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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이 이재욱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것

<탄금>에서 조보아와 이재욱이 서로를 꿰뚫어볼 때.

프로필 by 이마루 2025.05.25

작품 화보 촬영으로만 <엘르>와 세 번째 만남입니다. <환혼: 빛과 그림자>(2022), <로얄로더>(2024), 그리고 오늘은 <탄금>이죠

저는 이렇게 또 만날 수 있는 게 감사해요. 오늘 보아 누나를 만나 재미있게 촬영했던 1년 전이 떠올랐습니다.


보아 씨가 재욱 씨를 보고 “진돗개 닮았다”고 했다는 건 알고 있나요

그래요? 예전에 첫인상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도베르만 같다고 했는데 그사이 제 인상이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웃음). 누나는 진짜 애교 많은 고양이 같아요. 완전 ‘개냥이’!


이재욱이 입은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는 모두 Savage. 타이는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이재욱이 입은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는 모두 Savage. 타이는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홍랑은 실종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상단 후계자이자 뛰어난 ‘검계’로 묘사됩니다. 판타지 사극 <환혼>에서 보여준 액션을 기대하게 되는데

일단 장욱과 홍랑은 인물의 결이 완전히 달라요. 장욱이 시즌을 거치며 성장하는 인물이었다면 홍랑은 다시 상단에 돌아왔을 때 이미 인물이 완성돼 있었죠. 굉장히 날카롭고 예리한 인물이라 연기하면서도 일부러 톤을 더 낮췄어요. 대사 하나하나에 힘을 많이 실어야 했거든요.


인물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요

초반부 대본을 봤을 때 이 인물이 겪은 환경이 너무 궁금했어요. 왜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그 서사가 제 상상 밖이었거든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터라 홍랑에 대한 애정이 깊어요. 그런만큼 이 인물을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싶었고요.




또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면

본격 사극은 처음이에요. 의상과 조명이 주는 힘은 물론 배경인 자연과 문화재, 선배님들이 뿜어내는 기운도 강하고, 현장 에너지 자체가 일반적이지는 않은데 저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소속감을 많이 느꼈어요. 작품이라는 커다란 숲에서 하나의 나무가 된 느낌이랄까요? 사극의 매력에 확실히 빠졌죠.


김홍선 감독과의 작업은

아주 명확한 분이세요. 제가 홍랑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홍랑이 이 신을 통해 보여줘야 하는 것, 이 장면에서 어떤 걸 시청자에게 이해시키고 전달해야 하는지를 명백하게 설명해 주셨거든요. 배우라면 홍랑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것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홍랑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모습까지 보여야 하는지를 배웠죠.


이재욱이 입은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는 Savage. 타이는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이재욱이 입은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는 Savage. 타이는 Heon Kim. 스퀘어 오벌 선글라스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서스펜스, 액션, 멜로까지 여러 감정선을 끌고 가는 것은 어땠나요

상단 내에서의 세력 다툼을 비롯 여러 위험한 상황이 있지만 홍랑의 시선 끝에는 항상 재이가 있어요. 홍랑과 재이가 은연중에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누군가는 너무 빠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 그 사랑의 감정이 터지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홍랑이 재이를 대할 때 달라지는 다른 눈빛과 감정을 유의해서 봐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탄금>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도 합니다. 이재욱은 여전히 자신을 알아가는 중인가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정말 누구와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확실한 건 밝고 유동적인 사람이라는 것.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며 자신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인간 이재욱이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나 경험하지 않은 걸 연기로 보여주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늘 있거든요. 그래도 제가 겪어 봤기에 나오는 것들이 사소한 행동이나 눈빛, 하다못해 호흡에서라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 해요. 저도 작품의 영향을 받지만, 제 캐릭터 또한 이재욱이라는 사람의 영향을 받는 거죠.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팬츠는 Amiri. 슈즈는 Bottega Veneta.

이재욱이 입은 재킷은 Dries Van Noten. 팬츠는 Amiri. 슈즈는 Bottega Veneta.


12년의 시간을 두고 돌아온 홍랑처럼 이재욱을 이재욱으로 만드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고, 호기심 많은 건 여전해요. 무언가를 끝없이 탐구하고 배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12년 전에도 있었거든요. 그게 배우의 길로 저를 이끌었고요. 모든 경험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도전한 첫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언니네 산지직송 2> 말이군요. 어떤 걸 배웠나요

저한테는 좀 좋은 의미로 충격이었던 게 내 앞에 있는 음식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온 거라는 걸 뿌리 깊게 느꼈어요. 농업도 그렇겠지만 어업은 정말 고되고, 작업 환경이 쉽지 않더라고요.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염정아, 박준면, 임지연 등 누나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좋아 보였습니다

우리 누나들은 일을 정말 사랑해요. 일 자체를 계속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해하고, 사소한 것에도 계속 감사를 표하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긍정적 영향을 많이 받았죠.


이재욱이 입은 오버사이즈 셔츠와 팬츠, 슈즈는 모두 Bottega Veneta. 조보아가 입은 슬리브리스는 Recto. 팬츠는 Tod’s. 앵클부츠는 Khaite.

이재욱이 입은 오버사이즈 셔츠와 팬츠, 슈즈는 모두 Bottega Veneta. 조보아가 입은 슬리브리스는 Recto. 팬츠는 Tod’s. 앵클부츠는 Khaite.


지금 가장 바쁘게 달리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이죠. 연기 외적으로 받은 에너지가 확실히 힘이 되기도 하나요

그럼요! 다른 작품을 보고 캐릭터를 연구하지만, 제가 스스로 느꼈을 때 뿜어낼 수 있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작은 경험이나 일도 제 안에서 소화하는 게 분명 있다고 봐요.


이런 태도라면 군대도 잘 다녀올 것 같습니다(웃음). 차기작 촬영까지 모두 잘 마치고요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경험이고 배울 게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단체생활을 좀 좋아하기도 하고요(웃음).


아직도 이재욱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

정말 이 딱 한 마디만 써주시면 돼요. 저는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Credit

  • 패션 에디터 장효선
  • 피처 에디터 이마루
  • 사진가 목정욱
  •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혜민
  • 헤어 스타일리스트 백흥권 / 진해인
  •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시노 / 진해인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강연수
  • 어시스턴트 임주원 / 함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