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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카페 장선우 감독

그가 육지를 떠나 훌쩍 제주도에 내려온 지도 어언 4년이 다 되어간다. 찾아오는 객이 많아 아예 카페를 차렸다는 그는 직접 기른 채소로 유기농 브런치를 대접하고 이웃들과 두런두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영화감독 장선우, 아니 제주도민 장선우를 만났다.

프로필 by ELLE 2009.10.03

이제 아주 제주도민이 다 된 것 같다.
사춘기 이후 40년 가까이 방황을 했는데 여기 와서 역마살이 멈췄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더라. 이렇게 쉬운 걸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 예전에는 빠르게 사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는 여기 속도가 익숙하다. 누가 그러던데? 가뜩이나 말 느린데 더 느려졌다고.(웃음)

당신 때문에 이곳 대평리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내가 사니까 좀 만만해 보이나 보지.(웃음) 얼마나 좋으면 저러고 있나, 호기심도 들겠고. 대평리는 참 착한 동네다. 이웃들이 먹을 거 입을 거 다 갖다 주고 겨울에는 땔감까지 해주니까. 난 해준 것도 없는데 말이지. 여기 집들은 대문도 없다. 이 동네에서 대문 달고 문단속하면 이웃들이 그 사람하고 안 놀아준다.

평소에는 뭘 하면서 지내나?
농사일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집 밭이 50평 정도 되는데 한 50가지 심어 놨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 별로 없는데 너무 바쁘다.(웃음) 농사짓고 불 때고 이런 것들이 내게는 다 처음이라 여전히 새롭고 재미있다. 바다에도 자주 나간다. 물안경이랑 오리발 챙겨들고 바다로 나가서 고기들이랑 놀고 소라도 따고 그런다. 내가 기억력이 나쁜 건지 매일 보는 바다인데 봐도 봐도 달라 보이고 안보면 또 보고 싶다.

물고기카페는 열게 된 이유는?
손님들이 자꾸 찾아오니까 나도 그렇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차라리 카페를 하나 차리자고 했다. 손님이 오면 오는 데로 좋고, 안 오면 우리끼리 지내니까 좋고. 근데 손님이 너무 많이 오긴 한다.(웃음) 카페 열고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벗 삼아 놀 수 있다는 거다. 서울에서는 관계가 아무래도 비좁아지지 않나. 여기는 재벌, 일용직 근로자, 어린이, 노인 할 것 없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 그냥 다 꽃인 거 같다. 제각각 피고 지는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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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강보라
  • PHOTO 안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