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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변성현 감독이 '굿뉴스'에서 발굴한 캐릭터 3

설경구, 홍경, 류승범은 과연 어떤 캐릭터로 재탄생했을까?

프로필 by 라효진 2025.10.03

'캐릭터 발굴의 귀재'라 불리는 변성현 감독이 돌아왔어요. 1970년대 납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신작 영화 <굿뉴스>에서 변성현 감독은 배우들을 다시 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빚어냅니다.

“배우는 감독을 만나 다시 태어난다.”는 말은 영화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리시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변성현 감독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문구죠. 2017년 공개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를 통해 그는 설경구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고, 임시완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불한당 세계관에 푹 빠진 팬들은 중년 배우 설경구를 ‘꾸꾸’ ‘지천명 아이돌’이라 부르며 열광했습니다. 그런 팬들에게 변성현 감독은 ‘조물주’로 통하죠. 이후에도 변 감독은 캐릭터를 중심에 둔 서사로 배우들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왔습니다. <길복순>(2023)에서는 액션 누아르에 여성 킬러의 다층적인 서사를 입히며 전도연식 액션을 제시했고, <사마귀>(2025)에서는 <불한당>에서 밀도 높은 브로맨스를 선보인 임시완과 설경구의 재회를 연상케 하는 장면과 전작 <길복순>의 전도연 우정 출연으로 세계관을 완성했습니다.

‘애착 배우’인 설경구를 주연으로 한 이번 신작 <굿뉴스>에서도 그만의 상상력과 위트 있는 전개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들이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데요. 영화는 실제 1970년 일본 공산주의 단체에 의해 납치된 사건인 JAL 요도호 납치사건을 모티프로 진행됩니다. 일본 신좌파 활동가 9명이 하네다에서 후쿠오카로 향하던 보잉 727 여객기를 납치해 쿠바 하바나로 가려다 연료 문제로 인해 평양으로 방향을 틀었던 사건이죠. 영화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일본과 한국 정부가 김포공항을 평양공항으로 위장하는 초유의 비밀 작전을 꾸린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더했습니다. 블랙 코미디에 범죄, 시대극을 아우르는 장르적 재미를 변 감독과 오래 호흡을 맞춘 한아름 미술감독이 함께 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실제 폐비행기로 세트를 꾸미고 1970년대 공항과 관제탑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등 시대적 리얼리티와 독특한 비주얼을 구현했죠.


캐릭터 관전 포인트 3

이 작전과 연관된 핵심 인물은 세 명. 정체가 불분명한 해결사 ‘아무개’(설경구)와 여객기를 무조건 착륙시키라 명령하는 작전의 지휘자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 그리고 얼떨결에 휘말린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인데요. 변성현 감독은 이들의 이야기를 수미상관 구조를 이루는 5개의 챕터로 풀어내며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사람을 구조한다는 건 ‘굿뉴스’이지만, 누군가에겐 결코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고 말한 변 감독의 작품 의도처럼 반어적인 의미 속에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그 안에서 인물들의 모순과 욕망이 드러납니다.

설경구의 또 다른 얼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 이후 네 번째 만남.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해결사로 돌아와 또 한 번 변신을 보여줍니다. 변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설 배우를 <불한당>에서 빳빳하게 폈다면 한번 제대로 구겨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 이번 영화에서 어떻게 실현됐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입니다.

홍경의 재발견

서고명 중위를 맡은 홍경은 ‘숨은 원석’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죠. 말간 청춘에 새벽 어스름이 내린 듯한 얼굴. 그의 순수와 불안이 공존하는 그의 이미지는 아직 그려갈 일이 많이 남은 미지와도 같습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D.P.>이후 다시 군복을 입은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을 지 눈여겨보세요.

류승범의 귀환

오랜 공백 끝에 류승범이 돌아왔습니다. 그에게 <굿뉴스>는 2019년 <타짜: 원 아이드 잭>이후 약 6년 만에 영화 복귀작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첫 작품인데요. 이미 존재 자체로 장르인 배우가 변 감독의 세계 속에서 어떤 파격적인 캐릭터로 소환될지 주목됩니다. 설경구와는 영화 <용서는 없다> 이후 15년 만의 재회라 세월 흐른 두 배우의 투 샷 또한 흥미롭게 다가오고요.

변성현 감독의 인물들은 서로를 비추며 관계 속에서 변화합니다. 그래서 그의 캐릭터들은 늘 극이 끝나도 어디선가 살아 있는 듯하죠. 영화 <굿뉴스> 역시 인간의 욕망과 권력, 모순을 그만의 방식으로 조명하며 배우들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즐거운 무대가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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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이다영
  • 사진 넷플릭스 ·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