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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미룬 '언슬전'이 결국 공개를 결정한 이유

전공의 파업 여파로 방송이 줄곧 밀려 왔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5.04.12

의대 증원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사 및 의대생 집단행동이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다수 국민의 공감은 얻지 못한 집단행동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의료 대란 등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곱지 않죠. 이 여파를 정통으로 맞은 것이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언슬전)입니다. tvN의 효자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레지던트들의 고군분투를 그릴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방영 3개월 전 집단행동 시작으로 공개 시기를 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집단행동은 끝나지 않았고, tvN의 모회사 CJ ENM은 결국 올 초 <언슬전>을 4월 중 편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언슬전>의 크리에이터로 나선 신원호 PD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심경을 전했는데요. 이 같은 이슈 때문에 '보호자'로서 이 자리에 섰다며 입을 연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노심초사했었다. 촬영 중반 이후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가 없고, 지금도 모른다"라며 여전히 남은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를 즐겁게 콘텐트로만 봐야 하는데 다른 논리로 좀 삐뚤어지게 읽힐까 걱정"이라며 편성을 미룰 수밖에 없던 이유를 전한 그는 "늘 말씀드리지만, (드라마를) 만들고 이를 풀어드리는 것까지가 저희의 몫이라 생각한다. 물어뜯든 깨물든, 모든 건 시청자들의 몫이기 때문에 처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또 "스태프와 배우들이 너무 고생했고,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이라 너무 재밌고 예쁘게 만들었다"라며 "그런데 이게 다른 이유 때문에 볼 수 없게 된다면 가슴 아플 것 같다"라며 끝내 공개를 결정한 배경도 알렸어요.


<슬의생>이 인기를 얻은 만큼 직면해야 했던 비판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 집단을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지적과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거죠. 이를 두고 신원호 PD는 "'이런 건 현실이 아니다'는 질문을 많이 받긴 한다"라며 "그런데 저희는 현실에서 개연성이 있다 싶은 걸 허구로 만들어 내는 팀이고, 그 안의 디테일을 리얼리티로 채워가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걸 반영하기는 힘들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슬의생> 시리즈를) 판타지라고들 한다. 단지 저희는 많은 분이 원하는 바를 (드라마로) 그려내는 팀"이라며 "보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됐지, 뭐라고 불리는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고요.



연출을 맡은 이민수 PD는 "촬영 후반부 쯤에 의료계 소식을 들었는데, 의외로 촬영 분위기에는 전혀 타격을 받진 않았던 것 같다"라며 사회적 이슈때문에 현장이 침체됐던 건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배우들도 같은 자리에 선 배우들 역시 입을 모아 촬영 현장의 화기애애함을 전했어요.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슬의생> 시리즈의 새로운 팀워크를 보고자 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기대작일 듯합니다. <언슬전>은 12일 오후 9시 10분 전파를 탑니다.

Credit

  •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