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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시원한 성격의 그녀, '캐서린 제타존스'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과 무관하게 냉랭한 권태의 공기에 휩싸인 커플이 있다. 시간의 변덕 앞에 서서히 수그러든 관계의 온기는 필사적인 낭만가들의 의지를 꺾고야 만다. 그럼에도 애증을 버리지 못하는 두 사람의 행보는.. 이병헌과 캐서린 제타존스가 합류한 <엘르>의 글로벌 화보 프로젝트, 드라마틱한 신의 장막이 열린다.

프로필 by ELLE 2013.08.16

 

시스루 레이스 톱, 엠브로이더리 튜브 드레스, 십자가 모티프의 네크리스는 모두 가격 미정, Dolce & Gabbana.

 

 

 

 

풍성한 볼륨의 나비 프린트 칵테일 드레스는 가격 미정, Lanvin. 블랙 크리스털 장식의 드롭 이어링은 가격 미정, Vintage Hollywood. 블랙 원석 브레이슬릿, 양손에 낀 크리스털 장식 반지는 모두 가격 미정, Minetani. 핍토 샌들힐은 가격 미정, Dior.

 

 

 

 

이병헌이 입은 턱시도 수트, 화이트 셔츠, 블랙 보타이는 모두 가격 미정, Louis Vuitton. 캐서린 제타 존스가 입은 시퀸 드레스, 다이아몬드 이어링은 가격 미정, Louis Vuitton.

 

 

 

 

이병헌이 입은 니트 풀오버, 블랙 팬츠는 모두 가격 미정,Louis Vuitton. 캐서린 제타 존스가 입은 플라워 비딩 장식의 실크 드레스는 가격 미정, Prada. 체인 장식의 드롭 이어링, 크리스털 네크리스는 모두 가격 미정, Tom Binns.

 

 

 

 

레드 컬러의 펠트 스커트 수트는 가격 미정, Nina Ricci. 레이스 시스루 톱은 가격 미정, Dolce & Gabbana. 크리스털 장식의 볼드한 뱅글과 골드 네크리스는 모두 가격 미정, Tom Binns. 골드 드롭 이어링은 가격 미정, Stephen Webster. 화이트 원석 브레이슬릿과 원석 링은 모두 가격 미정,  Minetani. 주얼 장식의 샌들힐은 가격 미정, Giuseppe Zanotti.

 

BEAUTY NOTE

 

캐서린 제타 존스의 강렬한 눈빛에 힘을 더해주는 깊고 그윽한 스모키 아이. 이프노즈 팔레트 카키 시크로 연출한 후 버츄어스 돌아이 마스카라를 사용해 속눈썹을 한 올 한 올 올려주었다. 입술엔 압솔뤼 루즈 185호와 186호를 블렌딩하여 고혹적인 컬러를 입혔다. 사용한 제품은 모두 Lancome.

 

 

 

 

이병헌이 입은 눈표범 모티프의 터틀넥은 가격 미정, Louis Vuitton. 캐서린 제타 존스가 입은 비딩 장식의 실크 드레스는 가격 미정, Prada. 크리스털 장식의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모두 가격 미정, Tom Binns.

 

 

 

 

스카프 디테일의 펠트 재킷은 가격 미정, Nina Ricci. 레이스 시스루 톱은 가격 미정, Dolce & Gabbana. 원석 장식 이어링은 가격 미정, Stephen Webster. 진주와 크리스털 장식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Tom Binns.


 

허스키하면서도 시원하게 내지르는 캐서린 제타 존스의 목소리는 촬영장의 공기를 한 순간 반전시키는 스위치 같았다. 진지한 첫 만남, 첫 작업에서 이리 자유로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녀는 많은 스태프들을 포용하고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며 가끔 더 완벽해지기 위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어떤 작업을 하든 ‘자신에게 솔직할 것, 진짜가 될 것’을 다짐해 온 그녀다운 행보였고, 그 카리스마는 압도되어야 마땅한 것처럼 느껴졌다. 지극히 솔직한 표현, 즉흥적인 반응, 관조적인 시선이 머문 곳곳에 그녀가 가진 특유의 에너지의 잔해가 남았다. 화보 촬영이 절반쯤 진행된 점심시간, 20분 만에 접시를 비우고 한걸음에 내달려온 그녀와 한 소파에 나란히 걸터앉아 조곤조곤 여배우의 삶을 함께 되돌아보니, 그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 <엘르> 코리아와의 촬영은 어떤가 캘리포니아 남부의 화장한 날씨, LA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근사한 장소, 좋은 스태프라는 3박자가 잘 들어맞는 현장이다. 굉장히 편안하고 잘 정리된 상황에서 촬영하는 건 기쁜 일이지. 이번 촬영 제안이 급작스럽지 않았나.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존경하는 동료 배우’ 병헌 씨 때문이기도 하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감도 있었다. 사실 두 달 전 자선 골프 토너먼트에 초대받아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안타깝게 취소돼 아쉬워하던 참이었다. ‘카자’ 역은 오리지널 <레드>에선 없던 캐릭터다 그땐 열렬한 팬이었다. 1편을 보면서 많은 액션과 기발한 유머감각 등이 감도 있게 빚어진 점이 특히 좋았다. <레드: 더 레전드>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한 팀이 된다는 게 기뻤고. 관객들이 보기에도, 배우로서 영화의 일부가 되기에도 재미있는 일일 거라고 생각했다. <오션스 트웰브>를 포함해 브루스 윌리스와는 이번이 세 번째 작업이고, 앤소니 홉킨스는 내 고향 웨일스 출신일 뿐 아니라 열아홉 살 때 출연한 연극의 감독이기도 했고 <마스크 오브 조로>에선 내 아버지 역을 맡기도 했다. 가족 같은 그가 합류하게 된 건 내게 선물과도 같았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2010년부터 2년 정도 공백이 느껴진다
2년까진 아니고 10개월 정도 뮤지컬 무대에 섰다. <어 리틀 나이트 뮤직 A Little Night Music>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일주일에 8번씩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고, 연극계의 오스카 상인 토니 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었다. 그 후 잠시 쉬었고 <사이드 이펙트> <브로큰 시티> <락 오브 에이지> 등 5개 영화에 연이어 출연했다. 연극배우 출신이어서인지 무대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영화와 연극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거든. 코미디 연극을 한다고 치자. 난 반복된 연기를 한다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고 웃기는 타이밍도 달라진다. 관객의 반응이 다르니까. 영화가 편집자의 손에 달려 있다면 연극은 자신의 역량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솔직히 난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 게 힘들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의 내 모습, 그날의 기분, 모든 테이크를 기억하고 있는데 가끔 감독이나 편집자가 고른 신이 내 의견과 다를 때가 있거든. 물론 촬영 당시 행복했으니 문제될 건 없다. 다만 라이브로 진행되는 연극에선 그런 생각을 할 필요도 없고 상황에 자신을 내던지면 되니까 좋은 거다.

 

‘워킹맘’으로서 아이들 키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물론 힘들지만 이 세상에 일하면서 아이 키우는 엄마가 어디 나 하나뿐인가. 워킹맘들은 알 거다. 아이들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자신이 이뤄낸 그 어떤 것보다 큰 선물이라는 사실을. 내 삶에서 아이들보다 중요한 건 없다. 아이들이 배우가 되고 싶어 한다면 무조건 오케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마 배우가 될 거다. 어릴 때부터 두 아이 모두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고 그 꿈은 지금도 여전하다. 난 배우라는 멋진 직업을 갖고 근사한 삶을 살았다. 때로는 직업이 아닌 내 삶, 열정 그 자체로 느껴질 정도다. 아무런 대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까지 벌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아이들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시작으로 남편 마이클 더글러스와 나까지 모두 배우의 삶을 살았다. 유전적 요인도 있을 테지만 배우의 삶을 강요한 적은 없다. 다만 우리 아이들 딜런(Dylan)과 캐리스(Carys)에겐 설명하기 힘든 배우의 자질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둘 중 누가 더 재능이 뛰어난 것 같나 하하하. 그건 마치 어떤 아이를 더 사랑하느냐는 질문 같은데. 둘에겐 비슷한 재능도, 전혀 다른 각자의 재능도 있다. 두 아이에게 유독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들은 항상 저녁 먹은 접시를 싱크대에 넣어야 하고 식탁에서 일어날 땐 ‘실례한다’고 얘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상의 매너를 가르치는 데 주력한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그럴 때면 무척 자랑스럽지(웃음). 아이들 얘기를 할 땐 눈에 빛이 난다 그동안 항상 바빴는데 과연 엄마가 되기 전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과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틈이 있나 물론. 얼마 전 버뮤다에 있는 집에 가서 5일간 어머니와 친구들과 멋진 휴식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지금 여름 캠프에 가 있거든. 쇼핑도 하고 매일 해변도 걷고 에스테틱에서 관리도 받았다. 책도 읽고 뜨개질도 하고 건강한 음식과 함께 충분한 수면을 취했더니 다시 생기를 찾은 느낌이다. 바로 이틀 전에 돌아왔는데 6개월은 쉬었다 온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임을 깨닫는다.

 

여성들의 결혼이나 출산을 적극 지지하는 편인가 그건 아니다. 아이들과 관계가 좋고 엄마로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들 때문에 여성들의 결혼이나 출산을 지지하는 건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모든 여성들이 그래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사람은 제각기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병헌 씨가 곧 결혼한다는 소식 들었나 와우! 좀 전에 듣고 축하한다고 얘기했다. 그의 커리어를 비롯해 모든 일들이 정신 없게 느껴지겠구나 싶었는데 태연하게 ‘음, 뭐 약간’이라고 대답하더라고(웃음). 결혼 선배로서 그에게 조언을 한다면 상대에게 사려 깊게 행동할 것! 이상하고 정신 없는 세상, 특히 이 업계에서는 병헌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낯선 팬 혹은 업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시간이 더 많을 수 있다. 당연히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하고 둘이 함께 있을 땐 소울메이트가 돼줘야 한다. 나도 배우 남편과 결혼했잖아. 상대의 직업이 배우이니 좋을 거다. 사람들은 키스 신이나 애정 신은 어떻게 하는지, 신경 쓰이진 않는지, 질투하는 건 아닌지 등을 물어보는데 상대가 배우라면 이 게임을, 서로의 일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테니까.

 

<마스크 오브 조로>를 시작으로 당신은 한국에서 ‘여신’으로 통한다. 미모를 유지하는 뷰티 시크릿이 있다면 하하, 여신이라니 한국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수영이나 헬스, 집에서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난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고 내 삶이 이렇게 변화된 것에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 한다. 이런 점이 날 아름답게 수식하는 게 아닌가 싶고, 실제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표출된 것이길 바란다. 다이어트나 디톡스는 전혀 안 한다.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고 그만큼 많이 활동한다. 신선한 닭고기 요리와 샐러드 같은 건강한 식단을 좋아하지만 햄버거나 감자튀김도 즐겨 먹는다. LA 코리아타운에 있는 레스토랑도 많이 가봤는데 뭐더라 그 매운 수프, 아 김치찌개도 맛있었다. 매운 음식도 좋아하거든. 나이보다 어려 보이길 원하나, 나이에 맞게 보이길 원하나 후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거다. 삶에서 얻는 경험들은 아주 중요한데 여태까지 쌓은 경험들은 앞으로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솔직히 20, 30대엔 이런 생각을 못했다. 올해 마흔셋인 캐서린은 나 자신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놀라운 경험도 즐기고 있고!

 

 

 

 

Credit

  • EDITOR 채은미
  • 방호광 PHOTO 김영준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