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 극명한 대비, 압도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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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극명한 대비, 압도적

수많은 화자를 얼굴 위에 그리며 스스로 경계를 허물어온 공유. 그에게서 포착한 극명한 대비의 순간.

김지회 BY 김지회 2022.10.25
 
담백하고 정제된 옷을 입고 샤넬 J12와 함께했습니다. 샤넬 워치를 착용할 때 즐기는 룩이 있나요
저는 단순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화려한 옷은 선호하지 않아요. 유일하게 착용하는 장신구가 워치예요. 생각해 보니 샤넬 워치와 함께라면 항상 블랙 팬츠에 화이트 티셔츠 같은 옷을 떠올렸네요. 일상 룩에는 한 번도 J12를 차본 적 없어요. 편안하고 캐주얼한 스트리트 웨어 차림에 착용해 보고 싶어요.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샤넬 워치와 공유의 만남은 절묘하게 느껴져요. J12에 관한 개인적인 기억을 되짚어본다면
샤넬 워치 앰배서더 제의를 받았을 때 반가웠어요. 워치에 대해 잘 모를 시절에도 알았던 시계니까요. 제가 20대 때 J12가 처음 등장했는데 시작부터 굉장한 인기를 끌었어요. 세라믹 워치이고 품고 있는 감성도 보통 시계들과 달라 ‘센세이셔널’했죠. 혈기왕성한 청춘 시절에 한 번쯤 차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시계의 앰배서더라니…. 무척 신기했어요.
 
지난해를 기점으로 데뷔 20주년이 지났습니다. 어느 때보다 일의 경계가 유연해진 시대에, 한 가지 일에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는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에요. 상당한 고민과 각오를 다진 후에 시작할 수 있죠. 사람을 알아갈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과 빨리 가까워지는 스타일은 아닌데, 한 번 문이 열리면 아주 깊어져요. 깊이 파고들죠. 나랑 맞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요. 호기심과 의문이 많습니다. 다 알고 싶어해요. 약간 집요한 구석이 있어요. 자료 수집가처럼 계속해서 단서를 찾고 그것들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고요. 연기도 오랜 시간 그런 과정을 겪으며 해왔어요.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마음이 무르익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하는 성향은 공유의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장고는 독이 될 때도 있어서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확실히 고민을 길게 하며 여러 경우의 수를 상상해 본 끝에 얻는 미묘한 차이, 섬세함이 있어요. 저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는 아주 작은, 찰나의 디테일이요. 이런 부분에서 성취감과 만족감을 꽤 얻어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요. 물론 그 포인트를 누군가 귀신같이 알아줄 땐 성취감이 배가됩니다. 비슷한 성향의 감독님이나 상대 배우를 만나 시너지가 생기는 순간의 짜릿함은 중독성이 강해요. 그런 이들과는 예전부터 알았던 사이처럼 확 가까워져요. ‘척하면 척’인 관계가 흔하지 않지만, 곁에 그런 사람은 한두 명만 있어도 충분하죠.
 
과거엔 어려웠으나 지금은 깊이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있겠죠 
일을 시작하던 시기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세상을 단순하게, 단면적으로 봤어요. 맞는 게 아니면 곧 틀린 거라고 생각했고요. 지금은 싫거나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을 배격하지 않아요. 여러 작품을 경험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아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졌어요. 한편 내 성향과 기호, 취향 역시 지난 20년 동안 점점 짙어지고 확고해졌어요. 내가 뭘 좋아하고 무엇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지 이제야 잘 알아요.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자신만의 성향과 기호를 진하게 확인했던 기억은
영화 〈도가니〉예요. 나에게서 출발한 일이었으니까요. 이 신에서 내 자리를 좋게만 보지 않아요. 오히려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에 가깝죠. 배우는 어떤 식으로든 선택당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도가니〉를 만난 후에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스스로 선택한 일을 끝까지 완수했고, 진심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진 프로젝트를 만들어봤다는 사실이 자신감을 줬어요.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직접 찾고 만든 경험의 힘은 대단하죠 
배우들은 대체로 주어진 목록에서 절충안을 찾고 타협점을 찾고 전략을 만들어요. 그런데 〈도가니〉는 재고 따지는 과정이 없었어요. 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전부였기에 희열이 대단했어요.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일뿐 아니라 직접 원하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또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부지런히 나서서 찾아야 하는데, 요즘 자주 반성해요. 타성에 젖은 건 아닌가 하고요.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개인적인 삶에서는 겪지 않았으나 캐릭터를 통해 느껴본 감정 중 내 인생에서 꼭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은
부성(父性)이 그렇죠. 반드시 경험하고 싶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가장 궁금한 감정이긴 합니다. 겪어보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이고, 현재의 나로서는 그런 감정을 언제 겪게 될지 예상할 수 없거든요.  그러고 보니 아빠 역할을 꽤 많이 했어요. 그것도 늘 딸의 아빠였죠.
 
딸 사랑 각별한 아빠 역할이 항상 잘 어울렸어요 
생명을 낳아 성인이 되기까지 책임지고 키운다는 건 아름답고 멋진 일이죠. 어릴 때부터 아이를 좋아했는데, 여러 번 아빠 역을 연기하며 간접 체험해 보니 좀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이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정말 예쁘다’였어요. 이제는 그 존재의 무게가 다르게 와 닿아요. ‘내가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 ‘아빠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자질을 가졌을까?’ 조금 더 멀리 간 생각으로는 ‘과연 지금 시대에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게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일까?’ 무섭고 두렵고 신중해졌죠.
 
화이트와 블랙 세라믹을 매치한 J12 패러독스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화이트와 블랙 세라믹을 매치한 J12 패러독스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오랜 취미인 낚시는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원래 잘 기다리는 사람인가요
잘 몰랐는데 그런 것 같아요. 급한 성격을 가진 줄 알고 살았거든요. 경상도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그런 성향의 아버지 밑에서 자랐어요. 배우 일을 하면서 생각보다 인내심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가끔은 미련할 정도로 잘 참아요. 그런데 낚시를 하면 기다림을 즐기게 돼요. 물 밑 상황이 보이지 않거든요. 속이 훤히 보이는 바다에서 낚시를 하면 재미없어요.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의 상황을 사릿대, 조금, 유속 등 바다가 하나씩 알려주는 정보를 토대로 고민하면서 접근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까만 바닷속은 알 수 없어요. 거기에 낚싯대를 내리고 기다리는 일이 참 재미있어요. 기다림 덕분에 기쁨이 크죠.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낚시 브이로그에서 5시간 동안 장대만 낚는 날에도 내일의 낚시를 조용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잘 안 된 일을 차분히 내려놓고 새 희망을 품는 훈련도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낚시를 즐기며 자신의 어떤 면이 서서히 달라진다고 느끼나요
저는 다가올 날에 다소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사람이거든요.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체감하게 됐고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마음을 품게 됐어요. 낚시로 얻는 기다림의 시간은 뇌가 휴식하는 몇 안 되는 순간이에요. 평소 호기심과 망상도 많은데, 낚시를 하면 생각이 단순해집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고기가 오래 안 잡히면 초점이 흐려지면서 멍해져요. 그 순간이 나쁘지 않아요(웃음). 집에서 혼자 명상을 배우고, 하려고 해도 잘 안 됐어요. 그런데 바다에서는 가능하더라고요. 시간이 있고 날이 좋으면 바다로 향해요. 냉장고에 잡아 놓은 고기가 다 떨어질 때면 배를 탈 때가 온 거죠.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화이트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화이트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일상의 반은 어부로 사는 것 같습니다(웃음)
냉동실에 참돔이 몇 마리 안 남았다? 그러면 매니저에게 말해요. 다음 주쯤 가야 할 것 같다고. 무늬오징어라는 굉장히 비싼 오징어가 있습니다. 시장에선 거의 보기 힘들고 낚시꾼들만 즐길 수 있는 호사죠. 지난 브이로그 촬영 때 무늬오징어를 꽤 많이 잡았어요. 3일간 조업했는데 엄청 잡았습니다. 집에 가져와 하나씩 진공 팩으로 포장하고 냉동실에 겹겹이 쌓아두면 뿌듯하고 만족스러워요. 부자가 된 기분이죠. 부모님, 친구들, 주변 지인들에게 나눌 때 큰 행복감을 느끼고요. 아직 냉동실에 무늬오징어가 조금 남아 있어요.
 
지금의 공유에게선 예측 불가의 풍랑이 이는 바다에서도 안정적으로 배를 모는 베테랑 선장의 단단함이 느껴져요. 지난 항해를 공유의 전반전이라고 본다면, 후반전은 어떻게 풀어가고 싶은가요 
앞으로도 계속 흔들리겠죠. 하지만 이런 흔들림이 내면에 일으키는 파동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장담하는 건 아닙니다. 언젠가 아주 힘들어하는 날도 있을 거예요. 오늘 대화하며 저에게서 전략가 같은 성향을 발견했을 수 있어요. 하지만 20년 동안 전 굉장히 직관적인 선택을 해왔어요. 마음속의 답은 항상 빠르게 정해집니다. 그 답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동의를 구하는 시간을 거쳐요. 지금껏 거쳐온 작품들 대부분은 그런 과정을 겪었어요. 시나리오를 접하는 순간 내 마음속에 답이 바로 떠오르지만, 충분한 명분을 얻을 때까지 속으로 생각만 하고 매니저에게도 말하지 않아요. 영화 〈헤어질 결심〉 보셨어요? 저는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박해일 배우의 캐릭터에 크게 공감했어요. 그가 가진 약간의 강박, 의심을 보며 내내 속이 뜨끔뜨끔했죠(웃음). 나 같아서. 요즘은 여러 가지 ‘메타포’가 전체를 밸런스 있게 그려내는 작품이 좋아요. 뭔가 숙제를 내고 자꾸 보게 되는 작품들요. 그런 맥락에서 영화 〈놉〉도 좋았어요.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38mm는 Chanel Watches.

본능적인 직관과 약간의 강박, 지난 20년의 루틴이 지금의 공유를 만들었어요. 당신은 청년기부터 줄곧 시절과 무관하게 아이코닉한 배우였죠. 이제는 자신의 직관을 믿고 따라도 괜찮다는 용기를 얻었는지
내가 재미있으면 해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어릴 때는 조금 더 현실적인 절충과 타협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에요. 내가 재미있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시켜 주지도 않았어요. 이제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고 용감해졌어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건 무척 감사하고 소중한 일이지만, 흥행이나 상업성에 대한 기대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 눈치를 봤던 일들의 경계를 최대한 허물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막연히 그려온, 배우의 길을 따라서요.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렛, 12개의 다이아몬드가 인디케이터에 세팅된 블랙 래커 다이얼의 J12 워치 칼리버 12.1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 38mm는 Chanel Wa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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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패션 에디터 김지회
    피처 에디터 이경진
    사진 홍장현
    패션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헤어 스타일리스트 임철우
    메이크업 아티스트 강윤진
    세트 스타일리스트 최서윤(Da:rak)
    어시스턴트 김유정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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