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jestic Homage
샹젤리제 거리 68번지, 겔랑의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뉴 부티크가 9개월 만에 베일을 벗었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피터 마리노의 손을 거친 ‘메종 겔랑’은 1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낸 역사적인 장소에서 웅장한 오르골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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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전시된 황금 꿀벌 모형은 얼핏 헬륨 가스를 불어넣은 풍선처럼 보이지만, 실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는 놀라운 사실. 제라르 숄로의 작품.
 
 
 
 

 
17가지 카라레(Carrare) 대리석으로 타일과 벽을 꾸민 역사적인 공간 ‘미의 전당(Temple of Beauty)’. 메탈 장식 천장은 향수가 가진 후각적 유동성을 극대화한다. 하아스 브러더스의 작품.
 
 
 
 

 
빛의 후광을 받고 서 있는 각종 향수들의 기품 있는 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 피터 마리노가 디자인한 유니크한 작품.
 
 
 
 
 

 
타일과 벽면을 상감기법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홀에는 마치 쇼윈도 속 보석처럼 향수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 장-미셸 프랑크와 예술가 크리스티앙 베라르에게 헌정한 프라이빗 살롱.
 
 
 
 

 
모든 코스메틱 공간은 메이크업 스튜디오처럼 단장했다. 과장된 패턴과 팝 컬러, 역동적인 분위기,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한 립스틱 자국 등이 유리 벽을 장식하고 있다.
 
 
 
 

 
‘미러홀(Hall aux Miroirs)’이라는 이름의 거울 장식 갤러리. 이중으로 제작된 거울 안쪽에는 피터 마리노의 작품 ‘인피니티 보틀(Infinity Bottle)’이 전시되어 있는데 ‘꿀벌’ 모티프의 향수병 마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건물 아래층에는 ‘68, Guy Martin’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피터 데이튼(Peter Dayton)의 플라워 무늬가 장식된 테이블은 한 떨기 꽃을 연상시킨다. 크리스티앙 베라르의 꽃잎 모티프를 차용한 카펫이 한쪽 벽면을 장식한다.
 
 
 
 

 
크리스티앙 베라르가 디자인한 현관은 기존의 연극적 요소를 그대로 리모델링했다.
 
 
 
 
“향수는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 것인 동시에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같은 존재다.” (피터 마리노)
 
 
건축가 혹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중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무대로 작업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파리의 루이 비통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새로 오픈한 겔랑 뉴 부티크의 리모델링을 맡았다. 그는 실제로 이 제안을 받고 몹시 기뻤다고 털어 놓는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나 뉴욕 5번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그는 이 역사적인 태양의 거리에 탄생할 복합문화공간에 그의 모든 예술혼을 담았다. 그에겐 오직 한 가지 목표 밖에 없었다. 부재와 증발, 소멸이라는 향수의 철학적 의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만질 수 없는 향수란 존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어요.”
 
겔랑은 1914년, 샤를르 므웨스(Charles Mewe?s)가 세운 샹젤리제 68번지에 처음 문을 열었다. 1828년 제 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미의 전당'이라는 컨셉트로 처음 탄생한 이 공간은 현재 그 규모가 확장되어 무려 212m2에 달한다. 기존에는 전적으로 향수와 관련된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코스메틱, 뷰티 그리고 레스토랑과 카페까지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트 컬렉터이기도 한 피터 마리노는 서로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각각의 방에 흩어져 있는 작품의 제작을 맡겼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한 군단의 아티스트들을 지휘한 셈이다. 그 결과, 17가지의 화려한 대리석으로 장식한 홀에는 미국의 가구 디자이너 하아스 브러더스(Haas Brothers)가 디자인한 거울 천장이 탄생했다. “각 공간의 고유한 부분을 보존하자니 손댈 수 있는 곳이 천장뿐이었어요. 향수만큼 부드러운 물의 질감을 천장에 장식했죠. 그리고 빛과 물의 반사를 생각했어요.” 피터 마리노가 디자인한 금빛 오르간이 마치 한 송이 피어난 꽃처럼 그랜드 살롱 한가운데에 군림하고 있다. 2층의 미장센은 후광이 포인트다. “겔랑을 상징하는 꽃술 모티프는 부티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향수병을 장식하고 있는 우아한 곡선은 방돔 광장의 원주 꼭대기 장식에서 따왔죠.” 2층은 스킨케어 존이다. 두 방문 사이를 ‘판테온’으로 변신시킨 크리스티앙 베라르(Christian Be′rard)의 벽화 앞에는 난으로 가득 찬 온실이 있어,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들은 이곳을 둘러보느라 지루함을 느낄 틈조차 없다.
 
화려한 복도에는 작은 살롱들이 줄지어 있고 벽에 걸린 등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아플리케다. “이 방의 벽과 바닥은 모두 브라운 오닉스로 장식했고, 오닉스 패널이 액자처럼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어요. 오닉스는 향수 바빌론(Babylone)과 오리엔트(Orient)를 상징하죠.” 1층 코스메틱 존은 위 층보다는 한 템포 ‘팝’한 느낌이다. 7m 높이에 달하는 빛의 공간에는 시인이자 디자이너, 건축가인 제라르 숄로(Ge′rard Cholot)의 아름다운 황금 꿀벌들이 날아다닌다. 블랙 컬러로 예술적인 터치를 더한 화이트 대리석 천장, 1200개의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샹들리에가 시선을 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모던한 궁전이 품고 있는 방에는 오늘날까지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르데코 디자이너 장-미셸 프랑크(Jean-Michel Frank)를 기리기 위해 실크로 엮은 벽, 상감기법으로 페인팅한 카펫 등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오브제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
 
 
 
Credit
- editor 손은비
- photo Nicolas Tosi writer Philippe Tretiack
-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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