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운이 입은 니트는 Loewe. 현욱이 입은 니트는 Dsquared2. 데님 팬츠는 Polo Ralph Laure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났습니다. 아직도 촬영 중이죠? 저녁에는 거제도로 떠난다고 하던데요
려운 방영을 하루 앞둔 지금은 설레기도 하고 두렵습니다. 촬영 스케줄 때문에 1화는 본방 사수 못 하고 각자 틈을 내서 볼 것 같아요.
현욱 저는 오히려 한두 달 전이 더 떨렸어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현욱이 입은 레드 셔츠, 블랙 쇼트 팬츠, 타이, 진주 네크리스는 모두 Valentino. 레드 쇼트 팬츠는 Barrie. 레드 브레이슬릿은 Christian Louboutin. 링은 Chrome Hearts. 려운이 입은 재킷,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Valentino.
려운이 연기한 은결은 청각장애인 양육자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난 코다(CODA: Child of Deaf Adult)입니다. 제작발표회도 수어 동시통역이 함께 곁들여진 배리어프리로 진행된 것이 인상 깊었어요. 연기하며 새롭게 느끼게 된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려운 농인들과 좀 더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그분들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도 봤죠. 집에도 찾아가보고, 새로운 소통방식과 소통할 때 지켜야 할 예절도 알게 됐고요. 그들을 부를 때는 손을 흔들거나 톡톡 쳐야 한다는 것 같은 거요.
현욱 저는 처음 수어 연습하러 가서 놀랐어요. 손으로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기분에 좀 울컥하더라고요. 수어가 표현하는 감정이 정말 크구나 싶었죠. 저희 작품에도 최원영 선배님과 려운 형이 수어로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최고의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셔츠, 재킷, 팬츠, 스니커즈, 네크리스, 링은 모두 Louis Vuitton.
청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0대 초중반인 두 사람은 청춘을 충분히 만끽하고 있나요
현욱 뻔한 말이지만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나이와 관계없이 매일매일이 청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찬이는 장난스러운 면이 실제 저와 많이 닮아서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내 모든 에너지를 다 보여주겠다, 날아다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청춘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아픔도 느끼고, 그걸 견디며 성장하고 발전해 가는 것이 저희 작품에서 그리는 청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려운 ‘반짝일 수 있을 때 반짝여라.’ 계속 도전하고, 실패에 지치지 않고 도전 끝에 성장하는 청춘을 담아냈죠. 제 청춘은 패기 넘쳤던 20대 초반과 비교하면 지난 것 같긴 해요(웃음). 오디션에 연거푸 떨어져서 몇 시간을 걷고 교보문고에 가서 안 읽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랬던 그 시기가 진짜 청춘 같거든요. 열정과 패기는 여전하지만 좀 다른 느낌이죠.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Alexander Mcqueen.
청춘을 잘 그린 것 같다고 생각하는 창작물이 있다면
려운 중학생 때 <학교 2013>을 보면서 정말 청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세대와 비교하면 <태양은 없다> 같은 작품 아닐까 해요.
현욱 드라마 속 김우빈 · 이종석 선배님의 관계를 보면 마음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스물다섯 스물하나>도요. 절대 제가 나와서는 아닙니다(웃음).
려운이 입은 셔츠는 Bottega Veneta. 실버 링은 Trencadism. 현욱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타이는 Bottega Veneta.
은결은 1995년으로 타임리프를 하며 아버지의 과거인 고등학생 이찬(최현욱)을 만나 함께 밴드를 하게 되죠.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상상해 봤나요
려운 저희 아버지는 대학로에서 뮤지컬 작곡과 배우도 하고, 실제로 기타를 치는 프런트맨이셨어요. 큰고모 결혼식 때 공연을 마치고 급하게 참석하느라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빨간 부츠를 그대로 신고 온 아버지를 집안 어른들이 화장실에 가두고 나오지 말라고 했던 적도 있었대요(웃음). 그 시절 아빠와 한번 놀아보고 싶네요.
현욱 엄마의 과거 사진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얼굴 반을 차지하는 사각테 안경을 쓰고 계시더라고요. 우리 엄마는 학창시절에 어떤 친구였길래 이걸 쓰고 놀았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엄마 말로는 유행이었다는데 전 살면서 그런 안경을 쓴 사람을 본 적 없거든요.
촬영하며 상대방에게 놀랐던 의외의 모습이 있다면
려운 계속 장난스럽고 밝은 연기를 보다가 갈등 상황에서 현욱이가 저한테 화를 내는 장면을 찍을 때요. 미움뿐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이 화로 터져 나오는 장면인데 그 감정들이 다 느껴졌거든요.
현욱 려운 형은 상대방을 몰입하게 해주는 힘을 가진 것 같아요. 감정이 풍부해서 그게 저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일 수도 있고, 태어난 재능인 것 같아서 연기하면서도 따뜻한 순간이 많았어요.
현욱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코트, 쇼트 팬츠, 타이, 롱부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왼손 링은 Siiiido. 려운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코트, 쇼트 팬츠, 타이, 롱부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오른손 링은 Trencadism.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은결이와 찬이의 어떤 지점을 봐주길 바라나요
려운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정말 입체적이에요. 자라온 환경 때문에 빨리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은결이가 차츰 열여덟 살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점을 주목하면 드라마가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현욱 처음 등장하는 순간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나거든요. 과거에는 이렇게 밝았던 이찬이 미래에는 왜 이렇게 됐을까 그걸 생각하며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세상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로서 모범생인 은결이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일찍 꿈을 택해 주연급으로 우뚝 선 두 사람도 그런 부담을 느낀 적 있나요
려운 <꽃선비 열애사>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는 촬영을 앞두고 압박감 때문에 버스에서 혼자 울기도 했어요. 작품은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것인데 내가 누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항상 들거든요.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한층 더 치열하게 노력하죠.
현욱 당연히 책임감은 느끼지만 그게 저를 억누르지 않도록 제 방식대로 풀어나가려고 해요.
고교생활, 음악, 여름…. 밴드부 연기를 통해 음악을 접하면서 영향받은 부분도 있을지
려운 확실히 있어요. 낯가림이 워낙 심한 저와 달리 현욱이는 무대 체질이에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 프레디 머큐리처럼 열정적으로 임하는 현욱이를 보니 나도 한번 저렇게 해보자 싶더라고요. 고삐가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연기가 아닌 실제 무대는 여전히 무섭지만요(웃음).
현욱 밴드 공연 신을 촬영할 때 출연진이 많게는 300~400명 정도 오시거든요. 감사하게도 그분들이 호응을 너무 잘해주세요. 여러 번 촬영하며 땀범벅이 됐을 때 응원 소리를 들으면 정말 힘이 나더라고요. 부끄럽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끽하려고 해요. 실제로 마이크 소리가 나게 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관객들을 앞에 세워달라고 하면서요.
밴드 ‘첫사랑 기억 조작단’으로서 처음 공개된 곡이 1992년에 발표된 ‘질투’였죠? 이 노래를 알고 있었나요
려운 알고 있었어요. 전주 출신이기도 하고, 조부모님과 함께 자랐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 재현된 90년대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더라고요. 아버지께서 항상 카세트테이프와 CD로 음악을 많이 들으셨어요. 유일하게 직접 만져보지 못했던 것은 삐삐 정도?
현욱 형은 7080 노래랑 올드 팝을 정말 좋아해요. 저도 유재하, 김광석, 변진섭… 이분들의 노래를 많이 듣기도 하고요. 예전에 사랑받았던 곡들이 록으로 신나게 편곡됐는데, 그런 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려운 연기를 위해서 간 건 아니고 오로지 재미 때문에 갔는데요, 노래방에서는 제가 프레디 머큐리입니다(웃음).
현욱 형은 정말 노래방 프레디입니다. 진짜로! 안에 뭐가 있긴 한데 안 나와요. 오히려 제가 발라드로 차츰 빌드업을 하는 편이죠.
려운 즐겁게 한 장면을 마무리한 날, 촬영분을 모니터하면서 깔깔대며 웃었던 날. 그런 날은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런 기분은 퇴근할 때도, 집에 와서 씻을 때도, 자려고 누웠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현욱 같은 직업을 가진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 각자 성향은 다르지만 내가 몰랐던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들이 있어요. <약한영웅> 때도 그랬고, 지금 려운 형을 통해서도 느끼는 게 많아요. 그게 제가 계속 현장에 있고 싶은 이유 같습니다.
지금을 고민하고 있는 다른 청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려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너무 무너지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26년밖에 안 살긴 했지만, 안 좋은 일을 겪으면 그만큼의 좋은 일이 오더라고요. 그러니 너무 좌절하는 시간이 길지 않길, 슬프더라도 집에서 울고 있기보다 조금씩 움직이길 바랍니다.
현욱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최고예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야 실패하더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명절에 만난 사촌동생에게 “넌 꿈이 뭐야? 좋아하는 게 뭐니?”라고 물었을 때 없다고 하면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려운 알아서 찾겠지(웃음). 애가 오지랖이 있어.
현욱 사실 그 순간에만 잠깐 안타까워하긴 합니다.
현욱이 입은 레더 재킷은 Loewe. 레더 타이는 Polo Ralph Lauren. 네크리스는 Chrome Hearts.
음악과 수화, 소리 언어. 모두 소통을 위한 것이죠. 누군가를 대할 때 두 사람이 지키고 싶은 태도는
려운 더 열심히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주변 사람 모두요. 그리고 되도록 솔직하고 싶습니다.
현욱 저는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좋아요.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갔을 때 잘 먹는 모습이 좋아서 은근슬쩍 강요도 해요. “맛있지? 맛있다고 해” 하면서요. 행복한 사람들을 볼 때 행복한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맛있는 음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늘 촬영장 음식은 어땠나요? 전주 출신인 려운이 미식가라고 해서 신경 썼거든요
려운 죄송합니다. 촬영 중이라 먹지 못했어요.
현욱 저도 죄송해요! 치킨에 있던 셀러리를 빼고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