데 6~7세 때 연기 학원에 보내달라고 떼썼단다. <쌍화점>에 캐스팅됐을 때 엄마가 “네가 결국 이 일을 하게 되는구나” 하셨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는 건 싫었나?
경영학과지만 평범한 취업은 생각해본 적 없다. PD나 아나운서가 되려고 방송사 공채 시험을 준비한 적은 있지. 학교 교내 아나운서도 했었고. 하지만 어쨌든 그것도 취직이더라.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적성에 안 맞는다. 그래서 사업을 해볼까도 했다. 쇼핑몰이나 식당, 카페를 차려도 좋고, 스케이트 선수였으니 스케이트 관련 사업도 해보고 싶고.
조숙한 편이다.
스케이트를 그만둔 이유도 이걸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중학교 2학년 때 그런 생각을 했으니 참.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연기를 평생 하겠냐고 말했다. 연기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으면 그 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연기를 평생 할 거라는 말이 더 건방진 거다. 대부분의 배우가 그렇게 답한다. 나문희 선생님을 보면 평생 연기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느낀다. 존경스러운 그분만큼 오래 할 자신 없다. 내 성격을 알기 때문이다. 다른 재미난 것이 생기면 거기로 가겠지. 하지만 지금은 연기가 가장 재미있으니 쉽게 마음이 바뀌진 않을 거다.
흥미를 끄는 다른 일이 생기면 할 수 없는 거네.
그렇다. 세상엔 얼마나 많은 일이 있는데 연기가 전부라고 말하나. 요즘 가장 부러운 사람은 2년 동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세계여행을 떠난 형이다. 남미에서 강도를 만나 현금 2000만원을 뺏겼는데, 그 형은 이것도 경험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놀고 즐기더라. 2박 일정으로 간 스위스지만 너무 좋아서 15박 16일을 보내고,
어느 곳엔 1주일 머물 계획이었지만 하루 만에 떠나고. 그 형의 용기가, 자유로운 생활이 너무 부럽다. 하지만 난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소심한 데다 안정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성격이라서.
못 떠날 걸 안다니 슬프다.
그렇기에 더 부럽다. 나중에라도 실천해보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겠네? 내 성격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진 못할 거다. 소심하다니까.
언젠가의 여행 말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3년쯤 후 군대에 갈 거라고 하던데.
군대는 당연히 가야지. 3년 후라는 건 최고 연기할 수 있는 기간이 그렇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군대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안 할 이유도 없다. 길어봤자 1년 10~11개월인데 가서 나쁜 경험 하면 하는 거고 좋은 경험 하면 하는 거고.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걸. 그렇다고 편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어딜 가나 배울 점은 있다고 본다. 지금으로선 일에 충실할 거고, 갈 때 되면 가겠지.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8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디터 김나랑
  • 포토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