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이대

“자식에게까지 물려줘도 좋겠다는 물건이 있으신가요?” 빛나는 센스와 분명한 취향을 지닌 6명의 남자가 이렇게 답했다.

프로필 by ELLE 2010.07.08

펠리시와 고야드의 토트백
애착이 가는 아이템을 찾다보니 역시 가방이란 결론이 나왔다. 백화점 내 편집 매장인 맨gds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아했던 브랜드가 펠리시였다. 클래식하지만 무거운 느낌이 전혀 없으니까.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브랜드라 나에겐 더욱 의미가 깊었다. 그러고보니 고야드의 까만 토트백도 떠오른다. 회사에 들어와 처음으로 소개한 단독 브랜드가 고야드였는데, 당시 매장 문을 열면서 그 가방을 샀다. 언젠간 이 모든 추억을 함께 나누며 아끼던 가방을 아들에게 전해 줄 날이 오겠지.
이상엽(갤러리아 해외사업팀 팀장)   

2  보테가 베네타의 서류가방과 요셉슈츠의 그림
오래 전에 보테가 베네타에서 구입한 빈티지한 느낌의 서류가방. 흔하지 않은 모양이라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더라. 브랜드 특유의 위빙 디테일도 없는 심플하고 베이식한 디자인이라 내 아이가 커서 들고 다녀도 멋스러울 것 같다. 몇해 전 구입한 독일 작가 요셉슈츠의 란 작품도 물려주고 싶다.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봤던 그림을 집에 걸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뿌듯해 할 아들의 모습.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에드워드신(퍼블리카 대표 겸 디자이너)

3  롤렉스와 IWC의 시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롤렉스의 메탈 밴드 시계를 주고 싶다. 이건 부모님의 결혼 예물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장 비싼 돈을 투자했던 IWC의 파일럿 마크 16워치도 괜찮을 것 같다. 보물처럼 간직하라고 말하진 않을 거다. 둘 다 클래식한 시계라 내 아이의 세대에도 충분히 차고 다닐 수 있을테니. 
이준석(10 꼬르소 꼬모 바잉 매니저)



빈티지 커프스 버튼과 콜롬보의 머니 클립
정교하게 세공된 랄프로렌 빈티지 컬렉션의 커프스 버튼. 이렇게 하는 것도 재미날 것 같다. 플라티늄 소재의 클래식한 커프스 링크에 나와 아들의 이니셜을 새겨 내가 쓰다가 아들이 프렌치 커프 셔츠를 입을 나이가 되면 전해주는 거다. ‘살 때부터 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아니면 콜롬보의 머니클립. 지갑은 의외로 빨리 닳아서 오래 쓰기엔 머니 클립이 더 좋다. 물론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겠지.
케네스박(케네스위저드 대표)

5  알든의 슈즈와 클래식 닥터백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알든의 코도반 플레인 토 슈즈다. 아메리칸 클래식 그 자체를 보여주는 이 신발은 결코 식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신었을 때 발이 편하고, 실용적이라 좋다. 밑창만 교체하면 다시 새것처럼 신을 수 있으니 대대로 물려줄 만하지 않나? 발 사이즈가 안 맞으면 내가 많이 아끼는 클래식한 토트백을 주겠다. 의사의 왕진가방처럼 생겼는데, 20년 전 도쿄에서 아버지가 사주신 거다. 비싼 돈 주고 산 새 가방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가치를 내 아이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홍승완(디자이너)

IWC의 시계와 빈티지 책상
나에게 아들이 있다면 지금 쓰고 있는 카이 크리스티앙의 빈티지 책상(1956년 생산된 것)을 물려줄 것이다. 그 아이가 이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하고, 깊어지며 외유내강한 인물이 되었으면 하는 아버지의 바람이랄까. 또 하나는 결혼할 때 부인이 선물한 IWC의 포르투기스 워치. 오토매틱 워치인데, 주기적으로 분해해 청소해야 함은 물론 수시로 시계 외부를 닦고, 스트랩도 교체해야 제대로 작동한다. 훗날 아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때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빛을 발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이 시계를 손에 쥐어 주고 싶다. 아,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너는 알까?
박성준(란스미어 브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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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안주현
  • 포토그래퍼 최미경
  • 어시스턴트/ 여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