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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의 반려동물 다이어트 코치

지난 편에 이은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펫 다이어트’ 상식과 그로부터 배우는 우리의 다이어트 교훈까지. 알차게 눌러 담은 코치 D의 건강 상담소.

프로필 by ELLE 2016.04.26



제한급식 VS. 자율급식
반려동물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뜨거운 화두인 급식 방법. 과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식사를 주는 게 좋을까, 먹이를 쌓아놓고 내킬 때 양껏 먹도록 해야 할까? 여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본다. 개와 고양이 모두 어릴 적부터 ‘자율급식’을 권한다. 인간과 달리 이들의 일일 식사 횟수는 경향성이 없다. 가만히 두면 일 3회에서 최대 20회까지 ‘본능’에 따라 내킬 때 알아서 먹는 걸 볼 수 있다. 배가 고프면 적당히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두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일단 그들의 원초적 본능을 믿어보자. ‘언제 어디서나 먹을거리가 풍부하다’는 확신이 들면 외려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이 줄어든다. 그런데 인간의 손길을 타면 학습이 시작된다. 반려동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 예를 들어 길에서 ‘캣맘’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길고양이들은 밥 주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해 칼같이 같은 시간과 장소에 나타나곤 한다. 만약 당신의 반려동물에게 패턴이 아닌 ‘불안감’ ‘불확실성’이 학습된다면? 불안감 때문에 먹이가 보이면 눈앞에 있는 걸 있는 대로 몰아서 먹어치우는 ‘초식동물 마인드’가 형성된다. 특히 직장인 1인 가구에서 쉽게 나타나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 몰아서 주기’ 급식이 그러하다. 이런 부분적 제한급식은 ‘간헐적 폭식’을 유도하기 쉽다. 특히 반려동물이 한 마리일 때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커서 그럴 위험성이 증폭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자율급식을 시작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고 먹이자극 외에도 놀이자극과 같은 외부 요인을 투입해 주의를 분산해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긴 경우는 정량의 사료를 정해진 시간에 급여하는 전자식 ‘자동급여기’ 활용을 적극 권한다.


고양이에게서 배운다
이게 끝은 아니다. 펫의 다이어트로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 인간이 배울 수 있는 교훈 역시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들의 다이어트에서 우리를 위한 다이어트 영감을 얻어본다.
올바른 기준을 세운다
다이어트에 있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도 애초에 목표와 기준이 왜곡돼 있다면 백방이 무효다. 개나 고양이는 종에 따른 특성이 있다. 웰시코기나 닥스훈트 같이 다리가 짧은 견종들은 선천적으로 비만해지기 쉽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 견류는 체중이 많이 나가도 무조건 비만이 되진 않는다. 그래서 수의사들은 BW(체중지수), BCS(신체충실지수), FBMI(고양이 체지방률)과 같이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삼아 품종이나 연령, 체급에 따른 변수를 감안해 동물의 비만도를 평가한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돌이켜보자. 막상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할 때 ‘동물만도 못한’ 애매모호한 기준을 가지고 무모하게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자신의 신장과 성별, 연령, 질병 이력 따위는 무시하고 ‘일단 무조건 47kg’ ‘무조건 모 브랜드 44 사이즈’라는 식. 보다 객관적인 기준이 절실하다. 제안하고 싶은 기준은 바로 WHR(Waist Hip Ratio : 복부지방률)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학교나 피트니스센터, 비만 클리닉 등이 브로카계수(Broca’s Method), 로흘러 지수(Rohler’s Method), BMI(Body Mass Index)와 같은 낡은 측정법으로 비만도를 판정해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주로 키와 체중을 이용해 비만도를 측정하는 이들 낡은 공식에 자기 몸무게를 넣어보고 깜짝 놀란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ex : 비만도= 키-100cm×0.8). 그러나 이런 통계수치들은 20~30년 전 서양에서 만들어져 현재의 경향과 맞지 않고, 체지방률을 반영하지 못해 운동선수와 마른 비만인 사람들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때문에 멀쩡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과한 체중 감량을 강요하기도 한다. 따라서 다이어트 목표를 세울 거라면 WHR 이용을 적극 권장한다.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비율로 0.9 이상은 비만, 0.8 이하는 날씬함을 의미한다. 참고로 사람들이 콜라병 몸매로 예찬하는 스리 사이즈 32-24-34를 WHR로 환산하면 0.71, 황금비례라는 비너스의 값이다. 여러 의미에서 ‘노토리어스’한 마텔 사 바비인형의 WHR은 0.65이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것.
30대의 다이어트는 20대와 달라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실패의 경험은 나쁘다고들 하는데 이는 아니다. 실패로부터 배울 점이 많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합격 수기는 물론 불합격(실패) 수기도 읽는다. 진짜 나쁜 경험은 바로 ‘잘못된 방식으로 성공한 경험’이다. 잘못된 방식에 도취돼 똑같은 오류를 반복하면서도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려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다이어트로 치자면 성장호르몬이 펑펑 쏟아져 나오던 소싯적에 아무것도 안하고 쫄쫄 굶고 하루 2시간씩 걷기만 해서 살을 뺀 기억 정도가 될 수 있다. 그다지 건강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방법으로 우연찮게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서른 즈음에 다시 한 번 같은 방식으로 다이어트에 들어간다면? 속된 말로 ‘멘붕’을 겪는다. 인간은 만 25세를 전후로 성장이 끝나고 노화에 접어든다. 만 30세에 접어들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매년 2~3%씩 대사율이 떨어진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찌고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운동이 필요하다. 수의사들은 만 10세가 넘은 노견과 노묘들은 사료의 급여량을 줄이든지 저칼로리 식으로 사료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다 같은 맥락이다.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 고식이섬유
다이어트 처방식으로 출시되는 반려동물 처방식들의 공통 조성이 바로 이것이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늘리고’.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가공식품을 멀리하라
더불어 공장에서 나온 사료가 실제 재료로 만든 생식만 못하다는 이야기 역시 앞에서 했다. 사람으로 치면 여러 공정을 거쳐 엠프티 칼로리는 높고 맛은 자극적인 가공식품에 해당된다. 가공식품을 멀리하라! 


결론은 Be Natural!
인간이 만든 콘크리트 정글 속에 갇힌 동물들은 날이 갈수록 뚱뚱해진다. 야생의 사냥감은 먹고 배가 부르면 남기던 고양이들이 공장에선 나온 사료들은 쉼 없이 먹는다. 사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태해진 몸에는 기름기가 낀다. 그러나 뚱뚱해진 것은 반려동물뿐이 아니다. 그들 옆에 선 우리의 모습 또한 서로 닮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태초의 인간(호모사피엔스)도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가 본능에 충실한 야생동물이었을 때 인류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인하고 건강했으리라. 결국 반려동물의 다이어트에서 얻을 수 있는 공통된 교훈은 운동하고, 규칙적으로 먹고, 가공식품을 멀리하는 자연적인 삶. 자연에 가까운 삶을 살아야 건강해지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오늘의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Credit

  • writer 남세희
  • editor 김미구
  • PHOTO GETTY IMAGES/imazins
  • art DESIGNER 이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