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 디자인 디렉터가 자주 입는 COS 아이템
2026 봄 여름 컬렉션을 서울에서 공개한 COS의 디자인 디렉터 카린 구스타브손을 만나 인터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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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의 디렉터 카린 구스타브손
목련이 주먹만 한 꽃송이를 터뜨린 서울의 봄날, COS가 성북구 정릉동에서 2026 봄 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빈 수영장을 개조한 쇼장에는 런웨이 사이사이 구름을 가득 채운 듯한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마치 하늘 위에 펼쳐진 캣워크로 구조적인 화이트 톱과 스커트, 블랙 가죽 톱, 붉은 가죽 스커트 셋업 룩이 차례로 등장했다.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영감을 받은 파워 테일러링과 1990년대를 소환하는 보디콘 실루엣이 교차하며, 절제와 관능 사이를 유영하는 'Cinematic Beauty'가 완성됐다. 이번 시즌 새 앰배서더로 합류한 박규영을 비롯해 엠마 로버츠,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까지, 국내외 셀러브리티들이 프론트 로우를 채우며 서울의 봄을 한층 화려하게 물들였다. 'See Now, Buy Now'를 실천하는 COS답게, 런웨이에 오른 피스들은 쇼가 끝나는 순간 이미 구매 가능한 상태로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브랜드의 시작인 2006년부터 함께해온 디자인 디렉터 카린 구스타브손(Karin Gustafsson)을 쇼를 끝낸 다음 날 한남동의 무브먼트 랩에서 만났다.
COS의 2026 봄 여름 컬렉션 프론트 로우. 이번 시즌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된 박규영을 포함해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엠마 로버츠 등이 참석했다.
Q. 쇼를 마친 지금, 어떤 기분인가요?
」A. 일단 안도감이 가장 큽니다. 이 순간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왔으니까요. 팀이 이 쇼를 잘 완성해냈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느끼고요. 다만 아직은 모든 게 막 끝난 직후라,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야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번 쇼를 서울에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를 ‘역사와 현대의 공존’으로 잡았습니다. 그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도시가 서울이라고 생각했어요. 쇼장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인더스트리얼한 빌딩에서 대형 수영장을 개조한 세트를 완성해 COS의 깨끗하고 미니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Q. 배우 박규영을 앰배서더로 새롭게 선정하고, 2026 봄 여름 캠페인에도 함께 했어요. 그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박규영은 창의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신만의 힘을 가진 인물입니다. COS가 지향하는 여성상과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 스틸컷
Q. 이번 컬렉션은 어디에서 출발했나요?
」A.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리처드 기어와 로렌 허튼이 보여주는 분위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영화 속에서 그들의 스타일은 우아하면서도 힘이 있고, 동시에 여유롭거든요. 그래서 이번 컬렉션을 ‘시네마틱 뷰티’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하나의 캐릭터처럼 읽히는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1990년대의 감각을 더해 대비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키 컬러로 옥스 블러드 레드가 등장했다
Q. 미니멀리즘을 이야기할 때, 1990년대는 빼놓을 수 없는 시기죠.
」A. 맞아요. 90년대는 저희에게 늘 중요한 기준점이고,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받을 거예요.
차가운 그레이 톤으로 절제된 팔레트를 제안했다
2026 COS 봄 여름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한 룩
Q. 이번 시즌에서 특히 애정이 가는 피스가 있다면요?
」A. 팀과 직접 완성한 컬렉션이라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쇼 후반에 연이어 등장한 테일러드 룩이 마음에 들어요. 모두 차가운 그레이 톤인데 각각의 균형과 소재의 조합이 좋거든요. 남성 룩에서는 가죽 재킷과 밝은 그레이 팬츠의 조합이 멋지니, 여러분도 확인해보면 좋겠에요.
Q. 리씨(컬렉션 피스를 쇼룸에서 다시 보는 행사)에서 의상을 직접 만져보니 캐시미어는 아주 보드랍고 실크는 물 흐르듯 매끄럽더라고요. COS에서 소재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A. 저희에게 소재는 시작점이에요. 매 시즌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있고, 전담 팀이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COS 쇼장에서 포즈를 취한 배우 박규영
Q. 컬렉션을 만들 때 뮤즈를 설정하기도 하나요?
」A. 시즌마다 달라요. 예를 들어 다가올 2026 가을 겨울 시즌에서는 제인 버킨과 1960년대 파리 스타일을 참고하고 있어요. 하지만 항상 특정 인물을 정해두는 건 아닙니다.
배우 박규영과 함께한 COS의 봄 여름 컬렉션 캠페인 이미지
Q. 영감을 얻기 위해 전시도 많이 다니실 것 같아요.
」A. 런던 V&A 뮤지엄에서 열리는 패션 전시를 곧잘 찾아요. 최근엔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린 ‘Blitz’ 전시에 다녀온 일이 기억에 남네요. 1980년대 클럽 문화와 뉴 로맨틱스 운동을 다루는데, 패션과 음악, 영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어요.
COS의 2026 봄 여름 컬렉션
Q. 미니멀리즘은 자칫 지루할 수 있어요. 한끗을 가르는 그 경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A. 단순함을 곧 지루함으로 보지는 않는데요. 다만 그 경계가 분명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중요한 건 각 옷이 스스로 설득력을 지니는가에 있습니다. 다른 아이템과 같이 입었을 때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단독으로도 완성도가 느껴져야 합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착용했을 때의 감각이에요. 소재와 마감, 디테일, 촉감 같은 요소들이 그 기준이 되고요.
COS의 2026 봄 여름 컬렉션
Q. 서울과 COS의 사무실이 위치한 런던의 스타일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시나요?
」A. 런던은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뒤섞여 있는 도시예요. 반면 서울은 전반적으로 하나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절제된 균형이 멋져요. 지적이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힘을 뺀 스타일이죠. 그런 점이 COS와도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COS는 종종 아티스트와도 협업을 하는데요. 또 뭔가 계획하고 계시나요?
」A. 다른 시선으로 COS를 해석하는 작업은 언제나 흥미로워요. 항상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요. 다만 지금 당장 말씀드릴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Q. 대학교를 졸업한 2006년, COS에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입사해 어느덧 COS의 컬렉션 제작과 개발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책임의 범위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직접 디자인으로 결과를 만들어냈다면, 지금은 팀을 이끌어 그 방향을 완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과정을 모두 경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팀을 이해하고, 더 잘 이끌 수 있거든요.
COS의 2026 봄 여름 컬렉션 피날레
Q. 오랜 시간 한 브랜드에서 일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쉽죠. 스스로를 어떻게 스스로를 다잡나요?
」A. 의식적으로 일과 거리를 두는 시간을 만들려고 해요. 일 바깥에서 영감을 찾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고요. 최근엔 오래전에 그만뒀던 승마를 다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더라고요.
Q. 당신은 COS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일 거예요. COS에서 여전히 유지하고 싶은 가치와 변화시키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품질과 트렌드를 타지 않는 클래식함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주변과 발맞추며 진화하고 변화하는 일도 중요하죠. 계속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니까요.
Q. 개인적인 궁금증이에요. 당신이 가장 자주 입는 COS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A. 캐시미어 니트입니다. 촉감이 정말 부드럽고, 여러가지 스타일에 더하기도 좋아요.
디자인 디렉터가 가장 자주 입는 아이템이라고 밝힌 COS의 캐시미어 크루넥 스웨터
COS의 캐시미어 크루넥 스웨터 30만 5천원
Q. 다양한 스파 브랜드가 홈 라인 혹은 카페,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데요. 만약 COS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A. 종종 논의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우리는 아직까지는 더 좋은 컬렉션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싶어요. 미래에는 다른 기회가 올 수도 있겠지만요.
남은 일정 한국에서 무얼 할 계획이에요?
업무가 다 끝나면 오후에는 프리즈 하우스에 가보려고 해요.
Credit
- 사진 COS
-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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