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연기력 덕에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인 오정세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후 나선 놀이공원 데이트가 모두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중입니다. 무슨 사연이냐고요?
시작은 2년 전, 오정세가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문상태 캐릭터를 연기했을 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던 첼리스트 배범준씨는 드라마 속 오정세를 본 후 줄곧 가족들에게 "상태를 만나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범준씨의 여동생은 용기를 내어 오정세 측에 이 사연을 전했고, 오정세는 옷과 머리 모양, 말투, 행동까지 문상태 캐릭터와 똑같이 준비해 범준씨를 만났습니다. 오전 내내 드라마를 찍고, 범준씨에게 갔다가 다시 촬영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도 말이죠.
당시 두 사람은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고, 범준씨의 어머니가 현장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범준이가 좋아하는 놀이기구는 다 탔다. 기분이 좋으면 쉬지 않고 말하는 범준인데 범준이보다 더 쉼 없이 계속 말하는 상태형 오정세님"이라는 어머니의 증언이 웃음을 주기도 했고요.
그날 오정세는 촬영장으로 돌아가기 전 어머니에게 범준씨와 친구를 해도 되냐며 허락을 구했다고 해요. 비록 이후 감염병과의 씨름이 더욱 격해지는 바람에 쉽사리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오정세는 큰 상을 받은 소중한 자리에서도 친구 범준씨를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5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뒤 "〈사이코지만 괜찮아〉 전 작품이 〈스토브리그〉였다. 작품이 끝날 때 코로나19가 시작됐다. 지금 우리 모두 긴 스토브리그를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며 "새 시즌이 시작된다면 ‘범준아, 놀이공원 다시 가자’라고 말하고 싶다"라고요.
친구가 된 오정세와 범준씨는 2년 전 처음 만난 날과 같이 손을 꼭 잡고 놀이공원을 누볐습니다. 그 사이 범준씨에게 오정세는 드라마 캐릭터 '문상태'에서 그냥 '오정세 형'이 돼 있었죠. 범준씨의 여동생은 이들의 두 번째 데이트를 공개하며 "(오정세가) 오빠의 세계와 언어를 온전히 이해하고 소통하는 모습에서 (다시) 만나기 전 오빠를 기억하고 연구하셨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꼭 알려지길 바란 건 아니겠지만, 이 특별한 우정을 만든 오정세의 진심은 뭉클함을 자아내기 충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