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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여리고 우아한 하지원

그녀는 눈시울이 촉촉해지더니 또르르 눈물을 흘렸다. 연이어 맡았던 보이시한 배역 때문에 얻은 그녀의 강인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졌다. 잠시 잊었다. 배우 하지원이 이토록 여리고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는 걸.

프로필 by ELLE 2012.03.23

배우 하지원의 촬영을 앞둔 전날 밤, 사진첩을 뒤적였다. 2003년 그녀가 사극 액션 드라마 <다모>를 촬영할 당시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떠올랐다. 10여 년이 지난 2012년의 봄. 그녀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어떻게 나이 들어 있을까? 같은 여자로서 품은 남다른 기대와 호기심으로 기다리던 중, 하지원이 씩씩한 걸음으로 나타났다. 스키니 진에 러닝화를 신고 셔츠만 걸친 캐주얼 차림의 그녀는 여전했다. 짙은 흑발,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보디….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고는 믿기지 않게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오히려 더 생기 넘치고, 약간 새침했던 그때보다 되려 소탈해졌을 뿐이다. 그리고 더 아름다워졌다.

긴 머리의 여성스러운 모습은 오랜만이다. 스턴트 우먼 길라임, <7광구>의 여전사, <코리아>의 탁구 선수 그리고 이제는 북한 여군이라니.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특정한 캐릭터를 하려고 시나리오를 선택한 적은 없었다.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했더니 역할이 남성적이더라.
덕분에 자연스럽게 건강 미인이라는 캐릭터를 얻은 것 같다. 한국의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이라고 하지 않나. 롤모델이 있나? 글쎄… 딱히 없다. 그저 어릴 때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다. 100m 달리기를 하면 1등을 하고 남자애들 농구하면 같이할 정도로. 무엇보다 내가 운동하는 이유는 건강하기 위해서다. 몸이 아프면 일도 즐겁게 할 수 없으니까. 

최근 4kg를 뺐다던데? 아니다. 오보다. 펌핑됐던 근육이 빠져서인지 슬림해진 것 같지만 몸무게 변화는 없다. 체질상 근육 펌핑이 잘 된다. 어깨도 벌어진 편이고. 장점이자 단점이다. 지금은 역할에 맡게 조금 야위어 보이기 위해 일부러 근육을 줄여야 한다.
식단 조절도 하나? 칼로리 생각해서 샐러드만 먹거나 하진 않는다.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는 편이다. 다만 요즘엔 근육을 좀 빼야 하기 때문에 고기를 자제하고 있다. <시크릿 가든>이나 <7광구> 때는 일부러 근육을 키웠는데 지금은 북한 여군 캐릭터이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도 안하고 요가만 하고 있다.

요즘 촬영으로 잠을 1~2시간 밖에 못 잔다던데. 괴롭지 않나? 몸은 좀 힘들긴 한데 즐겁다. 난 ‘이 순간’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니까. 그래서 현재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편이다. 지금 이 순간 나쁜 생각이 들면 나는 물론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같이 드라마 하는 스태프들도 내가 힘이 없으면 그들도 힘이 없듯이. 이 시간이 지나면 아까우니까, 그래서 최대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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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강옥진
  • Photo 안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