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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진한 여운 남긴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 모음.zip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4관왕에 등극.

프로필 by 이인혜 2025.05.06

'향해, 항해'라는 주제로 대중문화예술계에 화두를 던진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은 지금 한국의 대중문화예술이 앞으로 어디를 '향해', '항해'할 지를 모두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졌어요. 급변 중인 콘텐트 환경 속에서 진화하는 시상식이 되겠다는 포부도 전했고요. 그래서인지 이날 백상 트로피를 거머쥔 수상자들의 소감도 평소보다 더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대상의 주인공은?


제61회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이 받았어요. 이에 김학민 감독은 프로그램 심사를 맡았던 백종원과 안성재, 그리고 출연한 셰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PD로서 대상을 받는 기분은 어떨지 평생 못 느껴보겠다 싶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흑백요리사>는 백상 사상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예능 프로그램이 됐으니, 그 감회도 남다를 듯하네요.



영화 부문 대상은 <하얼빈> 홍경표 촬영감독이었습니다. 다만 홍 감독은 일정 상 직접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리로 전한 수상 소감을 통해 "제작자와 감독님, 배우님들, 스태프들 모두에게 끈적한 동지애가 생겨 '동지'라고 부르며 즐겁게 촬영했던 영화"라며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열정과 헌신을 한, 현장의 동지들과 이 상의 영광과 기쁨을 함께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4관왕!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이날 4관왕에 등극했습니다. 먼저 임상춘 작가가 방송 부문 극본상을 받았어요. 아쉽게도 후속작 집필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연출자인 김원석 감독이 대리 수상에 나섰습니다. 그는 "(극본상을 임상춘) 작가님이 받으실 것 같아서 수상 소감을 여쭤봤는데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만 하셔서 제가 작가님의 마음을 유추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라고 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죠. 이어 "이 드라마 기획을 하면서 (작가님께서) '그냥 우리 드라마 보고 나서,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고 싶고, 아이들 한번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만 들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현실화한 것 같아서 행복해 하셨다"라면서 "작가님은 이 큰 상에 들뜨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글 쓰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라고 했습니다.




방송 부문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과 최대훈의 소감도 인상적입니다. 극 중 전광례 역을 연기한 염혜란은 "여기 우리 애순이들이 있는데, '애순아, 엄마 상 받았다!'라고 외쳐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제 마음 속 광례와 애순이로 있어준 엄마와 딸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다시 한 번 드라마의 감동을 이어갔어요.



'학씨 아저씨' 부상길 역을 열연한 최대훈은 수상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울컥한 얼굴로 무대에 섰습니다. 최대훈은 이어 "제가 받았던 어린이날 선물 중에 가장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라면서 감사를 전했어요. 또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모습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제가 마음의 만선을 이루고 위로를 받아서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폭싹 속았수다>의 유행어이자 자신의 별명이 된 '학씨'를 언급하며 "힘들고 지칠 때마다 거울 보면서 외쳐라. 학씨!"라고 해 큰 박수를 받았네요.


<폭싹 속았수다>는 드라마 작품상도 수상했는데요. 이에 김원석 감독은 "요즘 시대를 '혐오의 시대'라고 하지 않나. 서로 미워하지 말고 같이 잘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인정을 해준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했습니다.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데 이어, 드라마 속 영범의 엄마 역을 맡은 故 강명주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아 먹먹함을 안겼습니다.


'예능상' 이수지X신동엽!


한편 방송 부문 예능상을 수상한 이수지와 신동엽의 소감이 큰 박수를 이끌어냈습니다. 먼저 이수지는 자신을 "웃길 때가 가장 예쁜 사람"이라고 소개했어요. 또 "남편이 저를 웃긴 여자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분이라 감사하다"라고 가족을 향한 고마움을 전한 뒤, "욕을 먹을 때도 있지만, 항상 '덕분에 웃어요'라며 메시지를 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웃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고백해 뭉클함을 선사했습니다.


신동엽은 이날 진행자로 왔다가 남자 예능상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그 역시 자신이 수상자로 호명될 줄은 몰랐기에 "마치 신인상을 받았을 때처럼 머릿속이 하얗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일상에서도 내가 재밌는 이야기를 했을 때 주변이 웃으면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라면서 "많은 후배들이 망망대해에서 어느 방향일지 갈팡질팡할 때 순조롭게 잘 가고 있는 배처럼, 순풍처럼 역할을 하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예능계의 어른 다운 소감을 밝혔어요.


박찬욱 감독의 일침 (ft.대선)



영화 <전,란>으로 각본상을 공동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소감은 '이 시국'에 가장 큰 울림을 줬습니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전,란>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박 감독은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보며 <전, 란> 생각을 자주 했다"라며 용감하고 현명한 국민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점이 영화 속 상황과 현재 사이에 큰 공통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조기 대선도 간접적으로 언급했고요. 그는 "위대한 국민 수준에 어울리는 리더를 뽑아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영화 속에서 차승원이 연기했던 못되고 못난 선조, 그런 사람 말고 진짜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뽑아야겠다"라고 말해 모두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관심 집중됐던 '최우수상X인기상' 수상자들은?

쟁쟁한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였던 각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들의 소감은 어땠을까요? 영화 부문에선 <리볼버> 전도연과 <파일럿> 조정석이, 드라마 부문에선 tvN <정년이> 김태리와 넷플릭스<중증외상센터> 주지훈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는데요. 전도연은 "감독님이 저에게 '이 리볼버의 목표는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게 빛을 발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어요.



그런가 하면 김태리는 "라미란 선배님이 (극 중에서) 연기하신 강소복 단장의 ‘예인’에 대한 가르침처럼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절대 정답은 아니었지만 그게 그때 제 낭만이었던 것 같다. 부족했던 부분을 낭만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다음을 더 잘 해내고 싶은 그런 마음인 것 같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욕심으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원동력 삼아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벅찬 심경을 전했습니다. 주지훈은 "시청자 여러분께 가장 감사하다"라며 "한 작품 씩 거듭할수록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작품을 함께한 모든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했고요.



국내외 팬들의 투표 열기로 주목받았던 PRIZM 인기상의 주인공은 tvN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과 김혜윤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수상의 영광을 만들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또 변우석은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드라마가) 위로가 된다'는 말이었는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어요. 김혜윤은 "사랑만큼 무거운 상을 제가 받게 된 것 같다.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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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글 이인혜
  •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