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쓴 쿠션 모티프의 트위드 클러치백과 화이트 재킷, 초커는 모두 Chanel.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권지용이란 사람은 지금 행복한가요 행복한 삶이란 상대적인 것 같아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요. 남들이 제가 행복해 보인다고 말할 때 저의 어떤 모습이 행복하다고 여기는지 잘 모르겠어요. 만약 절친이 본다면 대중에게 공개되는 좋은 모습 말고도 제가 느끼는 외로움과 허전함, 걱정거리를 잘 알고 있을 테니 제가 그리 행복하다고 여기지 않을 거예요. 무슨 말이냐면, 제가 굉장히 많은 것들을 잃었기 때문에 그만큼 행복해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남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어딜 가나 사랑받고 일도 잘 풀리지만 가진 게 많은 만큼 잃을 것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요즘 행복감도 많이 느끼고 슬픔이나 외로움도 많이 느껴요. 굳이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필요도 없고, 보여서 좋을 것도 없고, 보이기도 싫어요. 너무나 개인적인 일이잖아요. 때문에 보여지는 모습만으로 제가 행복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그럼 권지용은 뭘 할 때 가장 신나나요 신이 난다? 음…. 솔직히 말해 신나고 싶지도 않아요. 되게 우울하고 뭔지 모를 슬픔에 젖어 있는 시간을 나름 즐기고 있는 중이에요. 공허한 느낌이 드는데 이상하게 따뜻해요. 지금이어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라고 생각해 외면하거나 극복하려 들지 않고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슬프면 슬픈 대로, 신이 나면 신나는 대로. 누구나 슬플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잖아요. 저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솔로 앨범의 수록곡 ‘OUTRO. 신곡’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내 나이 갓 만 30세 이상해? 정상 맞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편한 경험인가요 아티스트, 특히 음악 하는 사람은 철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알게 모르게 저도 철이 드는 것 같아 걱정스러워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 하나 잘하면 모두 잘되겠지, 이렇게 간단히 생각하고 뭐든 쉽게 받아들였어요. 덕분에 즐기면서 일할 수 있었는데 올해 들어 고민도 많고 여유도 없고 체력까지 떨어졌어요. 아무리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음악이 나오면 자동반사적으로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음악이 나와도 몸이 일어나지지 않을 때도 있어요. 이러다 만약 어딘가 아프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프고 힘들더라고요. 지금까지 해온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고. 이런 걱정을 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죠. 충전의 필요성을 깨닫고 스케줄이 없으면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요. 놀고 싶은 생각도 안 들어요. 이것만으로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없겠지만 어릴 땐 하지 않았던 생각과 고민을 한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예요.스물 위, 서른 아래의 시간 중 가장 찬란하게 기억되는 순간은 저는 어제보다 오늘 가장 빛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다행히. 권지용이든 지드래곤이든 이름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고 제 모습을 봤을 때 빛이 안 난다거나, 제가 만든 결과물이 실망스럽다면 미련 없이 이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요.울 트위드 재킷과 커튼의 태슬에서 영감을 얻은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양손에 착용한 다양한 커팅의 다이아몬드 세팅 화이트골드 링은 모두 Chanel Fine Jewelry. 비니와 이어링, 팬츠,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울과 알파카를 사용한 루스한 카디건과 어깨에 장식한 튤과 오간자 소재의 플라워 헤어피스는 모두 Chanel.내일이 기대되나요 그렇지 않아요. 어제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할 뿐이지 특별히 내일에 대한 생각을 하며 살지는 않아요. 어제보다 나아져야 한다. 이 말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에요.자고 일어났을 때 어떤 설렘도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나요 올해는 하루하루가 그래요. 원래 이런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었어요. 너무 바빠서 눈뜨면 다른 나라에 있고 눈 감으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있고 그랬어요. 눈뜨면 공연하고 스케줄 소화하고 작업하고. 어떨 땐 감정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어요. 사실 무대에서 제가 뭘 어떻게 하는지 기억하지 못해요. 나중에 방송 보고 뮤직비디오 보고 사진을 보고 나서야 내가 저렇게 했구나 실감하지, 무대에선 말 그대로 홀린 듯이 해버려요. 언제부턴가 스케줄을 확인하지 않게 됐어요. 늘 1년치가 꽉 차 있거든요. 차라리 알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저 하루하루 눈떴을 때 오늘 할 일만 잘해내면 어제보다 좀 더 나아지겠지 생각해요.자신이 가진 것 중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건 순수함. 제 전부라 할 수 있어요. 순수해야 나올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옷을 좋아하는 것도 예쁘게 보여야지, 나는 연예인이니까 멋있게 보여야지, 이런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돼요. 제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에요. 나는 가수니까 좋은 노래 해야지, 내가 행복하기 위해 좋은 노래 써야지. 살면서 순수함을 잃고 무너지는 경우를 가까이서 많이 봤어요. 물론 계산적으로 행동해서 성공한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더라고요. 지금 저 자신한테 행복하냐고 물으면 솔직하게 행복하다는 대답은 못하겠어요. 그런데 적어도 저는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음악적 재능은 어떤가요 아직은 고갈되지 않아 천만다행이에요. 스스로가 바닥 났다고 느끼면 가수를 그만둬야겠죠. ‘감을 잃었다’는 말이 있잖아요. 제 눈에도 감을 잃은 사람들이 보여요. 반대로 대선배님들이나 오래 활동하는 분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감을 잘 유지하고 계세요. 끝까지 멋있게. 그 연세에도 빛이 나죠.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고 위대하다고 느껴요.연륜이 쌓여야 가능한 일들이 있을 거예요.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 시도하고 싶은 게 있나요 나이 때문에 할 수 있고 못하고는 제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나이에 맞는 생활을 해온 게 아니어서 이 나이에는 뭘 할 수 있고, 이때쯤 뭘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요. 여태까지 나이로 인한 한계를 느꼈거나, 어려서 못한다는 것은 딱히 없었어요.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었고, 또 운 좋게도 했던 것들이 잘됐어요. 그래서 나중에 뭘 하고 싶다 그런 건 없어요.대부분 지드래곤으로서 이룬 거겠죠 거의 다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