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블랙핑크 ‘Born Pink’ 월드 투어의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베르디가 발탁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평소 스트리트 패션에 일가견에 있었다면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 니고의 휴먼 메이드, 퍼렐 윌리엄스와 협업을 이어온 그를 모르고 지나칠 순 없었을 겁니다.





‘베르디’ 하면 곧장 떠오르는 그만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걸스 돈 크라이(Girls Don’t Cry)’, ‘웨이스티드 유스(Wasted Youth)’, ‘돈 바더 미 애니모어(Don’t Bother Me Anymore)’처럼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카피일 테죠. 특유의 볼드하고 시원시원한 폰트와 키치한 캐릭터 ‘빅’도 빼놓을 수 없고요.

베르디


실제로 그가 전개하는 브랜드 걸스 돈 크라이는 아내가 좋아하는 영국 얼터네이티브 밴드 큐어의 곡 ‘Boys Don’t Cry’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습니다. 이후 걸스 돈 크라이는 스트리트 신의 대부와도 같은 니고와 루이 비통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럭셔리 패션계에 입성한 퍼렐 윌리엄스, 비츠 바이 드레를 비롯한 유수의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다채로운 협업을 이어오고 있고요.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웨이스티드 유스 또한 직역하면 ‘쓸모없는 청춘’이라는 뜻이지만, 베르디는 이 강렬한 문구에 ‘되돌아보면 쓸모없는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버려진 캔과 그 주변을 나뒹구는 마약 위로 피어오른 붉은 튤립에는 작업이 잘 풀리지 않던 시기, 그가 느꼈던 고뇌가 고스란히 집약됐죠.
마냥 거칠고 알 수 없는 진입장벽이 느껴지던 여타의 스트리트 브랜드와 달리, 아내가 좋아하는 밴드와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처럼 한 사람의 지극히 일상적인 면면을 담아냈기에 베르디의 작품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이외에도 지난 4월, 코첼라의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발탁되어 코첼라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한 베르디. 앞으로 블랙핑크와 함께 얼마나 감각적인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나갈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