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셀린리가 그린 고양이 왕은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럽다
일러스트레이터 셀린 리가 제레미 모로와 함께 만든 첫 동화책 <고양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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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쓴 모습이 제법 사랑스러운 노란 고양이 왕의 탄생.
책을 내는 것은 오래전부터 꿈꿨던 일이다. 강아지 티스푼과 고양이 루 그리고 마을의 다른 동물 친구들 이야기를 천천히 그리던 중에 <고양이 왕(Le Roi-Chat)> 작업을 하며 동화책 구성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
책은 프랑스에서 지난 3월에 출간됐다. 글을 쓴 제레미 모로는 앙굴렘 국제만화제 수상, 국내에도 출간된 <표범이 말했다>로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 어덜트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어느 날 제레미에게 함께 동화책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메시지가 왔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글을 보내줬는데 마치 연극 한 편을 보듯 생생했다. 특히 자신을 왕으로 여기던 고양이가 어떤 계기로 좌절을 맛보고 성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작업자 입장에서 이 이야기가 특별한 지점은
한 고양이의 성장을 그린 책이다. 인간 관점이 아닌, 자연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동물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딘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나도 작업하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삶의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시각을 느꼈다. 한국에서도 출간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길.

제임스 모로의 글에 셀린 리의 따뜻한 상상력이 입혀진 책은 3월,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통일된 색상과 분위기로 여러 장을 그려야 한다는 점.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한 그림체를 유지하고, 앞에 작업한 그림을 참고하며 다음 장을 그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요령이 생겨 앞부분 몇 장은 새로 그리기도 했다.
영국 아트 잡지 <The Block>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피터 도이그, 박찬욱, 사울 라이터 등 영감의 원천이 다채롭다. 궁극적으로 어떤 창작물에 매력을 느끼나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인 사랑을 비롯해, 사람들의 감정과 연대를 그리거나 자연을 찬양하는 작품들. 최근 가장 와 닿은 작품은 헤르만 헤세의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다. 특히 비행기를 타고 처음 독일 땅을 내려다보게 됐던 허세가 순수한 숲과 땅, 드넓고 붉고 푸른 농지와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베를린과 라이프치히 같이 산업화된 도시를 ‘독일이라는 얼굴에 난 작은 주근깨’라고 표현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셀린 리가 틈틈이 작업한 동물 일러스트레이션.
‘서일페’는 관객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곧바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동력을 얻는다. 페어 때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내 그림을 집에 걸어둔 뒤, 비로소 이 공간이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닌 자신을 맞이해 주는 ‘집’ 같이 느껴졌다고 한 글. 그리고 국내 행사에 참가할 때 매번 찾아와 주는 분들도 계신데 그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연구한다.
2022년에는 서울에서 120여 점을 모아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토록 성실하게 작업하는 동력이 있을까
표현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느끼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 그 감각이 나를 계속해서 창작활동으로 이끈다. 그러다 보니 집에 오면 자연스럽게 캔버스 앞에 앉는다.

많은 사랑을 받은 숲과 고양이 일러스트레이션.
지금 사는 집 앞에 넓은 공원이 있는데 꽃 대신 다양한 모양의 큰 나무들이 곳곳에 서 있다.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는 것 같은 나무줄기와 바람에 흩날리는 작은 나뭇잎을 보면 새로운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내 마음속 ‘고양이 왕’은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뮤즈였던 곰고미. 얼마 전 열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이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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