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영향력있는 시계 브랜드 총집합

매년 스위스에서는 크고 작은 시계 박람회가 열린다. 그중 제네바에서 열리는 SIHH는 영향력있는 주요 시계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발표하는 곳이다. <LUEL>은 1월18일에서 22일까지 열린 2010 SIHH를 다녀왔고, 19개의 브랜드가 새롭게 선보인 120여 개의 시계를 살펴봤다. 이제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의 시계.

프로필 by ELLE 2010.04.05

RETURN OF THE HERITAGE
브랜드의 창립이나 특정 모델의 출시를 기념하는 시계들이 많이 나왔다. 과거의 영광을 재해석하고 현대의 첨단을 더한 기념 시계들.
‘초심으로 돌아가다’. 올해 SIHH에 참가한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마음일 테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시계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이 전성기 때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브랜드마다 자신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정체성을 세워주었던 과거의 영광들을 끄집어냈다. 클래식, 레트로, 빈티지, 헤리티지, 애니버서리 등은 SIHH에 참가한 브랜드들의 신제품 발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들이다. 올해 SIHH는 과거에 나온 인기 모델을 재해석한 시계, 브랜드의 창립과 과거 특정 컬렉션의 출시를 기념한 시계들이 많이 나왔다. 올해 등장한 기념 시계들은 단순한 자기 복제가 아닌 그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아 랑게 운트 죄네는 창립자 F.A. 랑에가 1845년 독일 글라슈테로 이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65주년 오마주 랑에’ 시리즈를 줄줄이 내놓았다. 파네라이는 1943년에 출시된 메르 노스트럼을 리바이벌했다. 피아제와 바쉐론 콘스탄틴은 과거 그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얇은’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주었던 슬림 시계를 재해석, 더욱 얇은 시계를 내놓았다.

80년을 한결같이
IWC 포르투기즈 요트 클럽 크로노그래프

매년 SIHH에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IWC는 올해 그들의 테마인 ‘항해’에 맞춰 부스 전체를 배의 갑판처럼 꾸며 놓았다. 올해로 공식 론칭 80주년을 맞은 IWC의 대표 컬렉션인 포르투기즈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 시계는 IWC가 포르투갈의 항해사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 이제까지 나온 포르투기즈는 점잖은 수트에 어울리는 클래식 시계였으나 올해는 새로운 감각이 더해졌다. 바로 스포츠성이다. 구체적인 종목은 요트. 덕분에 좀 더 캐주얼하고 젊어졌다. 그렇다고 포르투기즈 특유의 우아함을 잃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좋다. 기능면에서도 한보 전진했다. 12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다이얼을 주목해보라. 크로노그래프 시침과 분침이 한 다이얼에 있다. 이 기술적 진보로 속도 측정 시에 시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크로노그래프 기능, 45.4mm 케이스, 러버 밴드.



일거양득
피아제 울트라신 무브먼트 12P 출시 50주년 기념 알티플라노
피아제의 전설적인 무브먼트 칼리버 12P가 나온 지 올해로 50년째다. 당시 12P는 두께 2.3mm로 오토매틱 무브먼트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했다. 피아제는 올해 이를 기념하기 위한 50주년 모델을 내놓았다. 오토매틱 무브먼트 두께는 2.35mm다. 되레 두께가 두꺼워졌다고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무브먼트 위로 얹어지는 로터까지 포함된 두께라 의미를 가진다. 1200P에는 플래티넘으로 만든 작고 얇은 두께의 미니 로터가 내장되어 있다. 1200P에 들어가는 톱니바퀴의 두께는 0.12mm로 이제껏 피아제의 울트라신 무브먼트들에 쓰였던 톱니바퀴 두께 0.2mm보다 얇다. 이는 머리카락 두께(0.08mm)보다 30퍼센트 굵은 정도다. 이 궁극의 무브먼트를 장착한 알티플라노의 전체 두께는 5.25mm!  이렇게 해서 알티플라노 컬렉션 중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가 나오게 되었다. 시계 하나로 두 개의 신기록을 갱신한 셈이다.
 43mm 케이스, 악어가죽 밴드, 블루와 블랙 다이얼 각각 235개 한정 생산.



기억 속으로
예거 르꿀뜨르 마스터 메모복스
‘기억의 소리’란 뜻을 가진 메모복스는 195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람 기능을 가진 시계다. 1956년, 예거 르꿀뜨르는 세계 최초로 알람 기능을 가진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손목시계를 내놓았다. 메모복스 탄생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마스터 메모복스는 알람 기능뿐 아니라 3시 방향의 날짜창을 추가하고, 진동수를 높인 무브먼트를 탑재해 시계의 정확성을 더했다. 마스터 메모복스는 핑크 골드 케이스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두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그중 알람 디스크에 주요 도시명을 표기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메모복스는 1958년에 예거의 창립 1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나온 메모복스 월드타이머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40mm 케이스, 실버 다이얼. 핑크 골드는 250개, 스테인리스 스틸은 750개 한정 생산.



가장 얇다!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리크 울트라파인 1955, 1968
바쉐론 콘스탄틴은 1955년과 1968년에 나온 울트란신 모델을 리바이벌했다. 1955는 원형, 1968은 사각형이다. 이는 1955년, 바쉐론이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만든 지 50년이 지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모델은 이번 박람회에 나온 시계 중 가장 얇은 두께인 4.1mm를 자랑한다. 두 시계에 탑재된 수동 무브먼트의 두께는 1.64mm다.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피아제의 슬림 시계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두 브랜드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무브먼트와 시계 두께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히스토리크 컬렉션은 케이스 소재로 핑크 골드(4N)를 사용했다. 이는 레드 골드(5N)보다 구리 함유량이 적은 소재로 옐로와 레드 골드 사이의 오묘한 컬러를 보여준다. 우아하고 아름답다.
 1955 36mm 케이스, 1968 35.2X35.2mm



쿼츠 무브먼트를 사랑한 기계식 시계
제라 페리고 로리토 쿼츠 40주년

지금은 쿼츠 무브먼트가 하급 시계의 전형물로 전락했지만, 40년 전만 해도 일본과 미국,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들은 시간 오차 없이 정확성을 보장해주는 쿼츠 기술을 손목시계에 적용하는 경쟁이 치열했다. 승자는 제라 페리고였다. 세계 최초로 수정 진동자(쿼츠)가 1초에 3만2768회 진동해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를 손목시계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실험 모델이 1971년과 1972년 사이 뇌샤텔 옵저버로부터 정식으로 승인받고 성공적으로 론칭한 후, 제라 페리고는 쿼츠 무브먼트 GP350을 다른 브랜드에 2만 개 이상 팔아치웠다. 그러다 1975년에 GP350을 탑재한 그들의 상용 모델을 내놓았다. 그것이 로리토다. 로리토 쿼츠 40주년은 제라 페리고의 대표 컬렉션인 로리토 출시 35주년과 쿼츠 무브먼트 GP350 출시 4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시계다.
 42.60mm 케이스, 스틸 브레이슬릿, 쿼츠 무브먼트 탑재, 40개 한정 생산.



* 자세한 내용은 루엘 3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디터 손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