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5살 된 임스 쉘 체어의 놀라운 일생
하나의 형태가 품어온 무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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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 의자의 등장이 디자인의 흐름을 바꿔놓았습니다. 찰스 & 레이 임스 부부가 허먼 밀러와 함께 만든 임스 쉘 체어의 탄생한 것이죠. 부드러운 곡면으로 이루어진 단일 쉘 구조는 좌판과 등받이, 팔걸이를 하나로 이어내며 기존 의자와는 전혀 다른 실루엣을 만들어냈습니다. 단일한 쉘(shell) 구조가 좌판과 등받이, 때로는 팔걸이까지 아우르는 이 의자는 이전까지 존재하던 어떤 가구와도 닮지 않은 형태였습니다. 유려한 곡선과 기술적 실험이 결합된 이 의자는 모더니즘 시대의 가구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출발점이었죠.
임스 부부는 이 의자의 근본적 출발을 MoMA의 ‘저비용 가구 디자인 국제 공모전’에서 시작했습니다.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제공한다(The best, to the most, for the least)”는 목표 아래, 제작 비용을 낮추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디자인을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금속 성형으로 쉘을 만들고자 했지만 양산화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무렵 항공기와 군사 장비에 사용되던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인 ‘파이버 글라스’라는 재료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이 새로운 소재야말로 그들의 곡선 형태를 완벽하게 구현할 해결책이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임스 쉘 체어는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형 단일 쉘 의자였어요. 핵심은 쉘 하나로 무한한 변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었죠. 철제 로드로 만든 ‘에펠 타워’ 형태의 베이스, 목재 다리, 로킹 베이스, 튜블러 강철 다리 등 여러 종류의 받침을 동일한 쉘과 결합해, 한 모델이지만 다양한 쓰임을 가진 의자가 탄생했습니다. 거실의 사이드 체어, 식탁 의자, 까페 좌석, 사무실 회의용 의자, 갤러리 벤치까지. 쉘 체어는 공간이 바뀌어도 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보편성과 유연함을 지닌 의자였습니다.
임스 부부의 철학은 간결했습니다. “디자인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신념 아래, 어떤 체형과 어떤 자세에도 불편함 없이 사용될 수 있는 유기적인 형태를 추구했어요. 쉘이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라인은 이러한 생각의 반영이었죠. 가볍고 튼튼하며 관리가 쉬운 유리섬유는 당시 전후 가정이 필요로 하던 실용성을 충족시켰고, 동시에 곡면 구조는 시각적으로도 시대를 앞서는 신선한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1950년대 중반이 되자, 쉘 체어의 용도는 확장되었다. 학교, 강당, 공항, 병원 같은 공공 시설에서도 쉘 체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예쁜 의자가 아니라, 대량생산 기술과 디자인적 실용성이 결합된 사회적 가구로 기능하게 된 것입니다.
2025년, 임스 쉘 체어는 탄생 75주년을 맞았습니다. 75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의자가 만들어졌지만 임스 쉘 체어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가구는 많지 않죠. 임스 쉘 체어는 그 자체로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었어요. 기술과 감성의 균형, 보편성과 개인성의 조화, 시대 변화에 따른 재료와 생산 방식의 업데이트, 그리고 사람의 삶과 닿아 있는 실용성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떻게 하나의 오브젝트 안에서 완벽하게 합일될 수 있는지를 여전히 증명하고 있죠. hermanmiller.com
Credit
- 사진 Herman Mil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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