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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월드의 뜨거운 감자, 어깨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의 관심이 꽂힌, 가장 ‘핫’한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요즘 공항이나 큰 건물에서 흔히 보이는) 열 감지기를 런웨이 모델들에게 대보면, 어느 부분이 가장 붉게 보일까? 답은 보나마나 뻔하다. 머리와 가슴 사이의 뾰족한 두 언덕! 바로 ‘어깨’다. 올가을 컬렉션을 준비하며 디자이너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은 아마도 ‘자, 그렇다면 나는 어떤 어깨를 만들까?’였던 듯하다. 마크 제이콥스 쇼에는 80년대 뉴욕의 클럽에서 만날 것 같은 과장된 모양의 어깨가, 발맹과 니나리치의 런웨이에는 드라마틱하게 솟아오른 날렵한 어깨가, 돌체 앤 가바나와 루이 비통 쇼에서는 두둥실 떠오를 것만 같은 애드벌룬 어깨가 등장했다. 저마다 방식은 달랐지만 실루엣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위는 어김없이 어깨였다. 재킷과 드레스, 톱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옷에 두툼한 어깨 패드가 장착됐다(심지어 발맹의 데카르닌은 평범한 스트라이프 니트 톱의 어깨에까지 손을 댔다!). 어찌나 어깨를 심하게 강조했던지, 안그래도 어깨가 봉긋하게 올라온 몸매를 가진 모델 라라 스톤은 (심하게 말해) 곱추 딸처럼 보일 정도였다. 오직 쇼를 위해 만들어진, 과장된 실루엣의 의상들은 그렇다 치자. 양쪽 어깨에 신무기를 장착한 여전사처럼 위풍당당 런웨이를 걷던 모델들은 그래, 멋있다 치자. 당장 거리로 나와도 무방할 만큼 웨어러블한 옷에도 기어이 기괴한 어깨가 붙었으니 저걸 도대체 누구더러 입으란 말인가!!!
하지만 놀랍게도 어깨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빠른 시간 안에 우리, 보통 사람들에게로 전염됐다. ‘뽕어깨’ 의상은 TV 속 연예인들의 룩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고 멀티숍은 물론 자라와 톱숍 등 SPA 브랜드 매장에도 이미 즐비하게 진열됐다. 다음은 청담동의 한 멀티숍에서 엿들은 고객과 직원의 대화 한 토막. <여인1>: “이거 너무 어깨가 봉긋한 거 아닌가? 웃기지 않아? 어, 근데 은근히 날씬해 보인다~” <여인2> : “(개그우먼 안영미 톤으로 콧소리를 섞어가며) 어머나 그럼요, 고객님~어깨가 뾰족해지니 훨씬 더 ‘엣지’ 있어 보이세요~팔도 허리도 가늘어 보이시는 걸요~” (언뜻 보기에)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그 고객은 멀티숍 직원이 추천해준 발맹의 블랙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에게는 너무 과한 디자인이라며 결국 그 옷은 벗었지만 그녀는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젊었을 때 입었던 어깨 넓은 재킷들을 다시 꺼내야겠어. 떼어냈던 어깨 패드도 다시 달고 말이야!”
SHOULDER RULES 1 파워 숄더 재킷에는 스키니한 팬츠를 매치할 것. 키가 크고 몸이 가늘어 보일 것이다. 2 어깨가 강조된 상의에는 단순한 디자인의 (그러나 핏이 좋은) 티셔츠가 제격이다. 3 파워 숄더 재킷을 파워풀한 디자인의 스커트와 매치하는 것은 피할 것. 그야말로 ‘무서워’ 보일 것이다. 4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세! 파워 숄더 재킷을 입고 구부정하게 서 있지 말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