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카페 장선우 감독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그가 육지를 떠나 훌쩍 제주도에 내려온 지도 어언 4년이 다 되어간다. 찾아오는 객이 많아 아예 카페를 차렸다는 그는 직접 기른 채소로 유기농 브런치를 대접하고 이웃들과 두런두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영화감독 장선우, 아니 제주도민 장선우를 만났다. |

이제 아주 제주도민이 다 된 것 같다. 사춘기 이후 40년 가까이 방황을 했는데 여기 와서 역마살이 멈췄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더라. 이렇게 쉬운 걸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 예전에는 빠르게 사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는 여기 속도가 익숙하다. 누가 그러던데? 가뜩이나 말 느린데 더 느려졌다고.(웃음) 당신 때문에 이곳 대평리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내가 사니까 좀 만만해 보이나 보지.(웃음) 얼마나 좋으면 저러고 있나, 호기심도 들겠고. 대평리는 참 착한 동네다. 이웃들이 먹을 거 입을 거 다 갖다 주고 겨울에는 땔감까지 해주니까. 난 해준 것도 없는데 말이지. 여기 집들은 대문도 없다. 이 동네에서 대문 달고 문단속하면 이웃들이 그 사람하고 안 놀아준다. 평소에는 뭘 하면서 지내나?농사일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집 밭이 50평 정도 되는데 한 50가지 심어 놨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 별로 없는데 너무 바쁘다.(웃음) 농사짓고 불 때고 이런 것들이 내게는 다 처음이라 여전히 새롭고 재미있다. 바다에도 자주 나간다. 물안경이랑 오리발 챙겨들고 바다로 나가서 고기들이랑 놀고 소라도 따고 그런다. 내가 기억력이 나쁜 건지 매일 보는 바다인데 봐도 봐도 달라 보이고 안보면 또 보고 싶다. 물고기카페는 열게 된 이유는?손님들이 자꾸 찾아오니까 나도 그렇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차라리 카페를 하나 차리자고 했다. 손님이 오면 오는 데로 좋고, 안 오면 우리끼리 지내니까 좋고. 근데 손님이 너무 많이 오긴 한다.(웃음) 카페 열고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벗 삼아 놀 수 있다는 거다. 서울에서는 관계가 아무래도 비좁아지지 않나. 여기는 재벌, 일용직 근로자, 어린이, 노인 할 것 없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 그냥 다 꽃인 거 같다. 제각각 피고 지는 꽃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10월호 NO.20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