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일하면서 즐기는 나와 꼭 닮은 테이스트를 지닌 크루들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무드의 옷을 입고,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그런 사이.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즐기는 나와 꼭 닮은 테이스트를 지닌 크루들을 소개합니다.

프로필 by ELLE 2010.07.14


(왼쪽부터) 한선화, 차영석, 하상백&지그, 시언


ha sangbeg + crews
디자이너 하상백 & 크루
우리 크루는  걸 그룹 시크릿 멤버 한선화, 일렉트로닉 뮤지션 시언 그리고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차영석. 전혀 닮은 것 같지 않지만 한데 섞인 우리는 정형화되지 않은 크루.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선화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만났지만, 어딘가 묘하다. 아이돌이지만 거침없는 성격은 이미지 메이킹에 열중하는 여느 걸 그룹과는 다른 느낌. 귀여운 덧니가 사랑스러운 시언은 하이틴 매거진 모델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일렉트로닉 가수로 전향한 시언의 스타일리스트를 하면서 인연을 이어왔으며, 지금은 시언의 공연 스타일링을 도와주고 있다. 차영석은 내가 그의 그림을 보고 반해서 먼저 연락한 경우. 연필로 그리는 그의 정밀한 그림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웠으며, 두 점을 사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것은 포토그래퍼 안하진과 함께 작업한 시언의 앨범 재킷. 아날로그 감성의(전혀 변형되지 않은!) 아디다스 오리지널 트레이닝복을 입힌 시언에게서 중성적인 매력을 발견했다. 차영석과는 2010 S/S 시즌 컬렉션을 함께 작업했다. 컬렉션의 키 아이템이었던 실크 스카프 위에 차영석이 샤프로 다양한 정물을 그려 넣었다. 신기하게도 ‘건강한 정물’이라는 컨셉트로 전시회를 열었던 그의 오브젝트에 도루코 칼, 성냥 같은 것이 등장했었고, 이것들은 나의 주얼리 컬렉션의 중요한 모티브이기도 했다. 그때 뭔가 찌릿했다. 오늘 우리의 스타일을 정의한다면 블랙과 애시드 컬러의 조화. 눈이 핑핑 돌아갈 만큼 애시드 컬러들을 블랙과 매치했을 때 컬러 팔레트는 절제되기도 하고 또한 더욱 눈부시게 만들기도 한다.




Park Seunggun + crews
디자이너 박승건 & 크루
우리 크루는 푸시 버튼의 모델과 홍보를 맡고 있는 아리스와 포토그래퍼 하시시 그리고 f(x)의 스타일리스트이자 블로거, 패션 칼럼니스트인 홍석우.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아리스는 모델을 할 때부터 친분이 있었고, 처음엔 푸시 버튼의 모델로 활동하다 이제는 홍보까지 겸하게 되었다. 하시시는 f(x)의 앨범 재킷을 보고 너무 인상적이어서 홍석우에게 연락처를 받아냈다. 그렇게 무작정 연락을 하고 처음 만난 하시시와 2시간여 동안 패션과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물론 나 혼자 얘기하고 하시시는 저렇게 말간 얼굴을 하고 듣고만 있었지만, 우리는 분명 통했다. 홍석우는 2003년 즈음 정말 아무도 모를 이태원 후미진 곳에 푸시 버튼 매장이 있을 때 블로거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팔을 걷어붙이고 함께한 일도 없고, 그렇다고 많은 말을 나누는 사이는 아니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잘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꼭 만났어야 했던 사람들처럼. 우리의 공통 관심사는 당연히 패션! 우리가 공유하는 패션은 주류라기보단 비주류에 가깝고 언더라는 편이 오히려 맞을 듯(홍석우는 ‘인디’라고 정정했다). 그리고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명품’이라는 획일화된 패션을 거부하는 사람들. 청담동에 푸시 버튼 매장이 있을 때 나한테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앞으로 함께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2011 S/S 컬렉션은 하시시와 함께 비주얼 작업을 할 생각이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하우스 파티! 좋은 음악과 풍요로운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함께하는. 또한 WE ♡DOG 캠페인처럼 거창하지 않지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착한 일도 같이하고 싶다.




(왼쪽부터) 김태환, 스티브 J, 요니 P, 김형규


Steve J & Yoni P + crews
디자이너 스티브 J 앤 요니 P & 크루
우리 크루는 우리와 동고동락하는, 잠잘 때 빼고 거의 붙어 다니는 스티브 J & 요니 P의 디자인팀 김형규 팀장과 막내 김태환. 우리가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형규와 태환은 대학교 후배다. 우리가 런던에 있을 때부터 형규는 후배로서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서울 일들을 챙겨주었으며,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정식으로 스티브 J & 요니 P의 크루가 되었다. 태환 역시 막내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우리의 패션 스타일을 정의한다면 컨템포러리 & 하이패션. 런던에서 선보였던 우리 옷은 쿠튀르에 가까울 만큼 난해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 우리가 입고 싶고, 만들고 싶은 쪽으로 턴오버했고, 그 결과 이렇게 우리는 늘 즐겁고 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반응도 빠른 편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런던, 파리에 이어 뉴욕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우리의 공통 관심사는 지금 당장은 록 페스티벌과 월드컵. 월드컵과 록 페스티벌을 위해 유니폼을 제작해 똑같이 입을 생각이다. 우리가 함께했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전. 우리의 컬렉션마다 등장했던 인형들로 패밀리를 만든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었지만, 가로수길 쇼룸부터 현대백화점까지 랙카 같은 것을 직접 끌고 가서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소품을 손수 옮겼다. 트렌디한 가로수길에 나타난 스티브 J & 요니 P 인부들! 우리가 함께하고 싶은 것은 폭스바겐 캠핑카인 Camper에 우리의 캐릭터가 그려진 깃발을 꽂고 캠핑을 가고 싶다. 드레스 코드는 자유로운 감성의 히피 룩!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프로젝트는 걸 그룹 ‘씨스타’의 이미지 메이킹 스타일링을 맡았으며, 10 꼬르소 꼬모와 컬래버레이션으로 ‘Fashionista’ 미니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




(왼쪽부터) 차승우, 민수기, 지일근, 최다함, 백준명


ji il keun + crews
디자이너 지일근 & 크루
우리 크루는 록밴드 더 문샤이너스 멤버 차승우와 백준명, 편집숍 msk의 대표 민수기, 포토그래퍼 최다함. 음악을 사랑하고 클럽 문화를 즐기는 자유로운 청춘들로 뭉친 크루. 우리가 처음 만난 건 홍대 클럽에서 더 문샤이너스의 공연을 보고 팬이 되었다. 그리고 술을 같이 마시면서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민수기가 운영하는 무스크에 인스톨로지 옷이 판매되고 있다. 크루라기보다 갑과 을의 관계에 더 가까운, 일명 세금계산서 끊어주는 관계?(웃음) 최다함이 찍은 가로수길의 풍경에 맘을 뺏기고, 360 사운드의 앨범 재킷에서는 폭발하는 젊은 에너지를 발견했다. 우리의 공통 관심사는 로큰롤 그리고 홍대 클럽의 자유로운 그루브. 우리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은 남자를 가장 남자답게 만들어주며, 멋지게 보이고 싶을 때 입는 수트. 게다가 누가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이 클래식한 수트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다. 차승우와 백준명이 입은 수트에는 록밴드다운 록 스피릿이 담겨 있으며, 민수기의 수트는 정직하고 클래식하다. 또한 최다함이 입은 수트는 심플하지만 디테일 장식 하나로 클래식하면서 위트가 있다. 내가 입은 수트 역시 캐주얼하지만 격식을 갖췄다. 꼭 셔츠와 타이까지 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근사할 수 있다. 고리타분한 편견을 버리길! 앞으로 우리가 계획한 프로젝트는 곧 열리는 지산 록 페스티벌부터 더 문샤이너스의 모든 옷을 디자인할 예정이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노는 우리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벌써부터 설렌다. 컨셉트는 1960년대 비틀스가 될 터이고, 옷은 당연히 수트가 될 예정이다. 만다린 컬러의 멋지지만, 유니크한!





(왼쪽부터) 강동준, 오주연, 김민선, 고태용, 장형철


Ko Tae yong + crews
디자이너 고태용  & 크루

우리 크루는 남성복 디그낙의 디자이너 강동준, 세트 스타일리스트 김민선, <엘르걸> 패션 에디터 오주연 그리고 비욘드 클로짓의 디자인 팀장 장형철. 우리는 출발 시점이 비슷해 서로를 이해하고 독려하고 다독여주는 크루. 우리가 처음 만난 건 강동준은 같은 시기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척박한 한국 패션 마켓에서, 그것도 남성복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란 꽤 녹록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강동준은 친구이자 동료이자 든든한 조언자. 김민선은 첫 데뷔 컬렉션부터 무대를 디자인해줬다. 저 여린 몸에서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놀랍기만 하다. 오주연은 꽤 여러 번 인터뷰를 하면서 친해졌다. 분명 막내 에디터였기 때문에 신진 디자이너 인터뷰 칼럼을 배당받았을 터. 여전히 매 시즌 나를 인터뷰하러 오는 것을 보면 여전히 막내인 것 같다. 장형철은 나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비욘드 클로짓의 리얼 크루. 우리가 요즘 홀릭하는 것은 트위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트위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이 작은 툴 하나로 가까워질 수 있다니. 우리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은 영원한 패션 화두, 클래식. 오늘 우리의 스타일을 정의한다면 클래식에 기반을 둔 프레피. 클래식한 아이템들은 동시에 프레피 룩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민선이와는 2011 S/S 컬렉션 룩북 촬영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룩북은 다음 시즌부터 뉴욕 쇼룸에서 선보일 비욘드 클로짓의 중요한 프로그램 노트가 될 것이다. 강동준도 디그낙으로 뉴욕 쇼룸을 같이 가기 때문에 심적으로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 그리고 주연이가 이 모든 과정을 <엘르걸>에 잘 녹여주는 것이 완벽한 프로젝트가 아닐까.




choi ji hyung + Crews
디자이너 최지형 & 크루

우리 크루는 아트 디렉터 박건형, 디자이너 이명숙, MD 이동빈. 아직 3년밖에 안 된 쟈닛 해잇 재즈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워커홀릭 크루. 우리가 만나게 된 계기 건형은 영국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건축을 전공했다. 쟈닛 헤잇 재즈 브랜드 네임부터 지금 내가 입고 있는 티셔츠의 프린트 그리고 전반적인 쇼 디렉팅까지 도맡아 해주고 있다. 명숙과 동빈은 처음 3명에서 시작했던 우리가 점차 거대해지면서 함께하게 된 크루들. 우리의 공통 관심사는 패션과 아트. 오늘 우리의 패션 스타일은 모던하지만 그 안에 위트가 가미된 것. 우리가 함께했던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얼마 전 10 꼬르소 꼬모와 함께한 컬래버레이션. 10 꼬르소 꼬모 측은 ‘클럽 드레스 웨어’를 주제로 컬렉션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시크하지만 웨어러블한 드레스와 그 위에 레이어드할 수 있는 아우터까지, 총 16착장을 선보였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선보인 패션쇼 역시 기억에 남는다.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풀어낸 컬렉션은 화이트 도자기로 헬멧을 만들고, 드레스 셰이프를 만드는 등 오트 쿠틔르 컬렉션에 가까운 룩들로 채워졌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프로젝트는 서울시의 후원으로 파리 트라노이 전시에 2011 S/S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좀 이른 시기에 파리에 가는 것이지만 설레고 기대된다. 또한 아름지기 재단과 일하게 되었는데, 영국 디자이너들과 한국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과제는 우리나라의 유니폼을 만드는 것. 그중 우리가 디자인해야 할 것은 고궁의 안내원들의 유니폼이다. 우리가 만든 유니폼은 10월 1일부터 한옥 뮤지엄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그중 한 가지가 진짜 유니폼으로 채택될 예정.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티터 박경희
  • 포토 이의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