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NEWS

젠슨 황X이재용X정의선, '부자보이즈'의 '깐부 회동' 현장

이날 세계를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 회장들의 만남에 모두가 열광했다.

프로필 by 이인혜 2025.10.31

지난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뜻밖의 회동이 열렸습니다. 15년 만에 방한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을 즐기며 대화를 나눈 것인데요. 이날 세 사람이 만난 곳은 깐부치킨 삼성점. 엔비디아 측이 수많은 브랜드 중 이곳을 직접 골라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각에선 깐부가 친한 친구나 짝꿍을 뜻하는 만큼 화합을 다질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게 아니냐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모두 공짜" 젠슨 황이 울린 골든벨



모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세 사람은 생맥주로 건배를 한 뒤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즐겼습니다. 팔짱을 끼고 러브샷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죠. 식사 자리에서 오간 대화도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 회장이 "'치맥' 먹는 거 한 10년 만인 것 같다"라고 하자, 정 회장은 "난 자주 먹는데"라고 응수했죠. 곧이어 이 회장과 함께 치킨을 먹는 건 처음이라면서 황 CEO 덕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황 CEO가 두 회장에게 준 선물도 눈길을 끕니다. 시중가 약 700만~800만 원대에 달하는 '하쿠슈 25년산 위스키'와 AI 워크스테이션 'DGX 스파크'를 선물했습니다. DGX에는 "우리의 파트너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는군요.


매장 밖 시민들과의 소탈한 소통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황 CEO는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에게 김밥과 바나나 우유에 이어, 치킨과 감자튀김을 나눠줬다는군요. 식사가 끝날 무렵 이들에게 사인을 요청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이 회장은 한 어린이에게 "예준이 효자 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사인을 해 웃음을 안겼죠. 결혼식 청첩장에 황 CEO의 사인을 받아간 시민도 있었다고 하네요.


한편 술자리 계산을 누가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이 회장이 "오늘 내가 사겠다"라고 했지만, 시민들은 황 CEO를 연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황 CEO가 "이 친구들 돈 많다"라고 장난스럽게 받아쳤고, 이 회장은 "많이 먹고 많이 드세요"라고 했다는 후문. 대화를 듣고 있던 정 회장은 "저는 2차 살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황 CEO가 "오늘 모두 공짜"라며 식당의 '골든벨'을 울리면서 이날 이 회장은 2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결제했다고 합니다.


이 회장이 가게를 떠나면서 남긴 소감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살다 보니 행복이라는 게 별거 없다"라면서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고 한잔하는 게 행복"이라고 전했죠.



젠슨 황이 공개한 故 이건희와의 인연



식사 후 세 사람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이 회장은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라고 관객들을 향해 농담을 던졌어요. 정 회장은 "제가 이래 보여도 여기서 막내"라면서 "아들이 롤을 너무 좋아해서 옆에서 같이 했었다"라고 관련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황 CEO는 한국에 대한 애정 어린 찬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당신들이 PC게임을 국제적인 현상으로 만들었다. 모든 것이 여기, 한국에서 시작되었다"라며 한국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e스포츠, PC방, 게이머들이 지금의 엔비디아를 있게 했다"라고 강조했죠. 황 CEO는 이어 "1996년 한국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라면서 故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도 들려줬습니다. 편지에는 모든 한국인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한국의 기술성장을 이끌고, 세계 최초로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고인의 비전이 담겨있었다는군요. 황 CEO는 해당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편지로 인해 한국에 방문하게 됐다면서 "그 편지에 담긴 비전은 모두 현실이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황 CEO는 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그 다음날인 31일 경주 APEC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26만 장 이상의 GPU 공급 등 AI 관련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관련기사

Credit

  • 글 이인혜
  • 사진·영상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