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이블로 말할 것 같으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우리가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는 레이블에서 시작된다::레이블, 로고, 스토리, 패션, 마틴 마르지엘라, 몽클레르, 미우미우, 슈프림, 프라다, 엘르, elle.co.kr:: | 레이블,로고,스토리,패션,마틴 마르지엘라

메종 마르지엘라의 화이트 스티치 레이블은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의 은둔적인 성향과 닮았다. 글씨 하나 없이 숫자로만 구성된 로고의 디자인과 사각형의 꼭지점을 담당하고 있는 네 개의 스티치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쿨’한 부분이 그렇다. 숫자를 통해 제품의 카테고리를 분류한 똑똑한 레이블은 고정하는 실을 제거하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분할 수 없게 되어 버리지만, 역설적이게도 해체주의와 구조적인 디자인을 내세우는 마르지엘라의 아이덴티티는 더욱 확고하게 드러나게 된다. 옷 안에 브랜드의 레이블을 삽입하는 것이 럭셔리한 가치를 부각시키는 방법이라고 여겼던 정석에 대한 반항이랄까. 무엇이 됐든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 의도적인 스티치는 브랜드의 역설적 미학을 표현하는 성공적인 라벨링 작업으로 손꼽힌다.브랜드의 마니아들만 아는 깨알 같은 카툰 레이블도 있다. 몽끌레르의 마스코트인 몽덕을 통해 제품의 정확한 세탁법을 알려주는 케어 레이블은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할 때마다 스타일링을 달리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의 특별함을 배가하는 이벤트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프라다는 2017 시즌의 프리폴 컬렉션에서 기존의 블루 라벨을 외부로 노출하는 에티켓 백을 선보였다. 의류와 액세서리들의 창의적인 교류 등을 강조하기 위한 이 탈격식적인 디자인은 로고와 라벨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새로운 도전이다. ‘프라다’라는 네임 밸류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디자인이라는 자부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해도 좋다.1994년 영국인 제임스 제비아가 뉴욕에서 론칭한 아이러니한 탄생 배경을 가진 슈프림은 사실 상표 등록이 불가능한 단어였기 때문에 2013년3월까지 상표 등록이 거절된 채로 브랜드를 운영했다. 바바라 크루거의 프로파간다 작업에서 영감 받았다고 말하는 로고 자체에 대한 스캔들과 관련한 ‘슈프림 비치 티셔츠’의 저작권 소송을 비롯 ‘케이트 모스의 캘빈 클라인 캠페인 티셔츠’, ‘루이비통의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과 관련해 법적 소송에 휘말리면서 정리가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이 같은 반항적인 행보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해 지금의 슈프림을 낳은 셈.본인 스스로 레이블을 각인시킨 이들도 있다. 주인공은 바로 미우미우산 엘르 패닝과 영국산 카라 델레바인. 브랜드의 뮤즈로 컬렉션에 참석한 엘르 패닝의 귀여운 발상과 자신의 출생지를 발바닥에 각인시킨 카라 델레바인의 애국심이 낳은 새로운 레이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