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퍼나이프' 박은빈, 설경구는 최고의 만남 Part 2
아주 보기 드문 사제 관계. <하이퍼나이프> 박은빈과 설경구의 사이의 긴장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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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장면이나 뇌의 모습도 굉장히 리얼하게 나오더군요
박 실제로 해보니 책임감이 생기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됐어요. 비록 모형이지만 눈으로만 보다가 손으로 만지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내 뇌도 이런 역동으로 가득해서 이 순간도 나를 살아 숨 쉬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느꼈죠.

브라운 레더 재킷은 Harley Davidson. 이너 웨어 티셔츠는 Calvin Klein.
세옥을 내치며 덕희는 “너의 문제는 충동성”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가장 자제하고 싶은 감정, 누르고 싶은 기질이 있다면
박 저는 일할 때는 기복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물론 제 안에서 내적 역동은 무척 활발합니다만(웃음). 어릴 때부터 일해서인지 항상성을 유지하며 살아야겠다고 느낀 것 같아요.
설 저는 내뱉고 사는 스타일이었죠. 주변에서 혼자 감정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요. 그때는 그게 다 연기를 위해서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구나라는 걸 느낀 뒤에는 자연스럽게 그러지 않게 됐죠.
주연배우로 산다는 것은 그만큼의 무게도 지고 사는 거겠죠.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설 이렇게 오래 했는데도 여전히 처음인 게 많아요. 안 해본 이야기나 역할이 있다는 것, 그 새로움 때문에 계속하는 것 같아요.
박 전 장래 희망이 많았어요. 그런데 꿈 많은 나를 어느 쪽이든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직업은 배우뿐이더라고요. 기한을 정해놓고 누군가의 희로애락을 겪으며 제 인생도 풍요로워지는 걸 느껴요. 인간 박은빈으로서도 재미있는 인생이 돼가고 있습니다.

박은빈이 입은 블랙 드레스는 Alexanderwang. 설경구가 입은 블랙 재킷은 Heon Kim
두 배우 모두 팬 사랑으로 유명합니다. 박은빈 배우는 ‘빙고’를 만나러 전 세계를 다니고, 설경구 배우는 무대인사와 팬 카페 글을 통해 열심히 소통하고 있어요
박 꾸꾸 친구분들(웃음)! ‘지천명 아이돌’은 이제 진짜 선배님 닉네임이 됐죠.
설 저희 꾸친 분들은 거의 일당백이죠. 3년 전 <킹메이커>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수상한 적 있어요. 후보가 한 명씩 언급될 때마다 팬들이 제 기를 살려주고 싶었는지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러주더라고요.
박 <하이퍼나이프> 디즈니 쇼케이스차 찾았던 싱가포르 브이로그를 얼마 전에 공개했는데, 거기에 선배님이 잠깐 등장하시거든요. 선배님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덩달아 뿌듯했습니다.

박은빈이 입은 데님 재킷은 Alessandra Rich. 이너 웨어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는 디즈니의 아태 지역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자리였죠. 어땠나요
설 저는 처음에 안 가려고 했는데, 안 갔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세계에 하나뿐이라는 진짜 미키마우스도 오고, 정말 큰 행사더군요.
박 처음에 쇼케이스 이야기 들으셨냐고 여쭤봤더니 약간 모르쇠로 나오시더라고요(웃음). 김정현 감독님도 함께 가서 저희끼리 많이 돈독해졌어요. 배우로서는 더 넓은 세상, 더 많은 분께 작품이 닿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건 고마운 일 같아요.
설 나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
<하이퍼나이프>가 첫 도전인 은빈 씨보다 OTT 진출을 <길복순>(2022)으로 먼저 했는걸요
설 가끔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는 것 같아요. 저는 필름 시절에도 일했거든요. 지방 촬영이라도 가면 한 방에 제작부, 연출부 다 ‘때려넣어’ 자고, 밤 되면 숙소 벽에 그날 찍은 거 쏴서 시사를 보던 시절….. 내가 너무 늙은 티 내나?
박 그런데 저도 필름을 경험해 보긴 했습니다. 세상 빛을 보지 못했지만요.

박은빈이 입은 카키 나일론 블루종은 Sacai. 이너 웨어 티셔츠는 Acne Studios. 데님 스커트는 Alessandra Rich. 워커는 Dr. Martens. 블랙 초커는 Vivienne Westwood. 설경구가 입은 네이비 점퍼는 Adidas.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는 From Arles. 블랙 팬츠는 Studio Tomboy. 블랙 스니커즈는 Nike.
박은빈의 가장 오래된 촬영장 기억은 뭘지 궁금하네요
박 <백야 3.98>(1998)이에요. 박상원 선배님이 제 아버지 역이었고, 이병헌 오빠, 심은하 언니 이렇게 부르며 돌아다녔죠. 어른들이 목마를 태워주던 기억도 생생해요. 여러분, 아이들은 다 기억합니다! 지금 아역 친구들에게 오늘 하루가 잔상에 오래 남을 수도 있어요.
마지막 질문은 대사에 기대볼까 합니다. 설경구 배우가 대표작으로 꼽는 <박하사탕> 속 “나 돌아갈래” 대사처럼 박은빈에게 돌아가고 싶은 순간
박 없습니다. 언제로 다시 돌아가도 그 이상의 힘을 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굳이 꼽자면 제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2023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받았는데요. 좀 덜 놀라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 순간을 새롭게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니까요!

박은빈이 입은 보머 재킷과 스커트, 크롭트 스웨터, 부츠는 모두 Hermès. 설경구가 입은 그레이 롱 코트는 Maison Margiela. 화이트 셔츠와 블랙 팬츠는 모두 Dolce & Gabbana. 로퍼는 Christian Louboutin.
바로 그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를 꼽았죠. 어떤가요? 설경구가 최근 아름다움을 느꼈던 순간은
설 그래도 삶은 아름답죠. ‘그래도’를 넣은 것은 삶이 분명 퍽퍽하고 벽을 느낄 때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행복과 아름다움을 느끼려 하다 보면 진짜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사진 송시영
- 패션 스타일리스트 이태희 / 박혜민
- 헤어 스타일리스트 최준열 / 엄정미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문영 / 윤영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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