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나이 드는 게 즐거워요!

‘늙기’보다 ‘나이를 맞이하는’ 것을 택한 다섯 명의 현명한 여성들. 이들이 자신만의 ‘웰 에이징’ 비법들을 거리낌없이 공유했다.

프로필 by ELLE 2013.10.31

 

 

자칭 타칭 ‘최강 동안’의 비결 타고난 호기심 덕분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냉소적이고 관조적인 태도로 변할 수 있는데 난 여전히 사람 만나고, 맛있는 것 먹고, 대화를 나누는 걸 즐기는 것이 젊음을 유지해 주는 요소 아닐까. PR 일을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여전히 일을 사랑한다는 것도! ‘웰 에이징’의 정의를 내린다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주관이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기 고집만 부리게 되고. 그것보단 젊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게 ‘잘 나이 드는’ 것임을 요즘 느낀다. 여담인데 덕분에 후배의 추천으로 오랜 시간 2g폰을 고집하다 스마트폰으로 바꿨는데 너무 유용하고 재밌더라. 사실 20년 전 대학 졸업하자마자 랑콤에 입사했을 땐 매사에 두려울 게 없었다. 프랑스 본사에서 파견된 두 명 중 하나였고, 23세에 과장 직함이었으니.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삶의 지혜를 깨닫게 되더라. 솔직한 ‘뷰티 시크릿’ 얘기를 해보자 유난 떨진 않아도 내게 꼭 필요한 기본 케어만큼은 한다. 스킨케어는 로션, 에센스, 크림, 나이트 크림….

 

헤어의 경우 긴 생머리가 내 시그너처인데 염색, 펌은 절대 안하고 트리트먼트와 두피 케어만 한다. 보디의 경우 출장 때 늘 W호텔에 묵는데 덕분에 알게 된 블리스 제품을 애용한다. 메이크업은 최소한만! 대신 저녁엔 레드 컬러를 좋아한다. 버건디 레드, 일명 ‘까르띠에 레드’ 그리고 네일 & 페디큐어는 반드시 살롱에서 정기적으로 한다. 취미활동이 다양하다고 들었다 아닌데, 주말에 집에서 이불과 ‘김밥 놀이’하는데(웃음). 물론 영화, 전시를 워낙 좋아하긴 한다. 최근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3>에 다녀왔다. 전시도 훌륭했고, 위치의 특성상 자연 경관도 좋더라. 그리고 독서를 무척 좋아한다. 너무 지적인 컨셉트로 가나? 실제로 가방 속에 늘 책이 있다. 미팅에 누군가가 늦어도 화가 날 일이 없다. 책을 보면 되니까. 스마트폰은 너무 방대한 정보로 오히려 피로감만 가중시킨다. 눈도 아프고. 활동으로만 보면 정말 20대 못지않다 열정이 넘치긴 하지. 파리 출장이 잦은데 그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피로하다. 휴가를 붙여서 파리 친구들과 산책하고, 와인 마시며 며칠 즐기면 얼마나 행복한가? 얼마 전엔 친구들과 남해도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이게 비결인가 보다!

 

 

 

 

1 펌도 염색도 하지 않지만 트리트먼트만큼은 열심히. 쉭 앤 칙(Chic & Chick)의 헤어 마스크.

 

2 클래식한 에스티 로더의 버건디 레드 립스틱으로 포인트 메이크업을 즐긴다.


3 휴식도, 공부도, 시간 때우기도 늘 책과 함께. 요즘엔 쉽고 가벼운 내용의 책을 즐겨 읽는다.

 

4 순식간에 여자를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까르띠에의 향수들.

 

5 스킨케어는 고영양의 제품들을 최소한만 골라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에스티 로더 제품.

 

 

 

 

커리어와 결혼, 자녀 교육 그리고 동시에 미모 유지와 자기계발까지. 어떻게 모든 걸 이뤄냈나 노력한 건 사실이지만 모든 걸 잘해내진 않았다. 많은 이들이 직장, 남편, 자녀 등 자신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를 괴롭힌다. 나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어느 순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포기할 건 포기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모든 게 행복해졌다. 그게 웰 에이징의 비법인가 난 ‘에이징’이 두려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하루, 매 순간을 알차게 살았다는 것이 기쁘다. 그렇기에 항상 새로운 것, 뜻 깊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게 즐겁다. ‘아트’도 그중 하나인가(그녀는 직접 추천한 오페라 갤러리에서 촬영 후 꽤 오랜 시간 큐레이터와 작품을 감상하며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그런 셈이다. 예전엔 막연히 학창시절에 배웠던 지식에 의존해 갤러리를 찾았다. ‘좋다, 근사하다’ 정도의 감상이었지. 그런데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보니 너무 다르더라.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가슴 깊숙이 감동과 희열이 느껴지는 거다. 사실 이건 웰 에이징을 준비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무슨 의미인가 노년을 잘 보내려면 돈, 시간, 친구, 건강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것과 더불어 고독과 친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다 소용없거든. 70대 중반 이후 혼자 있으면서도 즐겁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취미생활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아트는 좋은 친구가 될 테니까. 요즘엔 직접 페인팅을 배우려고 준비 중이다.

 

백옥같은 피부의 비결은 뷰티 업계에 25년 넘게 있었으니 당연히 좋은 화장품을 사용한 덕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누구나 아는 방법을 습관적으로 실천했다는 것. 클렌징 꼼꼼히 하고 보습제 바르고 자외선차단제 바르는…. 그 상식이 누적된 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채식을 즐기고 가공식품을 피한다는 것.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의학의 힘을 빌리는 것에 대한 의견은 여유가 되는 한에선 찬성. 다만 시술했을 때 더 나아져야 하는데 너무 과해 보는 이들이 안타까워진다면 반대.
뷰티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했던 인물로서 아름다움과 젊음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여성들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20~30대엔 생산적인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그게 나중에 속이 꽉 찬 아름다움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난 20대 때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줄곧 시달렸다. 경험도 부족한 것 같고, 스타일도 별로인 것 같고. 그래서 뭔가를 배우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고 그러다 찾아온 기회에 최선을 다했다. 30대가 돼 결혼도 하고 안정도 찾으니 비로소 좀 편안해지더라. 재미있는 건 얼마 전 20대 때 만난 후배를 보았는데 내가 “두고 봐, 지금은 아닐지라도 30대 되면 내가 더 멋있고 예뻐 보일 거야”라고 했다더라. 신기했다. 40대가 넘으니 직위도 올라가고 그만큼 품위 유지를 위한 투자를 하게 되니 꽃을 피울 수 있더라. 젊은 사람들이 흔히 자기 인생의 황금기는 지났다고 말하는데 결코 아니다. 40~50대에도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다. 내가 보장한다.

 

 

 

 


1 메이크업은 핑크 컬러를 선호한다. 은은한 핑크 톤의 에스티 로더 블러셔, 립스틱, 립글로스.


2, 3 그녀의 삶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아트. 최근 몇 년간 방문한 전시회의 도록들을 손수 가져왔다.

 

4 반짝이는 주얼리 그리고 향수. 웰 에이징의 필수 아이템이다. 향수는 에스티 로더 플레저. 

 

5 에스티 로더의 시그너처이자 그녀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시리즈.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열정적으로 논다. 주변에서 다들 “체력 대단하다”고 하지. 무려 30년 넘게 클럽을 다닌 셈인데 그 장소가 주는 에너지 자체가 여전히 좋다. 그게 젊음과 미모의 비결인가 아무래도 젊고 멋진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곳이니 비주얼 쪽으론 영향을 많이 받겠지. 사람들이 항상 “어쩜 그리 안 늙냐?” 하는데 그건 주름 하나, 피부 탄력… 이런 걸 떠나서 풍기는 에너지 덕분일 거다. 내가 누군가를 관찰할 때도 그렇더라. 생김새와 관계없이 활기와 기운이 넘치는 이들이 있다. 그게 확실히 사람을 젊어 보이게 한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 속상한 순간이 있지 않나 아니, 매 순간을 즐기는데 뭐. 가끔 이런 생각은 든다. 뭔가를 확 지르고 싶어도 나이 때문에 망설여지고 스스로 차단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긍정적이고 유익한 똘끼’를 지닌 젊은 후배들을 보며 대리만족한다.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액세서리가 여자를 한결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믿나 난 항상 말한다. ‘반짝이는 모든 것은 좋은 것’이라고. 액세서리는 자기를 표현하는 아이템이다. 옷보다 더. 굳이 비싼 걸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걸 두서없이 겹쳐도 나름대로 멋이 된다. 더욱이 요즘엔 액세서리 레이어드가 대중적으로도 인기잖아. 레드 립, 쇼트커트(지금은 기른 상태지만 곧 또 짧게 자를 예정이라고) 등 과감한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스스로 쭈삣쭈삣하고 어색해하면 좋은 옷을 입어도 소용없다. 후줄근한 티셔츠에 구멍이 났어도 “디자이너 의도야. 이 구멍 만든다고 디자이너가 얼마나 고심했는지 알아?”라고 받아치는 자신감! 뷰티 케어를 위한 스폿은 카페! 내 주얼리 브랜드(H.R)를 하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가 자유롭다. 낮에 잠시 짬이 나면 카페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페이퍼가든, 머그 포 래빗, 10 꼬르소 꼬모 카페….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내겐 큰 뷰티 케어다. 몸매가 탄탄한데 다이어트, 운동은 운동,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춤을 배워볼까 한다. 워낙 음악을 좋아하니 즐겁게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1 여자의 제스처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주얼리 그리고 레드 네일 컬러.

 

2 그녀에게 영감을 주는 빈티지 주얼리 북.

 

3 과거 하이힐만 고집했지만 최근엔 플랫 슈즈와 스니커즈도 신는다! 대신 예쁜 것으로. 리버티와 컬래버레이션한 나이키 스니커즈. 컬러별로 모두 구입했다.

 

4 스킨케어는 심플한 편. 요즘 애용하는 아이템은 SK-Ⅱ 노에사의 에센스 그리고 몇 년째 사용 중인 랑콤 자외선차단제.

 

20여 년간 사용해 온 향수. 에스티 로더의 노잉(Knowing). 국내엔 출시되지 않아 외국에 갈 때마다 사 온다. 

 

 

 

Credit

  • EDITOR 김미구
  • PHOTO 맹민화
  •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