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이 공개한 궁극의 트렁크 아이템 리스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여행 전 설렘을 부추기는 짐싸기는 여행의 필연 과정이다. 떠나기 전후의 트렁크 속만 비교해봐도 그 여행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 시시때때로 트렁크를 챙기는 8인이 공개한 궁극의 트렁크 아이템 리스트.::아이팟,엘르,엣진,엘르걸,elle.co.kr:: | ::아이팟,엘르,엣진,엘르걸,elle.co.kr::

여행 = 은행 잔고 털리는 것 알면서도 도무지 멈출 수 없는 궁극의 소비.1 향초 문제는 담배다. 여행과 출장을 갈 때마다 흡연룸을 구하느라 며칠 밤을 인터넷 앞에서 씨름한다. 그러나 흡연룸에 묵어본 사람은 알리라. 10여 년간 담배에 찌들어버린 유럽 호텔방의 은은한 악취. 담배는 피워야 하는데 담배 냄새에 찌든 방은 싫은 이 괴이하게 아이러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는 항상 향초를 종류별로 트렁크에 집어 넣는다. 칸 영화제에는 지중해적인 만다린 향초, 베를린에는 상큼한 민트 향, 영국으로 갈 땐 데메테르 웨트가든 향초를 말이다. 2 신발 20대엔 여행과 출장에 때가 꼬질꼬질한 캔버스화 하나면 충분했다. 서른다섯이 된 지금은 다르다.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러 갈 땐 가죽 옥스퍼드화 정도는 신어야 직성이 풀리고,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땐 값비싸 보이는 스웨이드 로퍼 정도는 신어야 덜 부끄럽다. 그리하여 내 트렁크에는 항상 다섯 켤레 이상의 신발이 들어간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신발의 수는 두 배로 늘어나 있다. 다들 그렇지 않은가? 3 면티 여름에도 겨울에도 여행의 옷차림은 역시 면티다. 면티는 방에서도 입고, 잘 때도 입고, 외출용으로도 입고, 추운 겨울엔 두 개로 껴 입으면 내복 역할도 톡톡히 한다. 출장 파티에 참석할 땐 질 좋은 면티에 블레이저 하나 걸치면 무리 없다. 해변에서는 훌렁 벗어 던져 깔고 누울 수도 있다. 더러워지면? 호텔 샤워실에서 쓱쓱 비벼 빨면 그만이다. etc 각종 그루밍 도구(전기 트리머, 콧털 가위), 젓가락(이거 묘하게 실용적이다), 감기약(항생제 팍팍 들어 있는 한국 감기약만 한 건 없다). 김도훈· 기자 여행 = 골목을 돌면 무엇이 나올지, 누구를 만날지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모험. 4 몰스킨 노트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이어리와는 다르게, 여행만을 위해 마련한 몰스킨 노트. 여행지를 찾아가서 얻은 감상과 여행 팁 그리고 정보들을 나만의 스타일과 방식으로 정리, 기록해두고 있다. 일상의 다이어리가 빡빡한 일정과 업무 스케줄로 채워져 있다면, 다양한 도시에 대한 나만의 감상과 발로 뛰며 체득한 유용한 정보가 있는 이 ‘트래블 노트’는 그야말로 진정 나만의 여행 가이드북. 어찌 보면 진정한 가이드북의 완결은 여행자의 몫이 아닐까. 5 로모 카메라 언제나 여행을 떠날 땐 두 개의 눈으로 부족해 한 개의 눈을 더 챙겨간다. 벌써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나의 인생을 바꾼 로모 카메라가 바로 나의 세 번째 눈. 벌써 여덟 번째 만난 녀석이지만 좀처럼 질리지 않는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늘 발견해주기 때문에 여행할 때는 더욱더 필수다. 여행에서 돌아와 아날로그 방식으로 현상해서 보는 여행지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 결과물이 만족스러운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6 포켓 캠코더 크고 무거운 디지털 카메라를 싫어하는 탓에 필름 카메라만 가지고 다니는 편이지만, 놓치기 싫은 것이 있다면 그냥 ‘Full HD’ 영상으로 담아버린다. 오히려 디지털 카메라보다 더 좋은 셔터 찬스에 화면 캡처만으로도 충분한 화질!etc 빨간 트렁크(10년째 애용하고 있는 하드 트렁크. 한쪽 자물쇠가 고장 났지만 좀처럼 버릴 수 없다. 나와 함께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닌 녀석이니까), 휴대폰,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구입하는 가장 최신의 시티 가이드 맵, 그리고 현지의 인사말을 정리한 메모지. 그사람·로모그래퍼 여행 = 보잘것없는 일상을 귀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7 밀짚 페도라 작년 여름 기차 여행을 위해 한 달이나 골라서 산 밀짚 페도라. 여름 여행의 완성이라는 생각에 심혈을 기울여 구입해, 여행 내내 쓰고 다녔다. 센 바람에 날아가 붙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챙이 넓지 않아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지도 모르는 그런 아이였지만 그래도 숙소를 떠나기 전 머리에 척 하고 얹으면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멋진 여행이 될까’ 하는 기대감에 들뜨게 하는 러키 아이템이었다. 애석하게도 여행 마지막 날 숙소에 놓고 오는 바람에 지금은 내 손 안에 없는 그 밀짚 페도라. 가끔 그립다. 8 얇고 가벼운 수첩 나는 머릿속이 꽉 차 있을 때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헝클어진 머릿속을 털어놓을 만만한 수첩이 꼭 필요하다. 의외로 책은 잘 가져가지 않는다. 일단 내 속을 비우기에 급급하므로. 수첩은 가볍고 얇은 부담 없는 것이 좋은데, 여행 전에 미리 찾아놓은 정보나 숙박지 전화번호 등도 여기에 전부 메모해놓으면 편하다. 9 클렌저 아토피가 있어 숙소에 구비되어 있는 클렌저로 몸을 씻었다간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여행을 떠나면 낯선 곳에서 피곤함이 배가되어 몸이 더 민감해지는데, 그래서 얼굴과 몸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순한 클렌저를 조금 덜어간다. 귀찮고 무겁다고 안 써본 샘플을 가져갔다가는 큰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 etc 아이팟(되도록 가끔만 들으려고 한다. 현지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가 더 많으니까), 나만의 약병(아주 작은 병에 감기약, 홍삼환, 멜라토닌을 골고루 몇 알씩 덜어 간다. 왜 멜라토닌이냐고? 혹시나 불면의 밤이 찾아와서 괴로울까 봐). 오지은·뮤지션 여행 = 딸기잼. 밍밍한 식빵 한 장 같은 담백한 일상을 예쁘고 맛있는 기억들로 채워주는. 10 모카포트와 원두 하루의 시작은 좋은 커피 향기로부터! 눈감고도 쓸 수 있는 손에 익은 커피 메이커와 아끼는 원두를 갖고 떠나면, 매일 아침 여행지에서 형편없는 커피를 마시게 될까 걱정할 필요 없다. 요즘에는 일회용 드립 커피도 좋은 원두로 나와 있어서 여행지에 나만의 커피를 갖고 가는 일이 더욱 쉬워졌다. 11 향초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 가방을 작게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 처음에는 내 방, 내 옷장, 내 책장을 다 들고 떠날 것처럼 커다란 트렁크를 두 개나 들고 낑낑대며 다녔지만, 이제는 기내용 캐리어 하나와 커다란 백팩 등으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그런데 나의 여행 머스트 아이템인 향초는 대부분 꿀단지처럼 무겁고 크게 마련. 그래서 간혹 작은 사이즈의 향초를 보면 재빨리 사서 쟁여둔다. 펜션이나 콘도에 가면 어김없이 방에서 음식을 하게 되고, 호텔이어도 룸서비스 한 번쯤은 시켜 먹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방에 남은 음식 냄새를 없애는 데는 향초만 한 것이 없다. 그래서 늘 여행을 떠날 때면 트렁크에 미니 향초 두 개쯤은 기본! 12 스카프 실크 재질이 아닌, 손빨래가 가능한 면 스카프를 가지고 다닌다. 특히 사이즈가 넉넉할수록 좋은데, 갑작스럽게 여행지에서 향토 음식을 촬영해야 할 때는 음식 밑에 까는 배경 천으로, 갑자기 요리를 해야 할 때는 삼각으로 크게 접어 앞치마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부담 없고 편리한 일석이조 아이템.etc 아이팟과 미니 스티커, 수영복(여행지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것을 고른다), 로맨틱한 아일릿 코튼 원피스, 나일론 소재의 보조 가방(유사시 접거나 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박재은· 저자*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