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속 환경 호르몬을 피하는 법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아니, 피할 수 있는 한 피해야만 한다. 화장품 속 환경호르몬 말이다. | 화장품,환경호르몬,유기농,뷰티,뷰티팁

  밤에서 오일로 제형이 변하면서 미세 먼지까지 완벽하게 지워내는 그린 클린 메이크업 멜트어웨이 클렌징 밤, 4만2천원, Farmacy. 전 성분 9개만으로 이뤄진 95% 유기농 알로에 베라 젤, 9천8백원, Aromatica.EU에서 지정한 알레르기 유발 의심 향료 26가지를 넣지 않은 유브이 디펜스 미 칼라민 선밀크, 3만4천원, Make P:rem.아세틸콜린, 파라벤 포함 8가지 무첨가 제품. 순한 롤온 타입의 데오도란트 두세르, 1만5천원, Uriage.세포라에서 지정한 유해 성분을 배제한 장벽 개선 크림. 슈퍼 굿 리페어 크림, 3만6천원, Skin Grammar.   얼마 전 하릴없이 리모컨 채널 버튼을 이리저리 돌리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시선이 멎었다. 주제는 바로 환경호르몬. 한양대 생명과학과 계명찬 교수가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환경호르몬은 사실 호르몬이 아니다. 공식 명칭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 말 그대로 분자 구조가 호르몬과 흡사해 우리 몸이 호르몬으로 착각하게끔 교란시켜 비정상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이라는 것이다. 건선, 아토피 같은 자가면역 질환부터 생식 기능 저하, 성 조숙증, 기형, 암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을 터. 방송 초반의 내용만 봤을 때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복습하는 기분이었다. 매일 아침 엄마가 ‘플라스틱이나 종이컵 쓰지 말자~’ 따위의 카톡을 보내주는 탓에 부모님 잔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하지만 경각심이 들기 시작한 건 영수증과 비스페놀 A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부터였다. ‘환경호르몬은 지방과 친해 먹었을 때보다 만졌을 때 피하지방으로 흡수가 잘되고 배출은 더 안 된다’ ‘여성들은 핸드크림을 늘 바르니 더더욱 손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아뿔싸, 한때 크게 대두됐던 ‘바디 버든’ ‘경피독’ 등의 개념들을 새카맣게 잊고 있었던 것. 이게 끝이 아니다. 요즘 ‘혼사녀’들이 많아지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캔들이나 디퓨저가 얼마나 유행인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제철을 맞은 매니큐어는 또 어떻고! 문제는 그 안에 든 프탈레이트.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로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분자구조를 지녔다. 말인즉슨, 우리 몸속에서 여성호르몬인 ‘척’하며 생리통이나 자궁내막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 ‘뼈 때리는’ 경고는 계속됐다. 뷰티 에디터로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성분, 파라벤. 유방암에 걸린 환자들의 160개 조직세포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그중 99%에서 파라벤이 검출됐다는 사실, 유방과 가까운 곳에 사용되는 파라벤 함유 제품이 무엇인지 역학조사를 실시한 끝에 데오도란트일 가능성이 높음을 추적해 냈다는 사실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여름만 되면 ‘겨터파크’가 개장되는 데다 레이저 제모를 받은 뒤 부쩍 신경 쓰여 사시사철 발랐건만, 작은 물혹이 발견돼 6개월에 한 번씩 유방 초음파 검진을 권고받은 지난 건강검진 결과가 떠올랐다. ‘혹시 데오도란트가 원인이었던 걸까? 매달 고생하는 극심한 생리통도?!’     지난 10년 넘는 시간 동안 뷰티 기자로 일하면서 언제나 ‘친(親) 화장품’ 노선을 택해왔다. 파라벤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극소량이면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해왔던 나다. 하지만 갈수록 ‘클린한’ 삶을 살아가는 게 힘든 세상, 피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최대한 피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뷰티 업계에서도 ‘클린 뷰티’를 넥스트 키워드로 삼은 듯하다. 일례로 세포라는 자체적으로 심의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Clean at Sephora’ 마크를 붙인다. 설페이트, 파라벤, 프탈레이트, 포름알데히드, 미네랄 오일, 트리클로산, 옥시벤존 등의 성분이 들어 있지 않아야 하고, 전 성분에서 합성 향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인 제품 역시 합격이다. 낙관적인 건 한국 여성들(게으른 에디터를 제외한)은 이미 전 성분을 깐깐하게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점. 케모포비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화해’ 애플리케이션이 연간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는 걸 보면 방송의 영향으로 반짝 뜨고 질 트렌드가 아니라, 이미 생활의 일부라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에디터는 어떻게 살고 있냐고? 가장 먼저 화해 앱을 다운로드(이제서야!)해 그동안 썼던 화장품을 검색하며 주의 성분이 몇 가지나 들어 있는지 체크하고 있다. 포기할 수 없는 데오도란트는 환경호르몬 성분을 최대한 배제한 제품으로 바꿨다. 기존 밤 타입과는 달리 액상이 다 마를 때까지 겨드랑이에 부채질을 해주는 ‘웃픈’ 광경이 매일 아침 연출되지만 안심은 된다. 백만년 만에 받은 젤 네일은 과감히 지웠다. 비록 생소한 브랜드일지라도 ‘클린 뷰티’를 표방하는 여러 제품을 열린 마음으로 테스트해 보고 있다. 대부분의 환경호르몬 성분들이 ‘편한 사용감’을 위한 것이라 확실히 텍스처가 꾸덕하거나 흡수력이 떨어지는 불편함은 있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야말로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는 길이라 여기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