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된 계단
분리된 공간을 이어주거나, 건축의 미학을 되짚어보는 것. 우리가 놓쳤던 계단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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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마당
곡선이 가진 우아함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유연하게 흐르는 곡선미가 놀랄 만큼 신비롭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 1층, 카페 마당의 한구석에는 거대한 규모의 커브형 계단이 자리한다. 1층과 2층 매장을 거쳐 3층 갤러리까지 관통하는 이 계단은 전 세계 에르메스 매장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건축가 르나 뒤마(Rena Dumas)의 손에서 탄생했다. 앞에서 바라보면 한없이 우아하고 세련된 얼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스파이럴 형태를 띤, 제법 아찔한 모양새다. 계단의 손잡이를 유심히 보자. 에르메스 가죽으로 전체를 커버링해 매장과 연결된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보여준다. 제품에 담긴 고급스러움을 공간에 그대로 옮겨왔으니, 과연 에르메스다.
add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 tel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546-3643
 
 
 
 
 

 
테이스팅 룸
45년 된 낡은 건물을 개조해 만든 테이스팅 룸 이태원점은 이곳을 설계, 시공한 비안디자인의 사옥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공간 이곳저곳에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디자인 요소가 숨어 있다. 1층의 분리된 공간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지하 레스토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계단 인테리어다. ‘ㄱ’자 모양으로 설계한 야트막한 나무 계단은 흥미롭게도 계단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연출된다. 지하에서 계단을 정면으로 보면 다락방 같은 안락한 느낌이, 1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계단 위에 진열해 둔 화려한 서적들과 주변 테이블이 어우러져 색다른 시각적 재미를 선사한다.
add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44-29 tel 797-8202
 
 
 
 
 

 
게이트 21
해방촌 입구에 자리한 게이트 21은 밤과 낮이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이곳의 지역색을 쏙 빼닮았다. 오후에는 따뜻한 차와 커피를 즐기는 아늑한 분위기라면, 저녁에는 달콤한 와인이 함께 하는 제법 화려한 무드가 연출된다. 1층은 카페, 지하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으로 컨셉트에 맞게 공간을 분리했다. 1층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통로 끝에는 나선형 계단이 자리한다. 빙그르르 돌아가는 까만 철제 계단은 공간 전체에 주로 사용된 나무와 벽돌 소재, 그레이, 블랙 컬러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모던한 공간에 한줄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계단을 돌아 내려가면 정갈하게 정리된 레스토랑이 나타난다. 테라스와 연결된 벽은 오픈형 도어를 활용해 지하가 주는 답답함을 없애고 공간의 아늑함을 강조했다.
add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21 tel 749-2112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에는 일명 ‘미친 계단’이라고 불리는 계단이 있다. 알림터에 위치한 나선형 구조의 계단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이 계단을 건축한 기술자들이 혹독한 고난도의 작업을 했다는 데서 붙은 별명으로 구불구불하고 들쭉날쭉한 모양새가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워 자동적으로 카메라를 꺼내들게 만든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결되는 이 유선형 계단은 층마다 다른 형태의 곡선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어떤 공간, 어느 위치에서나 다 다르게 보이는 독특한 구조미를 자랑한다. 출발은 반드시 4층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공간이 주는 미학과 함께 아찔한 스릴까지 맛볼 수 있으니 말이다.
add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tel 2153-0000
 
 
 
 
 

 
콘래드 서울
한국에서 제일 긴 계단이 어디 있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콘래드 호텔이라고 답할 것. 한국기록원(KRI)에 등재된 국내 최장 길이와 높이의 계단이 바로 여기 있다. 길이 159.85m, 높이 36.79m의 나선형 계단은 1층 로비부터 시작해 2층 레스토랑과 3층 그랜드 볼룸을 거쳐, 5층 웨딩 전용층인 파크 볼룸으로 연결된다. 이 계단이 유난히 입소문을 탄 요인 중 하나는 웨딩 세레모니. 신부가 우아하게 드레스 자락을 끌며 계단을 내려오는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신부의 모습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로맨틱한 장면이어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웅장한 계단의 실루엣을 한눈에 감상하고 싶다면, 로비 카페테리아에서 한쪽 구석 끝으로 움직여보자. 고개를 들면 시야 가득 들어오는 압도적인 규모의 층계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add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서울국제금융센터 tel 6137-7000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청담동 한복판에서 소비 대신 여행을 부추기는 이색적인 공간. 원더월(Wonderwall)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사미치 카타야마가 디자인했다. 가장 먼저 시야를 압도하는 것은 장엄한 서가의 풍경이다. 마땅히 천장과 벽이 있어야 할 모든 자리를 서가가 대신해 미지의 세계로 들어온 듯 낯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계단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형태로 서가의 중앙에 놓여 있는데, 2층에서는 이 계단이 구름다리의 통로처럼 양쪽으로 분할돼 있다. 과감하게 뒤틀린 각도를 따라 이어지는 동선은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수고로운 모험 정신을 닮았다. 오직 계단을 통해서만 도착할 수 있는 1.5층은 이 공간의 백미다. 마치 커다란 벽난로처럼 계단의 측면을 파고들어간 이곳에서는 테마별로 놓인 다양한 여행 서적을 감상할 수 있다.
add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52길 18 tel 3485-5509
 
Credit
- editor 손은비
- photographer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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