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마동석은 출연작에서 캐릭터 이름과 설정만 조금씩 바뀔 뿐,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았죠. 그러나 언급했듯 한국에서 마동석의 맨주먹 액션은 유일무이입니다. 그래서 마동석 필모그래피를 두고 메뉴 하나만 파는 대체 불가능 김치찌개 맛집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죠. 김치찌개만 있는 집에서 회를 찾으면 안되니까요.
한편 대놓고 팔씨름 선수로 나오거나 손을 씻은 조직 폭력배로 나온 작품들보다 〈범죄도시〉의 마동석을 다시 보고 싶다는 요구가 큰 건 그의 주먹이 정의의 편이길 바라는 순수한 바람 때문일 듯합니다. 마동석도 이를 알고 있는지 〈범죄도시2〉의 제작과 기획에도 참여했어요. 당초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 동안 공개를 미루다가 18일 개봉했습니다.
개봉 첫날 성적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지난 2년 마블 영화도 넘지 못한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세웠는데요.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2〉는 전날 관객 46만7525명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밀어내고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1탄 오프닝 스코어 16만4399명을 약 3배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1탄과도 달라진 점이 몇 군데 있습니다. 전작에서 범죄 현장에서 맞닥뜨린 고충과 경찰로서 지켜야 할 정의 사이 갈등하던 막내 강홍석(하준)이 승진하고 신참 형사 김상훈(정재광)이 팀에 합류한 것도 재미있는 변화죠. 1탄이 실화를 바탕으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의 범죄조직을 검거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2탄은 한국과 베트남,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소탕 작전을 다룹니다. 필리핀 한인 관광객 연쇄 납치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했죠. 또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1탄과 달리 〈범죄도시2〉는 최종적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고요.

전작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많이 달라진 〈범죄도시2〉의 가장 큰 변화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과 금천서 강력반의 검거 대상인 악당의 존재입니다. 1탄에선 윤계상이 중국 하얼빈 출신 범죄조직의 우두머리 장첸 역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냈는데요. 이미 마석도가 장첸을 잡아 넣었기 때문에 2탄으로 돌아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최강 빌런, 역대급 범죄자 강해상(손석구)입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손석구는 원래 〈범죄도시〉의 엄청난 팬이라고 해요. 틈만 나면 OTT 서비스로 〈범죄도시〉를 볼 정도로요. 하지만 전작의 장첸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던 터라 '장첸 만큼은 해야 한다', 혹은 '장첸보다 나아야 한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을 법한데요. 이에 대해 손석구는 최근 매체 인터뷰에서 "다른 시나리오, 다른 캐릭터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라고 답했습니다.
발 빠르게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손석구의 외양과 연기를 극찬하고 있어요. 상대역인 마동석이 워낙 거구인지라 손석구도 살을 10kg이나 찌웠죠. 최대한 현실감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의상과 분장에도 신경썼고요. 손석구는 지금 JTBC 〈나의 해방일지〉에서도 어둠의 세계(?)에 몸 담은 과거를 가진 '구씨'를 열연 중인데요. 〈범죄도시2〉의 캐릭터와도 일면 겹치는 부분이 있어 더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