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겨울날의 호사

차의 온기가 코끝을 스쳐 목을 지나 마음으로 전해졌다. 추운 겨울날 마시기 좋은 스무 가지의 티백을 모아봤다.

프로필 by ELLE 2015.01.12

 

1 로즈 위드 프렌치 바닐라
찻잔을 코로 가져가는 순간 우아한 장미 향에 취한다. 후각이 미각과 연결된다는 게 이런 걸까. 입 속에서도 계속 장미를 머금고 있는 듯하다. 꽃내음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때쯤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혀를 감싼다. 플라워 모티프의 찻잔에 함께 우려먹으면 맛과 향이 배가된다. 저녁 식사 후나 애프터눈 티로 딱이다. 100g에 한 세트, 2만5천원, 딜마.

 

2 마음티
앙증맞은 캐릭터에 웃음이 절로 난다. 티백에 실이 없다고 의아해할 필요는 없다. 양 옆의 팔걸이를 컵에 걸쳐주면 완성이다. 티백이 물에 빠지거나, 물이 컵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인도 다즐링 지역 해발 1200m 이상에서 생산되는 하이그론 티가 주재료다. 물에 2분 정도 담가두면 홍차 향 뒤에 숨은 샴페인 향기가 은은하게 올라온다. 5개 한 세트, 5900원대, 티젠.

 

3 루이보스 크림
루이보스 티와 루이보스 크림 티의 차이는 무엇일까. 크림이 들어간 티는 일반적인 루이보스에 비해 고소하고 달달한 향이 올라와 맛이 한층 부드럽다. 루이보스 티 라테를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을 땐 아크바의 티백이 딱이다. 우유를 살짝 데워 그 속에 티백을 넣고 2~3분간 우려내면 된다. 빛깔도 곱고 향도 기막힌 루이보스 티 라테가 완성된다. 15개 한 세트, 1만5천원, 아크바.

 

4 오렌지 만다린 마테 차
타라구이 마테 차 오렌지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오렌지 향이 쌉쌀한 마테 차와 더해져 입 안 가득 퍼진다. 티백당 용량이 3g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양이 많은 편이라 굳이 오래 우려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생수 1ℓ에 푹 담가 적당히 우린 다음, 물처럼 마시면 더 좋다. 20개 한 세트, 7천원, 따라구이.

 

 

 

 

 

 

5 그랜드 웨딩
178년이란 역사에 걸맞게 향이 일품인 TWG는 싱가포르 태생이다. 그랜드 웨딩 티는 결혼한 부부를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탄생한 차다. 해바라기와 망고가 블랙 티와 믹스돼 시큼한 과일 향이 나는데, 일반 과일 차라고 하기에는 매우 이국적인 느낌이다. 새로 오픈한 청담동 티 살롱에서 어울리는 디저트와 함께 맛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00g에 한 세트, 5만6천원, TWG.

 

6 자댕 블루
세계 최초로 크리스털 티백을 만든 브랜드답게 맛과 향, 모든 면에서 최고다. 320년이라는 역사에 걸맞게 프랑스 티 문화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댕 블루는 다만 프레르의 대표 향이다. 루하르라는 대황 잎과 야생딸기, 국화, 해바라기 잎 등을 블렌딩한 차로 브런치와 곁들이거나 애프터눈 티로 마시기에 좋다. 24개 한 세트, 2만6천원, 다만 프레르.

 

7 차이
마니아 층이 두터운 차이 티. 유기농 마테 차로 유명한 라메르세드의 티 중에서 향이 가장 강하고 오래간다. 마테의 깔끔함에 계피와 생강 향이 어우러졌다. 차이 티의 특성상 계속 물에 담가 놓으면 맛이 너무 떫다고 느낄 수 있으니, 1분 정도 우렸다가 잠시 티백을 빼는 게 좋겠다. 이런 속도면 두세 번 정도 우려 먹어도 쓴맛이 나오지 않는다. 20개 한 세트, 6천원대, 라메르세드.

 

8 레몬 스카이
상큼한 레몬 향과 달콤한 사과 향, 여기에 로즈힙의 새콤함까지 더해진 과일 차다. 가장 베이스가 되는 향은 레몬그라스로 시트럴 성분 때문인지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티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즐기기 위해 티 종류에 따라 우려내는 시간을 구분했다. 꽃향과 과일 향, 풀 향이 가득한 레몬스카이는 우려내 음미할 것을 추천한다. 25개 한 세트, 1만6천원, 로네펠트.

 

 

 

 

 

 

9 페퍼민트
‘현대 허브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계적인 식물학자 말콤 스튜어트가 만든 차다. 페퍼민트 오일 함유량이 일반 티보다 2배 이상 높아 목 넘김이 시원하다. 그가 직접 고른 순수한 페퍼민트 잎만 담았다. 박하 향 캔디를 입 안 가득 물고 있는 느낌이다. 두통이 있을 때 머리를 맑게 해주고 소화를 도와준다. 15개 한 세트, 1만원, 닥터 스튜어트.

 

10 와일드 스트로베리
웨지우드의 출발은 도자기였다. 티웨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그들만의 홍차를 만들어 더욱 유명세를 타는 중이다. 아리따운 케이스 때문에 홍차의 꽃으로 불린다. 달달한 생딸기 향과 천연 베르가못 오일 향이 깊이 있는 얼 그레이 차와 어우러진다. 입에 한 모금 물고 있으면 딸기와 홍차의 상큼함이 목 끝까지 전해진다. 25개 한 세트, 2만원대, 웨지우드.

 

11 메이플
실론 티에 천연 메이플 향을 더한 홍차다. 예열된 잔에 티백을 넣고 2분간 우려내 마시면 메이플의 달달한 향이 올라온다. 티백을 넣고 물을 두어 번만 휘저으면 낙엽을 태운 듯한 스모키 향이 슬쩍 코를 스친다.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유명한 스리랑카가 원산지다. 향보다 맛이 더 좋다. 10개 한 세트, 6천원, 믈레즈나.

 

12 블루베리 루이보스
새콤달콤한 향이다. 블루베리, 오미자, 히비스커스가 주재료니, 생각만 해도 시큼한 맛에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모든 재료는 유기농이고 향마저 천연 향이기에 어린아이들도 마실 수 있다. 루이보스와 블렌딩해 블루베리 과즙의 달콤한 풍미가 더욱 되살아난다. 가벼운 과일 차로 누구나 즐기기에 부담 없다. 15개 한 세트, 2만7천원, 리시티.

 

 

 

 

 

 

13 선셋 파티
프랑스 부르고뉴 레드 와인이 담겨 있는 오크통에서 차 잎을 숙성시켜 티에서 와인 향기가 난다. 와인 특유의 달콤한 향에 마른 풀 내음이 더해져 감칠맛이 돈다. 입에 머금을수록 꽃내음이 사르르 퍼진다. 한껏 분위기를 잡는 연말에 특히 생각나는 로맨틱한 차다. 10개 한 세트, 1만5천원, 오설록.

 

14 캐모마일
이탈리아에서는 ‘평온의 잔’이라고 부를 정도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차다. 하루에 몇 잔도 마실 수 있을 만큼 자극적이지 않고 향이 부드러워,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다. 라바티의 캐모마일에는 시원한 향의 마리콜드와 달달한 로즈메리가 들어 있어 다양한 맛을 함께 음미할 수 있다. 15개 한 세트, 6천원, 라바티.

 

15 초콜라타 넘버 10
향도 달고 맛도 달다. 초콜릿을 연상케 하는 이름과 딱 어울리는 맛이다. 루이보스가 원래 가진 달콤한 향에 초콜릿 맛을 내는 카카오가 더해져 단 내음이 더욱 풍성해졌다. 카페인 부담이 적기 때문에 자주 마셔도 상관 없다. 무엇보다 초콜릿을 먹지 않고도 그 달콤한 향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30개 한 세트, 1만5천원, 다질리언.

 

16 루이보스 크림 캐러멜
크림과 캐러멜이 더해졌다니 이름만 들어도 달달하다. 루이보스 크림 티는 루이보스의 떫은맛을 잡아주고, 향에 깊이를 더해준다. 말은 캐러멜이지만 단맛이 직접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뭉글하게 코끝에서 향으로 전해진다. 스콘이나 씹히는 맛이 좋은 오트밀 쿠키와 함께 곁들이면 더욱 좋겠다. 15개 한 세트, 1만8천원, 티피그스.

 

 

 

 

 

 

17 화이브 그레인 티
투명한 삼각 티백 사이로 오곡 알갱이가 훤히 보인다.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의 곡물을 모두 담았다. 검은콩, 골드 라이스 카테킨, 보리차, 계수나무 씨, 메밀이 들어 있어 현미 녹차나 메밀차처럼 구수한 향이 난다. 허브 티의 일종이지만 곡물 맛이 강해 끝맛도 개운한 편이다. 5~7분 정도 길게 우려도 차 맛이 떫지 않다. 12개 한 세트, 1만3천원, 공차.

 

18 황사차
각종 약재를 넣고 만든 건강 한방차다. 건강차의 흉내만 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한방 약재들의 진하고 묵직한 향이 금세 목을 감싸며 감기가 뚝 떨어지는 기분이다. 비타민 C가 풍부한 도라지, 특유의 향이 독특한 더덕, 달달한 맛의 감초와 황기 등 몸에 좋은 재료만 골라 섞었다. 목 감기나 미세 먼지로 목이 칼칼할 때 한 잔 마시면 상쾌해진다. 20개 한 팩, 4천5백원, 쌍계명차.

 

19 얼 그레이 프렌치 블루
홍차로 유명한 마리아쥬 플레르의 대표 향이다. 표백하지 않은 하얀 모슬린(Muslin)에 담겨 있어 티를 오랜 시간 우려도 향이 변질되지 않는다. 티백 향만 맡으면 강렬한 베르가못 향기가 코를 찌르지만 우리기 시작하면 이내 은은해진다. 얼 그레이는 우유와 가장 잘 어울린다. 취향에 따라 꿀을 살짝 넣어 마셔도 좋다. 30개 한 세트, 4만원대, 마리아쥬 플레르 by 봉쥬르 키친.

 

20 솔리드 아삼
아삼 티는 블랙 티의 일종이다. 인도의 아삼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흔히 마시는 실론 티나 얼 그레이 티에 비해 맛과 향이 구수하다. 다즐링 홍차를 마시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아이스 티로 우려 마시면 갈증 해소에 탁월하다. 티백을 오랜 시간 우리면 강렬한 몰트 향과 함께 묵직한 스파이시 향이 함께 올라온다. 20개 한 세트, 4천원대, 립톤

 

 

 

Credit

  • contributing editor 손은비
  • photographer 이수현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