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향을 찾아서, '향수 DIY'
향기는 추억을 떠올린다. 매달 수십 개의 새로운 향수가 쏟아지고 니치 향수의 수입도 늘고 있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타인의 추억일 뿐. 나만을 위한 향을 찾아 나섰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 본 DIY 그리고 맞춤형 향수, 그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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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가 말 그대로 자신이 직접 골라(전문가의 도움 아래) 향수를 만드는 것이라면 맞춤 주문 향수는 전문가가 나에게 꼭 맞는 향수를 제안해 주는 식이다. 이런 맞춤 주문 향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지엔 퍼퓸 스튜디오나 에데니끄 정도. 그중 국내 1세대 조향사인 정미순(데메테르, 에데니끄의 퍼퓸 디자이너들도 모두 그녀의 제자들이다)이 운영하는 지엔 퍼퓸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녀는 다양한 질문과 오링 테스트를 통해 나의 성격, 심리, 체질을 파악하더니 내가 원하는 향 타입은 여성적이고 베르가못이나 시트러스의 상큼한 계열이라고 분석했다. 프레시 쉬프레, 플로럴 부케, 그린 플로럴 등 12개 이상의 향조를 맡으며 끊임없이 대화를 해나가며 내 마음에 들고 또 내게 맞는 향의 아우트라인을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일주일 후 네 개의 샘플이 도착했다. 내가 맡았던 각종 향조들에 전문가용 합성 향료가 조합돼 좀 더 깊이가 느껴지는 향이었다. 모두가 마음에 들었지만 미묘한 끌림이 있는 2번 샘플을 선택(이때 샘플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수정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며칠 후 고급스러운 박스에 향수가 도착!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를 경험한 기분이 들었다.
 
 
 

국내에서 DIY 향수를 만들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인 데메테르의 ‘향기 도서관’. 가격도 제법 합리적이다. 한낮에 들린 향기로운 이곳에서 퍼퓸 디자이너와 마주앉아 차근차근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첫 스텝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 컬러, 장소 등 취향에 대한 설문지 작성. 또 가장 최근  행복했던 기억을 묻는 질문에 얼마 전 아침 이슬을 맞으며 백양사로 가는 숲을 거닐던 순간을 떠올렸다. 퍼퓸 디자이너는 설문지를 쭉 보더니 7개의 향조를 추천했다. 그중에서 내가 선택한 건 클린 스킨, 불가리언 로즈, 웨트 가든 세 가지. 그리고 어떤 향의 비중을 가장 크게 할 것인가도 결정했다. 모든 과정에 퍼퓸 디자이너는 조언만 해줄 뿐 모든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내가 정한 비율에 따라 저울 위에 비커를 올려놓고 각각의 무게에 맞도록 스포이드로 한 방울, 두 방울 향조를 옮겨 담았다. 꽤 집중력을 요하는 섬세한 작업이었다. 향기 조합이 끝난 향수 보틀에 라벨을 골라 붙이면 완성! 이 향수를 맡을 때마다 숲을 거닐던 평화롭던 순간이 떠올라 마음이 차분하고 평안해진다.
 
 
 
Credit
- EDITOR 강옥진 PHOTO 김보미
- COURTESY OF DEMETER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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