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은 지금 '힐링'이 필요하다!
한혜진은 힐링의 홍일점이었다. <힐링캠프>와 <26년>으로 치유의 아이콘이 됐다. 최근 그녀는 몇 가지 상실을 경험했다. 그녀에겐 스스로를 치유할 시간이 남았다. 물론 눈물이 필요한 시간은 이미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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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힐링캠프>) 출연이 결정됐을 때 ‘얼굴마담’일 거란 수군거림이 있었어요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리액션이나 몇 번 보여줄 거라 생각하셨을 거예요. ‘저건 또 무슨 조합이야(웃음)?’라는 반응도 있었고요. 그런데 전 그때 <굳세어라 금순아>에 캐스팅됐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사람들이 뭐라 해도 제가 아는 저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런 자신감으로 뛰어들었으니까요. 물론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됐지만 서서히 적응하면서 내 본연의 짓궂은 면을 내보일 수 있었어요.
처음 MC 제의를 받았을 땐 어떤 기분이었나요 일주일에 녹화 한 번이면 영화나 드라마 스케줄과 병행할 수 있을 거 같았고, 막연히 재미있겠다고도 생각했죠. 야외 촬영 컨셉트라니까 마음도 가벼웠고요. 그렇게 무작정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겁 없이 뛰어들었구나 싶었어요. 
<힐링캠프>로 한혜진을 재발견했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단아하고 조용하거나 새침데기 같은 역할을 많이 해서인지 실제로도 그럴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나 봐요. <힐링캠프> 이후로 개구쟁이처럼 보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대중적인 인지도도 확실히 높아진 거 같아요. <26년>을 만나고, 다양한 작품 제의를 받은 것도 그 덕분인 거 같아요. 사실 <힐링캠프> 출연이 작품과 연결될 거란 생각은 못했죠. 예능이 무섭긴 무섭던데요.  
배우란 직업에 회의를 느낀 적은 없었나요 이 분야에 있다 보면 도마 위에 올라갈 일이 많잖아요. 시청률, 스코어 경쟁도 해야 하는 직업이고. 저도 거기서 100% 자유롭진 못해요. 다만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노력하는 거죠.
<26년> 제작보고회에서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했더군요 10년 동안 착한 역할만 했으니까 다른 면도 보여주고 싶어요. 제 안에도 악함이나 연약함, 부족함, 추함이 있어요. 그런 면들을 끄집어내서 연기해 보고 싶은 거죠. 자연인으로서도 보다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겠죠 일상에서 표출하기 힘든 제 악함에 대한 갈증을 다른 방면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웃음).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했어요. 언제부터 배우가 되길 희망했나요 엄마의 영향이 커요. 계속 배우가 되라고 얘기하셨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성장하면 당연히 배우를 하는 줄 알았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오디션도 보고, 배우로 활동하고자 노력했어요. 그런데 잘 안됐죠. 하지만 수많은 낙오가 지금 와선 너무 소중한 경험이죠. 사실 엄마한테 고마워요. 저 혼자선 이런 삶을 꿈꾸지 못했을 거예요. 유년시절엔 소극적인 아이였고 낯을 많이 가려서 사람들과 말도 못했거든요.
지금은 어떤가요 연기를 시작하면서 억지로라도 적극적인 사람이 됐어요. 그리고 한혜진이란 이름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고 확고한 목표나 주관이 생기면서 더 자신 있게 생각을 얘기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게 된 거 같아요.
어머니께선 왜 배우가 되라 하셨나요 그냥 좋아 보이셨나 봐요. 딸들 중 누군가가 배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제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나 봐요(웃음). 예뻐야 배우가 된다고 생각하셨거든요. 지금도 배우란 직업을 높게 평가하세요. 사실 옛날 분들은 배우란 직업을 소위 ‘딴따라’라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 형부(김강우)도 배우잖아요. 엄마는 언니한테도 그랬어요. 어떻게 네가 저런 신랑을 얻을 수 있겠냐며 평생 감사하면서 섬겨야 한다고(웃음).
지난 12월에 부친상을 치르셨죠. 아버지께선 원래 지병이 있었나요 꽤 오래됐죠. 아버지께서 2000년에 스트레스성 뇌졸중으로 쓰려지셔서 그때부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셨는데 나중엔 저혈압이나 심장 문제로 수술도 하셨고요. 후유증과 부작용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다가 결국 이렇게 됐죠. 
기준이 명확하거나 고집이 세다는 말 자주 듣지 않나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제 고집, 꺾지 못한다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직접 경험해서 옳다고 깨달은 것은 고집할 거예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선 쉽게 인정하는 편이에요. 배우로서 자신이 선택한 작품의 흥행 결과에 책임진다는 건 조금 다른 문제일 수도 있겠죠 최대한 결과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정말 흥행한 작품에도 출연했고, 그 반대인 작품도 해봤잖아요. 흥행한 작품을 해봤다고 해서 작품을 많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작품을 하기 힘들어요. 잘 안 된 작품을 했을 땐 빨리 돌파구를 찾아야 하니까 오히려 여러 작품을 해요. 결국 둘 다 장단이 있더라고요.
일단 비관적인 성격은 아닌 거 같아요 그렇다고 낙천적이진 않아요. 어떤 상황을 항상 밝게만 받아들이진 못하니까요. 일단 걱정은 하죠. 그렇지만 이내 돌이키고 바꿔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막혀 있다면 내 것이 아닌 거고, 내 길이 아니니까 다른 게 오려나 보다. 이런 식이죠. 긍정적인 사람은 대부분 현실주의자예요. 현 상태를 분석해서 긍정적인 돌파구를 찾는 편이니까 확실히 냉정한 면이 있어요.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면 처음엔 당황하다가도 침착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감정적으로 붕 떠 있을 때 내린 결정들은 항상 일을 그르치더라고요.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생각했을 때 항상 실수가 없고요. 하지만 가끔씩 감정에 따라서 움직여 보고 싶어요.
Credit
- EDITOR 민용준
- PHOTO 안주영
-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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