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패션위크를 앞두고 서거한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모했다. 많은 쇼가 묵념으로 시작하는가 하면, 핼펀 쇼에선 컬러플 룩을 즐긴 여왕을 연상시키는 룩으로 오프닝을 열었고, 어덤은 검은 베일을 쓴 세 개의 드레스 룩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여왕이 직접 쇼에 참석해 남다른 인연이 있었던 리처드 퀸은 여왕의 다큐멘터리와 함께 블랙 룩을 스물두 벌이나 선보이고 검은 꽃가루를 흩날리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런던의 ‘통통’ 튀는 신인 디자이너들은 그야말로 손대면 터질 듯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첫 개인 쇼를 연 쳇 로는 그의 시그너처인 가시 돋친 소재로 몸을 과장되게 연출해 소재의 유연함을 보여줬고, 인도 출신의 디자이너 하리는 강아지가 바라본 자신의 왜곡된 모습을 상상하며 라텍스 소재로 부풀린 룩을 트램펄린 위에서 펼쳤다.
5년 동안 버버리를 이끌어온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 리카르토 티시의 마지막 쇼는 영국의 해변으로 향했다. 햇볕에 빛바랜 데님, 수영복을 레이어드한 드레스 등 자연과 교감하는 컬렉션을 선보이며 막을 내린 쇼. 패션계의 눈은 벌써 다음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뉴 보테가’를 이끌었던 다니엘 리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