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패잘알' 되고 싶다면 무조건 봐야 할 패션 다큐멘터리 4

<마크 바이 소피아>부터 시작하는 패션 다큐멘터리 입문서.

프로필 by 김동휘 2025.08.01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한 첫 다큐멘터리, <마크 바이 소피아>가 오는 8월 27일부터 열리는 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됩니다.


@marcjacobs

@marcjacobs

마크 제이콥스소피아 코폴라라는 조합만으로도 기대감을 자극하는 이 영화. 엘르에서도 이미 두 사람의 우정과 협업사를 소개한 바 있었는데요. 이번 다큐는 코폴라가 바라보는 마크 제이콥스의 내면,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한 패션과 감각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패션 다큐멘터리는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창작의 지난한 과정과 삶에 대한 태도까지 엿볼 수 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우리가 사랑하는 패션피플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낸 네 편의 다큐멘터리를 함께 살펴볼까요?




맥퀸 (2018)


리 알렉산더 맥퀸은 늘 상상할 수 있는 한계 너머를 보여줬습니다. 파괴적이지만 아름답고, 대립하는 것 같으면서 연결되어있는 죽음과 본능, 누구보다 섬세했던 그의 감정과 본질을 담아낸 그의 쇼는 늘 시적이고도 날카로웠죠.


다큐멘터리 <맥퀸>은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었고,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갑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맥퀸의 드라마틱한 쇼부터 리의 스케치북 속 문장 하나까지, 리의 내면을 구성하던 조각들을 보여주며 맥퀸이라는 아티스트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아주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이죠.




마르지엘라 (2020)


수많은 인터뷰도 거부하고 대중 앞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던 마틴 마르지엘라. 그런 그가 직접 참여한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육성, 손글씨, 드로잉을 통해 그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초본에는 그의 사진이 삽입되기도 했지만 마르지엘라 본인의 의사에 의해 삭제되었다고도 하죠. 그는 자신이 주목받기보다는 스스로 만든 옷으로 이야기하는 아티스트였는데요. 그러한 태도가 패션에 어떤 깊이와 진정성을 더했는지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앤디 워홀 일기 (2022)


앤디 워홀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온전히 알지 못했던 인물입니다. 이 다큐 시리즈는 그가 남긴 일기를 기반으로, AI 음성으로 재현된 워홀의 육성과 함께 그의 삶과 사랑, 예술 세계를 따라갑니다.


마릴린 먼로, 장 미셸 바스키아, 성 정체성 그리고 명성의 허무함까지. 단순한 예술가의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의 감정과 관계, 외로움을 밀도 있게 따라가는 이 시리즈에선 화려함만으로는 감출 수 없던 워홀의 깊은 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상 화려했던 아티스트이자, 보통의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사랑과 외로움에 울고 웃었던 한 인간으로서의 워홀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 펑크, 아이콘, 액티비스트 (2018)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옷을 입히는 사람이기 이전에, 옷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펑크의 아이콘이자 사회운동가이며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던 비비안 웨스트는 늘 자신의 의지를 주변 시선과 관계없이 드러내고 자신만의 길로 나아갔죠.


이 작품은 여성의 성공에 얽힌 다양한 어려움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쇼 무대는 물론 그녀가 참여했던 거리 시위 현장까지, 웨스트우드의 삶을 차근차근 보여주며 주체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그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고, 어떻게 장애물을 넘어서며 왔는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당장 오늘 저녁에는 침대에 누워 다큐멘터리 한 편 어떨까요.

Credit

  • 글 김민지(오브젝트 에디티드)
  • 사진 각 인스타그램 ∙ GettyImages ∙ 다큐멘터리 공식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