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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아님)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 락의 따귀를 갈긴 이유

분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2.03.28
윌 스미스는 남다른 가족 사랑으로도 유명한 배우입니다.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에서는 그 사랑이 폭발(?)하다 못해 유례 없는 방송사고를 만들고 말았는데요.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스탠드업 코미디로 유명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락은 27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을 맡았는데요.
 
아카데미를 비롯한 미국 시상식에서는 진행자와 시상자들이 수위 높은 농담을 하곤 합니다. 가끔은 조크의 범위를 벗어난 선 넘은 발언들로 논란이 되기도 해요. 이를테면 동성애를 다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 출연했던 故히스 레저는 주최 측으로부터 작품의 내용과 관련한 게이 조크를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는데요. 당시 그는 "내게 그건 장난이 아니다. 그것에 대해 어떤 농담도 하고 싶지 않다"라고 거절했죠.
 
 
이날 크리스 락이 그만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그는 시상에 앞서 농담을 하던 도중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언급했어요.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2018년 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고, 이후 삭발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크리스 락은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지아이제인>의 속편에 출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아이제인>은 한 여성 군인이 군대 속 차별과 싸워 이기는 내용으로, 주인공인 데미 무어의 삭발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영화입니다.
 
청중이 이 농담에 불편한 미소를 짓는 도중 윌 스미스가 무대 위로 뛰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크리스 락의 따귀를 때렸죠. 크리스 락을 비롯한 모두가 당황해 하는 사이 윌 스미스는 "내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라며 격앙된 말투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이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요.
 
 
윌 스미스는 이어진 남우주연상 시상에서 수상자로 호명됐습니다. 그는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렸는데요. 영화에서 두 자매를 세계적 테니스 선수로 키운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를 연기한 그는 이 자리에서 "리처드 윌리엄스 씨는 정말 맹렬히 가족을 보호하는 인물이다. 제 삶의 이 시점에서 이 순간에 감동으로 벅차다"라며 "제가 이런 역할을 이 시기에, 이 세상에서 하게 된 것을 소명이라고 느낀다"라고 했어요.
 
크리스 락을 때린 것에 대한 사과도 했는데요. 그는 "아카데미 측에 죄송하고, 여기 계신 동료 분들에게도 사과드린다. 절 내년에도 초대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아카데미 측은 공식 트위터에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 오늘 밤 우리는 전 세계의 동료와 영화 애호가들로부터 자격 있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를 축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적었습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GettyImages
  • 영상 The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