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류현진과 한화, 19년 만의 한국 시리즈

쌀쌀해진 날씨에도 국내 프로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무척 후끈합니다. 그중에서도 현 시점 가장 열기가 뜨거운 것은 아마 대전광역시를 연고지로 둔 한화 이글스일 겁니다. 바로 한화 이글스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홈 경기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1-2로 크게 이기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이죠. 다른 구단 팬들의 입장에선 별로 대수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한화 이글스는 지난 2006년 이후 한국 시리즈 진출이 처음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큽니다. 오랜 기간 한화 이글스는 유독 시원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만년 하위권을 전전했었어요. 그럼에도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며 꿋꿋이 응원을 이어 온 충성도 높은 한화 팬들의 별명은 '보살'이기도 했고요. 이들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다고 할까요. 19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그들의 꿈인 한국 시리즈 진출을 보게 됐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긴 암흑기(?)를 살펴보자면, 2008년 5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것을 시작으로 무려 17년 간 2018년 단 1시즌을 제외하고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2008년과 2018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는 승률 5할을 밑돌며 21세기 최약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죠. 재미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한화가 부진을 이어갈수록 큰 동요 없이 응원을 이어가는 든든한 한화 팬들의 모습이 오히려 팬 층을 전국구로 확대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충청도와 대전광역시 출신이 아닌 다른 지역의 팬들도 쉽게 감정이입과 입문을 할 수 있었죠. 이에 힘입어 김경문 감독 체제 아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팀이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발판이 됐어요. 실제로 유튜브 등지에 야구 입문 팀을 고르는 콘텐츠에서 한화 이글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한화의 성장세와 한국 시리즈 진출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네요.

한화 이글스는 그 넓고 두터운 팬 층 만큼 연예인 팬들의 수도 상당합니다. 특히 다른 구단에 비해 대체로 코미디언들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요. 코미디언 부부 강재준, 이은형을 비롯해 김기리, 김두영, 최양락, 쌍둥이 형제 이상민, 이상호 또한 한화 이글스의 열혈 팬이에요. 꼭 연고지가 충청도권이 아니더라도 전국 각지의 연예인 팬도 많습니다. 배우 조인성은 한화의 한국 시리즈 진출 확정 후 인스타그램에 “이제 잠실이다”라는 글과 함께 한화 이글스의 모자를 인증했고요, 박보영 또한 응원가인 “나는 행복합니다, 최강 한화”라는 글을 올려 팬심을 인증했어요. 이날 경기의 시구자로 나선 가수 이장원과 애국가를 제창한 배다해 부부는 이날 한국 시리즈 진출을 기뻐하며 “최강 한화, 승요(승리요정) 부부래”라며 자축했고요. 소이현, 인교진 부부도 인스타그램에 인교진의 기뻐하는 모습을 올리며 “축하합니다, 잠실로 고고, 인교진 씨 그만 울어요”라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한화 이글스는 한국 시리즈 진출을 넘어 이제 우승을 노립니다. 1999년 첫 우승 이후 26년 만에 또 다시 왕좌에 도전하는 것인데요. 지난 5월 이미 26년 만에 10연승을 달성하고,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등 원투 펀치 투수를 비롯해 19년 전 한국 시리즈 등판 경험이 있는 류현진,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한 문현빈,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노시환까지. 여기에 전국 각지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한화 이글스를 향해 그야말로 ‘원기옥’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한화는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LG 트윈스에게 8:2로 승리를 내줬습니다. 이후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공격 야구에 나설 것을 선언하며 "방문 경기에서 먼저 공격을 통해 점수를 내야 이긴다. 타자들이 잘 쳐서 (선발) 류현진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한국 시리즈 진출까지 이어진 승리의 흐름을 깰 수 없는 한화는 27일에 열릴 두 번째 경기를 이길 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