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피로를 녹이는 한방, '웰빙주사'

요즘 공공연히 성행하는 '주사 테라피'. 얼굴에 놓는 보톡스도, 필러도 아닌 '팔뚝'에 놓는 혈관주사라는데? 피로 회복과 숙취 해소, 안색 개선 효과까지 있다는 영험한 주사 한 방, 그 진실은?

프로필 by ELLE 2013.11.12

 

자고 또 자도 피곤하다

 

몸이 이상해졌다. 기가 모두 빠져나간 듯 허하고 힘이 없다. 20대 중반엔 잦은 야근에도 끄떡없어 체력 좋다는 소리 꽤 들었는데, 요즘은 밤 12시만 넘기면 몸이 축 처진다. 늦게 퇴근해 일찍 출근한다고 별명도 ‘회사 귀신’이던 에디터가 밤 12시면 잠자리에 드는 ‘바른 생활 어른’이 돼버린 것이다. 밥은 하루 세 끼 꼬박, 영양제까지 챙겨 먹는데 살이 쭉쭉 빠진다. 별다른 야외 활동 없이 ‘방콕’한 날도 왠지 모르게 피곤하고 잠도 설친다. 뭐가 문제일까?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결과는 이상 무. 점차 말라가는 몰골에 지인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을 꺼낸다.

 

“영양 주사 맞아봤어? 난 피곤할 땐 가끔씩 맞으러 가. 연예인들도 많이 맞는대.” 옆자리 친구가 맞장구를 친다. “특히 감기몸살에 즉효야. 주사 맞고 이틀 만에 낫더라니까. 여섯 번 맞았는데 얼굴색이 환해졌어. 비욘세도 맞았다잖아.” 피로 회복에 미용 효과를 더한 ‘웰빙 주사’라는 이름의 영양 주사가 유행인 건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효과를 직접 경험하고 예뻐지기까지 한다니 ‘팔랑귀’가 작동, 궁금증이 더해졌다.

 

 

 

만성 피로란

 

영양 주사에 관심을 갖고 찾아간 병원에서 내 증상을 설명했다. 의사의 진단은 만성 피로. 일반적으로 충분히 쉬어도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6개월 이상 피로감이 지속되는 상태를 만성 피로라 한단다. 하지만 개인이 느끼는 상태는 지극히 주관적이라 만성 피로를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은 애매모호한 것이 사실. 만성 피로인지 아닌지 궁금한가? 아래 항목과 비슷한 증상들이 느껴지면 영양 주사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쉽게 피로해지고 쉬어도 회복이 더디다.
  ·피로 때문에 업무나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예전엔 느껴본 적 없는 피로감을 느낀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검사를 해도 원인 모를 근육통, 두통이 지속 된다.
   ·의욕이 떨어진다.
  ·조금만 무리해도 감기몸살에 걸리고 쉽게 낫지 않는다.
  ·피곤해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푹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매사에 예민하고 짜증이 잘 난다.

 

 

 

영양 주사의 탄생

 

피로가 누적되면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다. 일반적으로 링거라 불리는 수액 주사는 생리식염수나 포도당 같은 단순 수액과 수술 전후에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아미노산 수액, 식사가 불가능한 경우 칼로리를 공급하는 지질 용해제 그리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음식이 아닌 혈관을 통해 흡수시키는 혈관 영양 주사로 나뉜다. 혈관 영양 주사는 70년대 미국의 내과 의사였던 존 마이어스 박사가 각종 비타민과 마그네슘, 칼슘 등 영양 성분을 혼합해 만성 피로와 근육통,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사용한 것이 시초. 마시는 칵테일처럼 여러 성분을 섞어 ‘마이어스 칵테일’로 이름 지어진 혈관 영양 요법은 이를 처방받은 이들에게서 부가적인 효과들이 발견됐고, 현재 미백과 노화 방지, 지방 분해, 숙취 해소 등에 탁월한 여러 가지 성분을 혼합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맞춤식 영양 주사

 

‘마늘 주사’부터 ‘백옥 주사’, ‘신데렐라 주사’, ‘감초 주사’, ‘태반 주사’ 등 여러 가지 주사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무얼 선택해야 할지 고민되기 시작한다. 피로 회복이 주 목적이나 주사마다 각각의 플러스 효과가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 ‘마늘 주사’는 실제로 마늘 추출물을 사용하진 않지만 주사를 맞을 때 입에서 마늘 냄새가 올라와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본래는 비타민 B1 유도체 주사로 주사 성분에서 마늘과 유사한 냄새가 나는 것. 피로 회복과 근육통 완화, 감기 개선은 물론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해줘 숙취에 시달리는 남성들도 많이 찾는다. 비욘세아이유가 주사를 맞고 피부가 하얘졌다고 알려지면서 ‘비욘세 주사’, ‘아이유 주사’, ‘백옥 주사’라는 별명으로 화제가 된 주사는 글루타치온 주사. 세포 내 활성산소와 독소를 제거하는 세 가지 아미노산의 복합체로 임상 과정 중 피부가 환해지고 기미가 옅어져 미용 주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신데렐라처럼 예뻐진다 하여 ‘신데렐라 주사’로 불리는 리포아란 주사는 몸속에서 열에너지를 생성해 체지방 증가를 막고, 비타민 C, E의 400배에 달하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피부 노화를 억제한다. ‘감초 주사’의 주성분은 감초에 함유된 글리시리진과 시스테인, 글리신. 면역력 증강과 항염, 해독, 콜라겐 생성을 도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태반 주사’는 혈관이 아닌 피하 지방층에 맞기 때문에 흡수 속도와 효과가 더디지만 그만큼 오래 유지되는 것이 장점. 태반에는 각종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효소, 호르몬, 성장인자가 풍부해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 관절염과 암 치료, 간 기능 개선, 갱년기 증상 완화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쓰인다(멜스몬, 라이넥처럼 식품의약 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태반주사제인지 확인해 볼 것). 

 

 

 

꾸준한 치료가 필요해

 

와인피부과성형외과 박상준 원장은 “물론 피로 회복이 주목적이지만 그렇다고 만성 피로가 있는 사람들만 영양 주사를 맞는 건 아닙니다. 업무 과다로 컨디션이 저하된 날, 감기에 걸렸을 때, 숙취로 괴로운 날은 한 번만 맞아도 효과가 있죠. 하지만 만성적인 피로, 안색 개선 등을 위해 영양 주사를 처방 받는 경우 10회 정도의 꾸준한 치료를 권합니다”라고 조언한다. “한방에서는 개인의 상태에 따른 맞춤 한약을 지어 체질을 개선하죠. 양방의 영양 주사가 이와 비슷해요. 자연적인 재생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단계까지 틀을 잡아주면 이후에는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거든요. 대개 정맥에 직접 투약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것이 장점입니다.” 연세에스재활의학과 남희승 원장의 설명.

 

상담 결과 ‘마늘 주사’와 ‘백옥 주사’를 믹스해 보라는 권유에 따라 1시간 동안 누워(짧게는 15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된다!) 투여받은 ‘엄살쟁이’ 에디터의 첫 경험은? 저녁에 맞아 기운이 넘치는지 야근을 했는데도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눈이 말똥말똥. 잠든 이후에는 숙면을 취해 다음 날 머리가 한결 맑아졌다. 3일 후 다시 몸이 무거워져 병원을 찾았고, 자정을 넘긴 지금까지 혈기왕성하게 자판을 두드리는 중! 더욱이 안색이 칙칙해야 마땅한 마감 기간, 피부가 촉촉하고 환해 보인다는 동료 에디터의 칭찬에 기분 업! 효과를 지켜보고 일주일에 2회로 시작해 일주일에 1회, 2주일에 1회, 한 달에 1번 꼴로 서서히 간격을 늦춰 장기간 맞아볼 생각이다.

 

 

 

부작용은 없나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합니다. 대개 수용성 주사로 필요한 영양소는 흡수되고 나머지는 체외로 배출돼 큰 부작용은 없지만 임신부나 청소년, 신장 질환,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겐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같은 특정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미리 따져봐야 하고요.” 후즈후피부과 오세웅 원장의 조언. “투여 속도도 중요해요. 단시간에 고영양소를 투여하면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어지러움이나 구토, 발열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죠. 특히 처음 맞는 사람이라면 투여 속도를 느리게 조절하세요.” 와인피부과성형외과 박상준 원장의 설명이다.

 

 

 

영양 주사의 미래


한 공중파 뉴스에서 영양 주사의 효능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의견은 분분하다. “흡수와 배출에 대한 개인차가 커 정확한 용량을 조절해서 투여하긴 힘들어요. 아직까진 환자에게 정상치가 100인데 80이니 20만 보충하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죠. 앞으로는 혈액이나 세포검사를 통해 필요한 용량만 투약하게 되고 몸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성분들이 밝혀지면 또 다른 영양 주사제도 개발될 겁니다. 약효가 오래가는 주사약도 나올 수 있고요.” 연세에스재활의학과 남희승 원장의 말이다. 혹시 아나. 영화 <아바타>처럼 온몸을 스캔해 정확한 용량을 정확한 타이밍에 맞게 되는 날이 올지. 확실한 것은 내 몸이 이야기해 줄 테니 고민은 이제 그만. 괴로운 몸을 방치하기보단 전문의를 찾아가 보는 게 현명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Credit

  • EDITOR 천나리 PHOTO TOPIC IMAGES
  • CORBIS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