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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자유로이 빛나는 코르티스의 마틴, 제임스, 주훈, 건호, 성현의 이야기

바람을 좇아 거칠게 요동치는 코르티스와 자유.

프로필 by 김명민 2025.10.31

폭풍우가 몰아치던 9월의 어느 날, <슈퍼 엘르> 화보 촬영을 위해 <엘르> 팀과 코르티스 다섯 멤버가 뭉쳤다. 금세 밝아질 줄 알았던 하늘은 이 다섯 소년의 기세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빗줄기를 신나게 퍼부었다. 김포의 산 아래 한 캠핑장에서 진행된 촬영. 제임스, 마틴, 주훈, 성현, 건호는 흠뻑 젖은 채 의기투합했다. 장대비가 쏟아져도 누구 하나 힘든 내색 없이, 천진하게!


성현이 입은 퍼 아우터웨어와 후디드 톱, 팬츠는 모두 Post Archive Faction. 제임스가 입은 아우터웨어와 이너 웨어 톱, 링클 팬츠는 모두 Rick Owens. 마틴이 입은 베스트는 Lagoon1992. 네크리스는 Comme des Garçons.

성현이 입은 퍼 아우터웨어와 후디드 톱, 팬츠는 모두 Post Archive Faction. 제임스가 입은 아우터웨어와 이너 웨어 톱, 링클 팬츠는 모두 Rick Owens. 마틴이 입은 베스트는 Lagoon1992. 네크리스는 Comme des Garçons.


제임스는 날카로운 이목구비에 어울리는 활을 들었고, 성현은 인디언 같은 모자를 쓰고 유연하게 포즈를 취했다. 주훈은 축축한 비를 맞으며 뛰다가 아이처럼 바닥에 철푸덕 앉았다가, 나무 아래 흩어진 밤을 줍기도 했다. 소품으로 사용된 빈티지 프라이드에 올라탄 마틴은 신나게 라디오를 틀며 비 내리는 산의 어둑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환기시켰고, 천사 같은 얼굴로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했던 건호는 스태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건호는 물론, 다섯 멤버 모두가 스태프와 마주치면 숲 전체가 울릴 만큼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고 가끔 우산을 씌워 주기도 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열 개의 눈으로 사진가와 에디터를 살폈다. 조명을 바꾸느라 촬영이 잠깐 중단되면, 곧장 자기들끼리 사진을 찍거나, 두런두런 떠들었고, 장난을 주고 받았다. 여느 소년과 다를 바 없이 열 개의 반짝이는 눈에는 순수, 평화, 설렘, 열정, 재미, 천진난만함, 뜨거움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었다.


성현이 입은 아우터웨어는 Julius. 이너웨어 톱은 Didier wear.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주훈이 입은 시어링 아우터웨어는 Rick Owens. 이너 웨어로 입은 티셔츠는 Eckhaus Latta.

성현이 입은 아우터웨어는 Julius. 이너웨어 톱은 Didier wear.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주훈이 입은 시어링 아우터웨어는 Rick Owens. 이너 웨어로 입은 티셔츠는 Eckhaus Latta.


이 화보의 가제는 ‘Butterfly Effect’. 이들과 처음 마주했을 때, 번뜩 떠오른 단어다. 숲의 나무를 가르며, 이 도시의 빌딩들을 넘어, 바람을 좇는 코르티스라는 이 신인류의 등장이 21세기 K팝 신에 거대한 태풍을 몰아올 것 같았으니까! “‘이마에 피도 안 말랐을 때 계획한 행보’라는 우리 노래 ‘What You Want’의 가사처럼 연습생을 하며 그려왔던 꿈과 행보를 이루기 위해 틀을 깨고 도전할거예요”라는 리더 마틴의 말처럼 다섯 소년의 간절한 바람이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 ‘COLOR OUTSIDE THE LINES’, 즉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는 의미를 지닌 코르티스의 이름처럼, 그 자유로움과 독창성을 오랫동안 간직한 채 자기만의 궤적을 그리며 세상 위를 가로지르기를. 순수하고 맑은 열 개의 눈빛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SEONGHYEON

코르티스는 작사, 작곡, 안무, 비디오그래피까지 멤버 모두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공동 창작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팀의 성현을 표현하는 도시 세 곳은 어디인가

고향 대전과 수많은 작업물을 만들어낸 LA, 코르티스가 처음 모인 서울!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화보 촬영 날을 표현하는 노래 한 곡을 꼽는다면

블러드 오렌지의 ‘Vivid light’. 실제로 촬영장에서 대기하며 들었던 곡이다. 이 곡과 블러드 오렌지의 앨범을 좋아한다.


지금 우리 팀의 분위기는 섭씨 몇 도일까

38℃! 다섯 명이 모여 같이 음악 작업을 하거나 연습할 때면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를 골랐다.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생긴 특별한 에피소드는

모두 기억에 남지만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데뷔 앨범 작업이 쉽지 않았고, 정말 오래 걸렸다. 기나긴 송 캠프를 마치고 멤버들과 처음 놀러 간 놀이공원이어서 쉴 새 없이 즐거웠다.


코르티스로 사행시를 한다면

‘코’끼리랑. ‘르’브론 제임스가. ‘티’타임을 가지며. ‘스’콘을 먹는다!


K팝 아티스트를 꿈꿨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성현이 믿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해 맹목적인 믿음을 갖는 편이 아니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믿음을 갖고 노력하면 운도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이너 웨어 톱은 Didier wear. 팬츠는 Rick Owens. 니트 톱과 커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너 웨어 톱은 Didier wear. 팬츠는 Rick Owens. 니트 톱과 커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성현이 쓴 가사에 이모지를 하나 붙인다면

타이틀곡 ‘What You Want’의 ‘야밤 새벽배송 같은 fresh song, I need that’에 내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항상 새로운 노래와 신선한 것들을 필요로 하니까. 이모지는 ‘엄지 척’을 붙이고 싶다. 엄씨 성 때문에 ‘엄지’라는 별명이 있기도 하고, 이 이모지를 자주 쓰는 편이다.


작업한 트랙이 100곡이 넘을 만큼 연습생 시절을 알차게 보냈다. 작곡할 때 반드시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은

대단한 마음가짐을 내면에 새기며 임하기보다 그저 작업에 흥미를 갖고 잘하고 싶은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진심으로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최근 세상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했던 순간이 있다면

거창한 건 아니지만 뜨거운 LA의 태양 아래에서 비니를 썼다. 사람들은 더운 날 비니를 잘 안 쓰는데, 나에겐 편하고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다. 덥다는 이유로 패션을 포기할 수 없다!


내가 코르티스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더불어 우리 팀만의 강점은

멤버 전원이 엉뚱한 면을 갖고 있는데, 그래서 생각의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점이 좋다. 그리고 다섯 명 모두 느긋하고 ‘칠’한 성격이라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는 편이다.


팀의 멤버로서 성현이 기대하는 미래는

오래오래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 방탄소년단 선배님처럼 좋은 음악을 만들면서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팀이 되기를 바란다.


내 룸메이트 건호에게 한 마디

레츠 고, 마 보이!



JUHOON

주훈을 표현하는 이모지 세 가지

‘녹는 표정의 이모지’ 녹아내리고 싶은 기분이니까. ‘로큰롤 손가락 이모지!’ ‘거북이’. 느린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


촬영이 아닌 캠핑하러 이곳에 왔다면 여기서 내 역할은

재즈를 틀고 의자에 앉아 여유를 즐기거나 독서를 하겠다.


멤버 다섯 명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이 궁금하다

평범하기 싫어하는 것. 사소한 것도 최대한 재미있고 독특하게 만들어내려고 한다. 팀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멤버끼리도 콘텐츠나 스타일에서 서로 겹치는 걸 최대한 피한다.


가장 우리답다고 말할 수 있는 가사는

타이틀곡 ‘What You Want’의 ‘적당히론 배가 차지 않아’. 우리는 모든 것에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평범함에서 벗어나 계속 도전하는 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가사다.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만든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수록곡 ‘FaSHioN’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헬기를 처음 타본 기억. 뉴질랜드 빙산에서도 촬영했는데, 날씨가 추웠지만 결과물을 본 후 당시 힘들었던 게 싹 사라지더라.


팀에서 형과 동생을 책임지는 둘째 역할이다. 형과 동생을 아우르는 나만의 방식은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편이다. 개성과 의견이 강한 멤버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 사실 멤버들을 위해서라기보다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려는 이유가 더 강하다(웃음).


데뷔 앨범 수록곡 중 내 매력이 가장 잘 표현된 부분을 꼽는다면

‘FaSHioN’ 퍼포먼스의 마지막 부분. 에너지를 쏟아내다가 마지막에 말없이 뒤돌아보는 포즈에서 노래가 끝나버리는 게 꼭 나와 같다.


레더 블루종과 링거 티셔츠, 트랙 팬츠는 모두 Celine.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더 블루종과 링거 티셔츠, 트랙 팬츠는 모두 Celine.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한 곡을 꼽는다면

루이 암스트롱의 ‘La vie en rose’.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 주고 잡생각이 사라지게 만드는 노래. 곡에 담긴 감정이 사랑스럽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면모

내 성격을 좋아한다. 누군가의 의미 없는 말이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웬만하면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편이다.


최근 세상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했던 순간이 있다면

패션에서 자유로운 사고가 드러나는 것 같다. 스키니 진을 입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배기’한 바지가 유행일 때는 많은 사람이 배기 진을 입고 다녔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꼭 유행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2000년대에 유행했던 스키니 진을 한번 사봤는데, 나쁘지 않더라. 지금은 줄곧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다.


팀의 멤버로서 주훈이 기대하는 미래는

다음 앨범을 위한 좋은 노래들이 빨리 탄생해서 성공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나중에 곡이 많아지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월드 투어도 해보고 싶다!


내가 코르티스라서 좋은 점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늘 재미있으니까.


내 룸메이트 제임스에게 한 마디

퇴근하고 항상 먼저 씻게 해줘서 고마워.


Credit

  • 패션 에디터 김명민
  • 피처 에디터 정소진
  • 포토그래퍼 최나랑
  • 스타일리스트 박지연 / 박상욱
  • 헤어 아티스트 장혜연
  •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안성희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