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여성영화를 만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어느덧 12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4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열린다. 어떤 영화를 봐야할지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3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이 영화에 무조건 마음을 던져도 좋다. 이것이야 말로 궁극의 추천작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백인의 것, 신촌 아트레온, 여자들만의 세상, 클레르 드니, 이자벨 위페르, 쉬린 네샤트, 샤누쉬 파시푸르, 혁명의 시간, 하나 마흐말바프, elle.co.kr, 엘르, 엣진:: | ::서울국제여성영화제,백인의 것,신촌 아트레온,여자들만의 세상,클레르 드니

백인의 것 White Material (2009) 2008년작 에서 흑인 가족의 삶을 다룬 것처럼, 사회적 마이너리티들에 대해 클레르 드니는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금기 사이에서 방황하는 그녀의 캐릭터들은 늘 이방인의 정서를 갖고 있다. 고뇌하는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작 은 반란으로 분열된 아프리카 한 익명의 나라가 배경이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백인여성 마리아(이자벨 위페르)의 삶을 담아낸다. 아버지와 전남편, 그리고 십대 아들까지 삼대의 생계를 지탱해 온 커피 농장이 그녀의 맹목적인 완고한 자존심으로 인해 위협받자, 앙드레(크리스토퍼 람베르)는 그녀 모르게 가족들을 프랑스로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마리아와 앙드레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사이 농장은 반란군 장교의 은신처가 되고, 무법 상태의 아이들 군대가 정글 사이에 숨어 그들을 둘러싼다. 아프리카의 식민 상황을 백인 소녀와 흑인 노예의 관계로 풀어냈던 클레르 드니의 데뷔작 (1998)처럼 역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시적인 아름다움으로 담아낸다. , 에서 클레르 드니의 히로인이었던 베아트리체 달 대신 이자벨 위페르가 그녀의 분신을 연기하는 것도 흥미롭다. 영화광들이라면 미카엘 하네케와 클레르 드니 영화 속에서 위페르가 어떤 차이를 보여주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건이다. 여자들만의 세상 Women Without Men (2009)이슬람 여성에 관한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쉬린 네샤트의 첫 장편 영화다. 그녀는 그림문자를 겹쳐 찍은 자신의 포트레이트 사진 작업 연작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차도르를 걸친 아랍여성들을 소재로 회교 사회에서 종교와 남성에 지배받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담아낸 로 제3회 광주 비엔날레 대상(2000)을 받았고, 로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의 유명 여성작가 샤누쉬 파시푸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02년부터 네샤프는 파시푸르 소설의 여성 캐릭터를 모티브로 5개의 비디오 작품과 사진을 제작해 전시해왔다. 파시푸르는 네샤트의 작업에 참여해 (2004)의 각본을 쓰고, (2005)에 배우로도 출연했다. 2009년에는 이 작업을 기반으로 해서 장편 을 완성했다. 1953년 미국과 영국 정보 기관의 배후 조종으로 일어난 이란 쿠데타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한 아름다운 과수원에 모여든 네 여인은 자립적으로 생활하며 스스로 위안을 찾고, 깊은 동료애에 이르게 된다. 영화는 미국이 만들어낸 이란의 왜곡된 이미지에 대해 도전하면서, 이란 여성의 삶과 정치의 관계성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2009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 감독상과 유니세프 상을 수상했다. 혁명의 시간 Green Days(2009)보수적인 이란 사회를 비판하는 하나 마흐말바프의 영화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란 소녀 아바는 최근에 이란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들로 인해,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 정신과 의사에게 충고를 받은 아바는 연극으로 치유를 시도하지만, 연극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당한다. 여성이 능력을 펼칠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이란 사회에 더욱 숨히 막힌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인 도시는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사람들은 현 정권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거리로 나간다. 기대와 흥분이 쌓인 거리는 혼란스럽다. 그러나 아바는 변화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가 없다. 그녀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자신의 희망을 다시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시민은 개혁파 대통령 후보 무사비를 상징하는 녹색을 두르고, 반정부 집회를 하지만 결국 경찰에게 폭행을 당한다. 한가닥 희망마저 무참하게 짓밟힌다. 마흐말바프 가족의 막내인 하나 마흐말바프는 아버지의 영화 에 배우로 출연했다. 아홉 살 때 만든 첫 단편 은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열네살 때 언니 사미라의 영화 의 촬영 현장 뒷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찍은 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열여덟 살에 만든 장편 데뷔작 (2007)에서는 여섯 살 소녀 박타이의 눈을 통해 증오와 폭력으로 길들어진 바미안의 아이들을 보여주었다. 은 정치적 변화를 꿈꾸었던 사람들이 짊어질 좌절과 무력감을 담아내고 있다. 이것은 지워지지 않는 이란의 트라우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