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웅장한 음악에 담긴 피의 복수극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의 <지킬 앤 하이드>는 국내에서 뮤지컬 마니아층을 확대한 작품 중 하나다.

프로필 by ELLE 2010.05.24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의 <지킬 앤 하이드>는 국내에서 뮤지컬 마니아층을 확대한 작품 중 하나다. 특히 고전적이고 진지한 감성과 팝 베이스의 평이한 선율이 조화를 이루며 매력으로 어필했다. 지난해에는 팬들의 호응에 부응하며 브래드 리틀 주연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이 내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적 때문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작 <몬테 크리스토>에 대한 뮤지컬 관객들의 관심은 사뭇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의 콘셉트 역시 클래식과 팝의 조화라 할 수 있는데, 강렬한 테마와 긴박한 스토리라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세미클래식 음악은 <지킬 앤 하이드>의 뒤를 이어 많은 관객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을 듯하다. 이 작품은 19세기 초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정치적인 ‘음모’와 ‘복수’, 그리고 사랑이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는다. 원작은 알렉산드르 뒤마의 스테디셀러인 <몬테 크리스토 백작>(1845)이다. 주인공 에드몬드는 선량한 선원으로, 그에게는 메르세데스라는 약혼녀가 있다. 그런데 에드몬드의 친한 친구 몬데고는 메르세데스에게 남몰래 연정을 품고, 결국 그를 배신하기에 이른다. 몬데고는 검사 빌포트 등과 공모하여 에드몬드에게 반역죄를 씌운다. 에드몬드가 잠시 정박했던 섬에서 유배 중인 나폴레옹을 만났던 일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이에 에드몬드는 외딴 섬의 감옥에 유폐된다. 한편 에드몬드는 감옥에서 파리아 신부를 만나게 되는데, 신부 덕분에 상류사회의 지식과 교양을 모두 익힐 수 있게 된다. 에드몬드는 우여곡절 끝에 감옥을 탈출하고,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위장하여 새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새 인생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복수혈전’에 다름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서 사랑하는 여인과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은 사람들을 차근차근 응징해나간다. ‘복수’라는 것만큼 고전적이면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를 얻는 소재도 드물 것이다. 아울러 잔인한 피의 복수 한 가운데에 가슴 아픈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면 대중서사로서 완벽한 매력을 갖추게 된다. 게다가 이 작품은 억압받는 서민이 상류층을 실컷 혼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전복적이다.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손드하임의 <스위니 토드>가 있다. 이 작품에서도 선량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자신의 아내에게 눈독을 들인 판사 때문에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간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돌아온 바커는 복수의 화신인 ‘스위니 토드’로 변신하여 피의 향연을 벌인다. <몬테 크리스토>는 19세기 중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스위니 토드> 역시 비슷한 시기인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서구 유럽은 산업화, 과학화가 이루어지고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경제적으로 부흥하지만, 그와 비례하며 내부적으로는 많은 사회적인 모순들이 고개를 들게 된다. 두 작품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음악적인 부분에서 확연히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서민들의 억눌러 왔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신분이 낮은 선량한 청년이 상류층의 탐욕과 위선으로 인해 희생당하고 이를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비슷하다. 약자들의 한을 풀어내고 해소한다는 점에서 대중서사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는 굉장히 긴 장편소설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만큼 드라마의 치밀함은 덜하겠지만, 스펙터클과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연진이 화려하다.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옥주현, 차지연 등이 출연한다. 4월 21일부터 6월 1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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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WORDS 현수정(공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