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술관에서 만나는 주얼리 드로잉 걸작 100점
'종이 위의 보석' 주얼리 드로잉으로 읽는 프랑스 하이 주얼리 2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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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아틀리에에서 시작된 작은 스케치가 세기를 건너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홍콩대학교 미술 박물관에서 <주얼리 디자인: 200년을 이어 온 프랑스의 노하우, 1770년부터 1970년까지'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오는 10월 5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프랑스 하이 주얼리의 정수를 담아낸 드로잉 작품을 통해 영감에서 출발해 스케치로 구현되고 걸작으로 이어지는 주얼리 창작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주얼리 디자인: 200년을 이어 온 프랑스의 노하우, 1770년부터 1970년까지> 전시는 주얼리 뒤의 숨은 세계를 탐구합니다. 아름답고 정교한 우주 그 자체인 주얼리를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탄생하는 최초의 순간을 생생히 드러내는데요. 약 100점에 이르는 드로잉과 13점의 정교한 주얼리 작품을 통해 프랑스 주얼리 메종들의 창작 과정이 생생히 펼쳐집니다. 여기에는 반클리프 아펠 패트리모니 컬렉션 그리고 연구, 전시, 교육 목적을 위해 설립된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 컬처 펀드, 프랑스 랄리크 박물관, 홍콩의 프라이빗 주얼리 컬렉션의 협력이 뒷받침됐습니다.



요컨대 주얼리 디자인은 '밑그림'을 넘어 주얼리 제작에 있어 언어와 다름없습니다. 선으로 구조를 세우고, 구아슈로 빛, 색, 광택을 번역한 뒤 트레이싱 페이퍼로 금속과 보석의 재질감을 시뮬레이션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단계를 고유한 관점으로 보여주는 데다 실제 작품의 아름다움, 색상, 소재 표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이죠. 실물 크기 스케치를 원칙으로 삼아 주얼리의 착용감과 균형을 검증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장인들에게 핵심 자료인 셈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드로잉을 다루는 전시는 학문적으로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으며 대중에게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가 지닌 명분과 의미에 더 수긍이 가게 됩니다. "드로잉에 담긴 각 단계와 구현된 주얼리 작품들은 메종의 탁월한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보여주고, 하나의 스케치에서 고귀한 주얼리로 거듭나게 하는 지식의 전승과 준비 과정도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홍콩대학교 미술 박물관의 설명대로 전시는 이름 없는 스케치 작가, 재료의 성질을 정밀하게 묘사한 도면, 몇 세대를 건너 이어진 장인 정신을 설득력 있게 나열해 한 장의 드로잉이 어떻게 고귀한 걸작으로 거듭나는지 한눈에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만나볼 수 있는 주얼리 드로잉들은 이미 종이 위에서 숨 쉬는 보석과 다름없습니다. 연필과 잉크의 선은 아직 제작되지 않은 미래의 광채를 예고하며, 트레이싱 페이퍼 위에 구아슈로 칠해진 색감은 실제 보석처럼 강렬하게 빛납니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홍콩대학교 미술 박물관과 레꼴 주얼리 스쿨 아시아 퍼시픽의 협업 전시라는 점입니다. 레꼴 주얼리 스쿨은 주얼리 예술의 역사와 문화, 젬스톤의 세계와 제작 기법 등 주얼리의 다양한 면면을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하이 주얼리 메종 반클리프 아펠의 지원을 받아 2012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파리 2곳을 비롯해 홍콩, 상하이, 두바이에서 운영 중이죠. 강의, 워크샵, 컨버세이션, 전시, 연구, 서적 및 팟캐스트를 비롯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풍부한 식견을 가진 전문가, 수집가는 물론 막 보석에 호기심이 생긴 입문자에게도 쉽고 친밀하게 열린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홍콩대학교 미술 박물관과 연계해 레꼴 주얼리 스쿨 아시아 퍼시픽에서도 전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반클리프 아펠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지프 네크리스의 탄생에 걸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죠. 지프 네크리스는 창의성과 완벽을 추구하는 메종의 정신과 탁월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인데요. 하나의 영감이 어떻게 메종의 아이콘으로 구체화됐는지 그 치밀한 디자인 과정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Credit
- COURTESY OF VAN CLEEF & ARPELS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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