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의 장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사람들은 뭔가를 갖기 전까지 그 생각만 하잖아. 그런데 막상 그게 내 손에 들어오고 나면 시들해하지. 밤마다 보고 싶다고 속삭이고, 그리워할 때가 좋은 거야. 섹스도 그렇게 가끔 만나서 하면 매번 처음처럼 아주 화끈하고 좋지.::김얀,남자 심리,여자 심리,데이트,솔로탈출,19금,섹스,연애 조언,장거리 연애,롱디,에세이,섹스 칼럼,엘르,elle.co.kr::

"이상하네. 왜 전화를 안 받지?"
그러고 보니 A는 아까부터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않고 있었다.

"야,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금요일에, 아직 10시도 안 됐으면 우리처럼 어디서 술 먹고 있겠지."
B가 뭐가 문제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는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그렇지. 그리고 우리 같은 롱디(long distance relationship의 줄임말)는 연락이 가장 중요하다고."

"핸드폰 배터리가 없거나 그렇겠지. 그리고 롱디의 기본은 믿음 아니냐?" A는 B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다시 핸드폰을 귀에 대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롱디는 내가 너보다 선배야. 나도 2년 동안 그 힘든 연애를 해 봤잖아. 그렇게 계속 전화한다고 해결될 게 아니라니까? 오히려 핸드폰을 켰을 때 전화가 한 통도 안 와 있으면 그게 더 충격이 클걸? 야, 우리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집중 좀 하자."

그제야 A가 핸드폰을 놓고 술잔을 들었다.
"앞으로 1년을 더 이렇게 지내야 한다니까 좀 막막해. 작년에도 추석 때 겨우 한 번 만나게 전부였다고."

해외 발령을 받은 A의 남자친구는 작년부터 인도네시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가 좋은 거야. 보고 싶어서 안타깝고, 누군가 애틋하게 그리워할 수 있다는 거. 나처럼 결혼해서 막상 같이 살아봐라, 이젠 좀 혼자 있고 싶어진다니까."

"그래, 뭘 배우던가, 특별한 취미 같은 걸 좀 만들어 봐. 뭔가 집중할 게 있으면 1년은 금방이지 뭐."
B를 따라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아니,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롱디가 오히려 장점이 더 많다니까. 사람들은 뭔가를 갖기 전까지 그 생각을 더 많이 하잖아. 그런데 막상 그게 내 손에 들어오고 나면 시들해지는 거지. 밤마다 보고 싶다고 속삭이고, 그리워할 때가 좋은 거야. 섹스도 그렇게 가끔 만나서 하면 매번 처음처럼 아주 화끈하고 좋지, 그리고 그런 세월이 있어서 지금은 더 믿음이 생겼어."

A보다도 먼저 장거리 연애를 했던 B는 내년부터 주말부부로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래, 그건 나도 아는데 이렇게 가끔 연락이 안 되거나 할 때면 불안하고 섭섭하고 그래." A는 다시 핸드폰을 쥐고 말했다.

"반대로 생각해 봐, ‘불금’에 연락이 안 돼서 불안하고 초조한 건 그쪽도 마찬가지일 거 아니야. 그리고 만약에 뭐 바람을 피운다거나 하더라도 그건 휴대폰 가지고 다니면서도 당연히 그럴 수 있지. 오히려 그편이 의심도 덜 받고. 자, 일단 차분히 기다려 보고 다음부터는 좀 더 신경 쓰라고 얘기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너도 휴대폰 끄고 우리끼리 신나게 놀아보자."
"그래, 그리고 남친한테 연락 오기 전까지 먼저 연락하지 마. 그럼 이제 불안과 섭섭함은 그쪽의 몫."

학창시절부터 귀가 얇기로 유명한 A는 우리의 꼬임에 금세 흔들렸는지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어 버리곤 웃으며 말했다.

"좋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자, 그럼 빨리 2차 가자."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뜨거운 여자들의 밤이 시작되었다.

김얀이 전하는 말?
한국 나이 35세. 언제나 연애 중인 ‘연쇄 사랑마’.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가고 언니 믿으면 홍콩 간다. 여러분의 성진국 언니,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솔직한 글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학하는 언니 입니다. 그대들을 위해서라면 흑역사 공개도 두렵지 않은 언프리티 섹스타 김얀의 이야기는 elle.co.kr 에서 격주 수요일 찾아 갑니다.

사람들은 뭔가를 갖기 전까지 그 생각만 하잖아. 그런데 막상 그게 내 손에 들어오고 나면 시들해하지. 밤마다 보고 싶다고 속삭이고, 그리워할 때가 좋은 거야. 섹스도 그렇게 가끔 만나서 하면 매번 처음처럼 아주 화끈하고 좋지.::김얀,남자 심리,여자 심리,데이트,솔로탈출,19금,섹스,연애 조언,장거리 연애,롱디,에세이,섹스 칼럼,엘르,el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