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 송중기와 천우희가 '마이 유스'에서 재회했다
<마이 유스>로 돌아온 송중기, 천우희의 로맨스 대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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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의 오늘
핑크 컬러 의상을 입은 건 오랜만에 봐요
오랜만에 입으니 좋은데요(웃음). 기분도 좋아요. 옷은 핑계고, 우희 씨랑 워낙 친해져서 오늘도 재미있게 찍고 있네요.

베이지 재킷은 Dior. 블랙 벨트와 삭스는 모두 Valentino. 워치는 Cartier. 슬리브리스와 쇼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이 유스>라는 이야기는 주인공 선우해와 성제연, 두 사람의 열아홉 살부터 시작되죠. 송중기의 열아홉은 어땠나요
음, 한창 수능을 준비하며 가열차게 살았던 것 같은데요. 저 역시 평범한 고3 학생이었으니까요. 커서 어떤 어른이 되려나 싶고,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다는 기준을 세우려고 했던 시기였어요.
선우해의 열아홉은 좀 다른가요
그 친구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매일매일을 힘들게 살았던, 늘 그늘 속에 있던 친구인데, 그러다 성제연을 만나게 되죠. 그 전까진 성장하지 못한 어른이자 몸만 자란 아이 같은 상태였을 겁니다.

중기가 입은 핑크 니트 톱은 Acne Studios. 브레이슬릿은 Cartier. 치노 쇼츠와 벨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우희가 입은 베이지 크롭트 슬리브리스 니트 톱과 라일락 콘트라스트 자수 네크라인 니트 카디건, 밀리터리 그린 슬릿 팬츠는 모두 Gucci.
성인이 된 선우해는 소설가 겸 플로리스트예요. 당신이 거쳐온 배역 중 어쩌면 가장 부드럽고 감성적인 면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의 어떤 면에 이끌렸나요
대본을 읽자마자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캐릭터의 사연이나 페이소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선우해는 그 레이어가 두터운 인물이었죠. 결정적 이유라면 대본을 보고 제 커리어를 되짚어보게 됐다는 거예요. 스스로도 몰랐는데, 작품에서 저는 지금껏 늑대 인간이나 히어로 격의 특전사였거나 우주를 떠다니는 사람이었어요. 변호사인데 마피아이기도 했고, 방황하는 난민인 적도 있었고요. 즉 내가 사는 세상에 진득하게 발붙인 캐릭터가 거의 없더군요. 평범하고 인간적인 향기가 나는 사람을 연기해 보고 싶던 차에 우연히 대본을 보게 됐고, 제가 먼저 하고 싶다고 역제안을 했습니다. <유미의 세포들>의 이상엽 감독님과 <태양의 후예> 때 보조 작가로 인연을 맺은 <런 온>의 박시현 작가님, 화룡점정인 우희 씨까지. 이 현장은 제가 좋아하는 ‘피스타치오 맛 젤라토’ 같을 거라고 직감했거든요(웃음).
직감은 맞아떨어졌나요? 천우희와의 호흡에 관해서는 “너무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아 행복하다”고 할 정도였죠
우희 씨는 소통 능력이 뛰어난 배우예요. 솔직하지만 확고한 자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만큼 연구를 많이 해오고, 표현에 소극적이지도 않죠.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 나갔어요.

화이트 슬리브리스는 Bottega Veneta. 데님 팬츠는 Valentino. 워치는 Cartier.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대사의 온도가 굉장히 따뜻한데, 이런 지점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나요? 예고편에서 “넌 지금의 날 보면 뭐라고 할까”라는 읊조림이 그간 목소리보다 더 낮고 울림이 강했어요
작가님이 대사를 예쁘게 쓴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고, 감독님께서는 평소의 저를 관찰하신 것 같았어요. 늘 “중기 씨, 아까 얘기할 때처럼 해줘”라고 말했거든요. 예고편의 목소리는 아마 현장음을 쓴 것 같은데, 그 디렉션에 따라 사연 있는 캐릭터라는 이유로 사연 있어 보이게 연기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아요.
<마이 유스>라는 제목이 주는 울림도 큽니다. 요즘 당신은 ‘청춘’을 어떤 말로 정의하고 싶나요
삶이란 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불안함이 동반되지만, 설렘이 그에 비례한 상태라면 청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설렘과 불안의 비율이 균등한 때. 그런 의미라면 저는 지금도 청춘일 거예요.
데뷔한 지 어느덧 20년 가까이 됐죠. 초반에는 설렘과 불안 중 어느 것의 비중이 더 컸나요
지금과 비슷했어요. 저는 마냥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인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나는 언젠가 꼭 잘될 거야’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고요(웃음). 물론 빨리 좋은 현장에서 좋은 역할을 맡아야겠다는 의지나 뚝심은 있었고, 촬영 전날에는 두려워 벌벌 떤 적도 있었지만 설렘도 컸으니까. 사람은 다 똑같잖아요.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고, 다시 열정이 생기기도 하죠. 그 상태를 쭉 유지해 온 건 아니고, 여전히 그 적정 비율을 찾아가는 과정에 놓여 있어요.

중기가 입은 리버서블 셔츠는 Prototypes by Adekuver. 우희가 입은 핑크 오버핏 셔츠는 Leha. 실버 꼬임 이어링은 Saint Scott.
<마이 유스>와 함께 보낸 지금은 어떤 시절로 기억될 것 같나요
촬영 초반, 쉬는 시간에 우희 씨 대본에 쓰인 글귀를 본 적 있어요. ‘2024년, 2025년의 나.’ 처음에는 그냥 귀엽게만 봤다가 의미를 물었더니 “나의 이 시기에 오빠와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췄고, 훗날 떠올릴 때 지금의 ‘나’가 어떤 형태로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써놓는다”고 하더군요. 조금 뭉클했어요. 참 깊은 사람이죠. 올해 마흔이 된 해라서 작품도 작품이지만, 지금 송중기라는 사람이 잘 살고 있는지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훗날 올해를 떠올리면 <마이 유스>가 먼저 떠오를 거예요. 요즘 하고 있는 생각과 결이 맞는 작품을 잘 골랐다면서요.
“늘 고여 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해 왔어요. 요즘도 그 노력을 치열하게 하나요
그 생각은 저라는 사람을 지배해요. 고여 있지 않기 위해 배우로서 해보지 않은 것에 계속 도전하며 발버둥쳐 왔거든요.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 과정을 온전히 즐기려면 내공을 더 쌓아야죠. 물론 지금도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발버둥칠 거예요.

화이트 니트 톱은 Le17septembre. 와이드 데님 팬츠는 Golden Goose.
천우희의 내일
송중기 배우가 당신이 <마이 유스> 대본에 ‘2024년, 2025년의 나’라고 적어둔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어요
하하, 정말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오랜 시간이 흐른 느낌이 들어요. 추억의 한 챕터를 열어보는 것 같죠. 예전에는 일상과 일을 분리하거나 저와 배우 사이의 거리를 두려고 했다면, 언제부턴가 이 모든 건 함께 가는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일상이 떠오르고, 일상에서도 작품의 감정이 묻어날 때가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예전에는 대본에 배역 이름과 천우희, 두 가지를 썼다면 <마이 유스> 때부터는 그런 방식으로 쓰기 시작했어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호기심이 일었어요. 송중기라는 배우와 접점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호흡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컸고요.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오빠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이에요. 연기뿐 아니라 주변 상황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넓다고 할까요? 덕분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고, 저는 옆에서 묵묵히 “오빠, 잘한다!”며 서포트하는 쪽이었어요(웃음).
두 사람이 연기한 선우해와 성제연은 열아홉 살에 만난 첫사랑이자,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재회합니다. 천우희의 열아홉은 어땠나요
모든 것이 ‘무형성’된 시기라고 해야 할까요? 어른이 된 줄 알았지만,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가 잘돼 있는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막막하고, 정확한 꿈도 없고, 모든 게 다 막연한 사람?

중기가 입은 핑크 니트 톱은 Acne Studios. 브레이슬릿은 Cartier. 치노 쇼츠와 벨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우희가 입은 베이지 크롭트 슬리브리스 니트 톱과 라일락 콘트라스트 자수 네크라인 니트 카디건, 밀리터리 그린 슬릿 팬츠는 모두 Gucci.
성제연은 꽤 단단한 사람 같던데요. 매니지먼트 팀장으로 ‘불도저’라고 불린다면서요
완벽에 가까우려고 노력하는 여자예요. 주변 환경에 무너질 때도 있지만, 끝끝내 굴복하지 않으려는, 어떻게든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죠. 무엇이든 노력하면 다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요.
‘재회’가 주요 키워드인 이야기기도 해요. 혹시 재회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첫사랑이든, 잊지 못한 사람이든, 멀어진 친구든 말이에요 원
래 그런 로망이 있었어요. 소원해진 인연을 늘 붙잡고 싶어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미련이 사라져요. 뭐든 ‘시절 인연’이라 생각하고, 그 인연과 맞닿아 있을 때 충실했으니 좋았던 거고, 다시 만난다고 그만큼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죠.
천우희는 누군가 사랑할 때 어떤 모습이 되나요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렇다고 ‘쿨’하지는 못해요. 어쩌면 ‘쿨’하다는 건 ‘배려한다’는 뜻 같기도 해요. 상대를 불편하지 않게 해준다는 거니까. 저는 사람 사이에서 오랫동안 거리를 유지하는 편인데, 신뢰감이 차오르고 정말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최대한 충실해요. 정말 충실히 사랑하고, 충분히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요. 그게 당연하지 않나요?

진주 버튼 포인트의 블라우스는 Sea New York. 흑청 스커트 레이어드 데님 팬츠는 YCH. 라테 코르셋 디테일의 드롭 힐은 Jimmy Choo. 아쿠아블루 미니 데이지 이어링은 Vintage Hollywood.
당신의 필모그래피는 어떤 모험 같아요. 무녀였다가, 사회적 약자이기도 했다가, 극한 서바이벌 상황을 헤쳐나가며 변화무쌍하죠. 그럼에도 공통점은 굉장히 ‘사람답다’는 거예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정서가 내면 어딘가에 있나 봐요. 전작인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도 구원에 대해 얘기했지만, 저는 구원은 스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하지만 결국 ‘인간애’를 선택하게 돼요. 왜곡된 시선을 받거나 소외된 사람을 조명하고 싶어지죠.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여주면서요. 다만 그 발화법에 관해서는 고민해요. 일상 요소로 표현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싶을 때도 있고요. 느낌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죠.
최근 박재범의 ‘Remedy’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걸 보면서 호기심이 많은 배우라고 느꼈어요.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파이널 무대 펜스 앞에 서 있는 걸 보면서도요
하하,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호기심이 많나 봐요. 그러니까 연기를 계속해 나가는 거겠죠. 외부 세상이 궁금해요. 내 집, 내 공간, 내 세상에서는 모든 걸 알 수 있으니까 제가 모르는 세상의 일들, 사람들의 일이나 누군가의 인생에 한번 깊숙이 들어가보는 데 호기심이 일어요. 나 아닌 타인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기도 하고요.

중기가 입은 체크 베스트는 Coach. 티셔츠는 Valentino. 우희가 입은 배색 스트라이프 니트 톱과 카디건은 모두 Eenk.
천우희는 ‘청춘’이란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나요
‘호기심’이죠. 호기심이 떨어지는 순간, 사람은 반짝반짝한 빛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정도’라는 걸 알게 되고, 뭐든 다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와요. 그 자체가 청춘의 색깔을 좀 바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해 왔지만, 천우희는 늘 어떤 화법으로든 사랑을 말해 왔다고 생각해요. 사랑을 연기하는 당신은 사랑의 힘을 믿나요
‘사랑이 뭐 중요하냐’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결국은 사랑이더군요. 혐오가 가득한 시대잖아요. 분노와 미움도 많고. 근데 사랑하면 존중과 이해는 따라오게 돼 있어요. 그 모든 걸 껴안고 있는 것이 사랑이고,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도 결국 사랑이에요. 그 믿음을 잃고 싶지 않아요.
Credit
- 에디터 전혜진·정소진
- 사진가 안주영
- 스타일리스트 박태일·최아름
- 헤어 스타일리스트 오종오·이예슬
-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수일·조은정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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