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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와 션, 오빠가 돌아왔다

'기부 천사' 션과 '기분 천사' 지누. 시공간을 넘나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전히 청춘인 오빠들이 돌아왔다.

프로필 by ELLE 2015.05.28



션의 데님 재킷은 Ralph Lauren Purple Label, 베스트는 Brunello Cucinelli, 셔츠는 Calvin Klein Jeans. 팬츠는 Ralph Lauren Purple Label. 지누의 데님 코트와 팬츠는 모두 Burberry Prorsum. 베스트는 Ralph Lauren Purple Label. 셔츠는 Brunello Cucinelli,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체크 패턴 수트와 화이트 셔츠는 모두 Thom Browne.




데님 재킷과 니트 베스트, 셔츠와 팬츠, 벨트는 모두 Prada. 하이톱 슈즈는 Nike.





지누의 화이트 재킷과 톱, 블랙 팬츠, 선글라스는 모두 Gucci. 션의 엠블럼 장식의 스리피스 수트와 그레이 톱, 선글라스는 모두 Gucci.




지누의 네이비 컬러 턱시도 수트는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톱은 Versus. 슈즈는 Nike. 션이 입은 스트라이프 패턴의 재킷과 팬츠는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헨리넥 톱은 Tom Ford. 슈즈는 Nike.


지누션을! 11년만의 컴백 이슈로! 인터뷰하다니! 이게 웬 횡재인가요 지누션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야?
물론이죠. MF도 즐겨 입었고요 지누 ‘한번 더 말해줘’ 뮤직비디오 감독도 그렇고 컴백 준비하면서 우리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와 함께 일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첫인사가 주로 “어머, 어떻게!”였어. 진짜 재밌어(웃음).
컴백의 방아쇠를 당긴 건 역시 <무한도전>(이하 무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이었나요 개인적으론 음악을 하고 싶어서 지난 10년간 준비해 왔거든. 근데 ‘지누션은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게 바로 ‘토토가’ 직전이었어. 그래서 처음 <무도>에서 촬영 요청이 왔을 땐 지누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 했지. 근데 하차 이슈로 촬영분이 방송에 못 나가는 바람에 재촬영 요청이 들어왔는데 제작진에서 둘이 같이 나왔으면 하더라고. 하고 싶은 입장에서 내가 지누를 설득했지. 지누 4집 활동 이후 회사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무대에 오른다는 게 상상이 안 가는 거야. 빅뱅 데뷔부터 뮤직비디오 작업들도 했고 YG 재팬 세팅 등 해외 파트 업무들을 해왔거든. 후배들을 위해 일하면서 내가 전체 그림의 일부라는 게 되게 좋더라고. 굳이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나로 인해 이런 것들이 이뤄졌다는 데 만족했지. 근데 어느 순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션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무도>라면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션 난 가끔 콘서트에 가면 ‘저 자리에 내가 있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어. 이렇게 컴백하게 된 건 ‘토토가’가 계기가 됐지만 지누션의 음악을 알리려면 1997년 데뷔 때만큼이나 개척해야 할 것들이 많을 거야.
‘토토가’는 일시적인 행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지누 일상에 젖어 있다가 다시 무대에 오르니까 설레고 흥분되고 긴장되고 새로운 감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들었던 것 같아. 아우, 더 하고 싶다, 이런 느낌이 싹 온 거지. 그 후에 몇 번의 공연을 더 했는데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예전보다 우리 무대가 좋아졌더라고. 아마 우리는 음악이 일이 돼버린 순간 더 이상 즐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지금은 다시 즐기는 모드야.
11년 전, 4집 <노라보세> 앨범 역시 놀 권리, 즐기는 것에 대한 화두였어요. 지금도 여전하네요 지누 우린 음악을 엔터테인먼트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선보이고 싶어. 음악의 긍정적인 면 말이야.
힙합 음악이라면 다소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일까요 선입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흑인들은 그들의 삶이 힙합이었기 때문에 개토에서의 생활이나 사회 부조리 등을 풀어냈지. 우리 삶은 다르잖아. 그렇다면 우리의 삶 안에서 노래할 수 있는 것들을 끌어내는 것 또한 힙합이거든. 분명 반항이나 저항일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닌 음악이 힙합이라고 생각해. 지누 힙합은 틀이 없는 게 장점이야. 예전에 우리가 부른 ‘전화번호’ 같이 여자 꼬시는 노래를 냈다고 힙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거든.
4집 앨범을 냈을 때 “30대인 저희가 힙합을 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인 거죠”라고 했어요. 이젠 무려 40대 힙합 뮤지션이잖아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무엇을 긁어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하게 돼요 분명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야. 우리도 20대엔 ‘이제 더 이상’ 같은 노래를 통해 사회 부조리들을 인상 찌푸리면서 얘기하곤 했잖아. 그땐 그런 걸 고발하듯 얘기하면서 고쳐보려고 했거든. 근데 시간이 지나서 보니까 세상은 그렇게 해서는 고쳐지지 않더라고. 내가 바뀌니까 비로소 조금씩 세상이 바뀌는 것 같아. 지누 그런데 이번 디지털 싱글 ‘한번 더 말해줘’는 타블로가 쓰고 PK라는 친구가 편곡을 했는데 뉴 디스코 장르야. 힙합보다 좀 더 대중적으로 지누션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노래야. 누구나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이고.
대중성이 우선이었나요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은 일이 엄청 순탄하게 진행될 때가 있잖아. 이번 작업이 그랬어. 곡 작업부터, 녹음, 뮤직비디오 작업 등이 YG 역사상 가장 빨리 진행된 프로젝트야.
까다롭기로 유명한 YG에서요? 지누 YG는 앨범 발표 시기를 미리 정해 놓고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 작업 퀄리티가 우선이야. 우리 작업이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되니까 깜짝 놀랐지. 유재석, 김현정, 양동근을 비롯 많은 동료들이 뮤직비디오에 참여해 준 것도 놀랄 만큼 감사하고. 대중적으로 만들어야겠다, 뭐 이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곡이 나왔는데 너무 좋았어. 앞으로 진행할 5집 앨범 작업은 조금 더 고민하면서 전체 그림을 잘 그려야 할 것 같아.
지누션이 가장 히트한 앨범이 70만 장 정도 됐죠 아마 그럴 거야. 1집 때. 힙합 음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음반 판매고였을 거야.
요즘 음원 시장이 어색하진 않으세요 지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쉽게 회전된다는 단점도 있는 것 같아. 1위를 반나절 한다는 건 예전엔 말도 안됐잖아.
지누션이 컴백한다니 주위 반응은 어땠어요 우리 앨범 작업이 확정됐을 때 에픽하이가 형들이 이렇게 나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고. 30대 중반이 되니까 ‘언제까지 이런 음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나 봐. 우리가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후배들의 수명이 10년은 연장된 거라 그게 되게 고맙다고.
수명 연장의 아이콘이자 힙합 개척자의 임무를 가져가야 하는 운명인가 봐요 후배들에게 이런 얘길 듣다 보니 ‘아, 그게 또 우리의 몫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조금 더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거라고 해야 할까. 지누 힙합 신에 40대가 어디 있어. 말도 안 되지. 생각해 보면 4집 활동 이후 너무 나이 먹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해.
오늘 화보 컨셉트가 ‘청춘’이었어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당연히. 진행 중인 청춘이지, 그렇게 믿고 있어(웃음).
청춘은 나이와 비례할까요 아니, 열정에 비례한다고 생각해. 나이가 어려도 열정이 없다면 청춘이라 표현하긴 힘들겠고 예순 살이 넘어도 삶에 열정으로 도전을 이어간다면 그 역시 청춘 아닐까. 지누 마인드가 중요하지. 자유롭고 긍정적이고 틀에 박히지 않으며 도전 정신 있는 마인드! 계속 새로운 걸 찾으면서 뭐랄까 ‘노땅’ 되는 걸 거부하는?
정신적 청춘이어도 체력 앞에 장사 없잖아요 음, 사실 난 운동선수야(웃음). 매일 10km 정도를 달리고 철인 3종 경기도 나가고 1년에 20개 정도의 마라톤 대회에서 뛰고 있으니까 체력은 어느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 지누 난 2년 동안 프로 골프 선수보다 골프를 더 많이 쳤어. 근데 카트를 너무 많이 타 가지고 체력에 큰 도움은 안돼(웃음). 농담이고, 아직 나쁘진 않아. 그래서 내가 무대를 좀 더 활보하는 편이야. 전체 그림에서 그래도 지누션이 아직 괜찮구나, 싶어 보이게.
지누션의 음악은 00이다 지누 영화를 보다 보면 사운드트랙이 있잖아. 우리 음악이 일상의 사운드트랙이었으면 좋겠어. 우리 음악으로 좀 더 신나고 즐거운 삶에 배경이 된다면 임무 성공이지. 영화의 즐거운 한때에 나오는 음악이 지누션의 음악이다.

Credit

  • editor 채은미
  • photo 신선혜
  • stylist 김봉범
  • hair&make-up 김환
  • assistant 이지현
  • design 최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