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윤찬영의 마음은 #지우학 #청산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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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윤찬영의 마음은 #지우학 #청산이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새로운 챕터에 들어선 윤찬영.

이경진 BY 이경진 2022.02.26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 배우들 단톡방이 있다고 들었는데 요즘 활활 불타고 있겠군요
하하하. 다들 파이팅 넘쳐요. 드라마 관련 기사나 패러디 영상을 자주 공유하죠.
 
여러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청산이(윤찬영) 살려달라’는 반응이요. 그 말이 감동이었어요.
 
시즌2 제작이 확정되면서 청산의 마지막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도 궁금해요. 개인적 바람으로는 청산이 어떻게든 살았으면 좋겠어요.
 
인기는 체감하고 있는지
고속버스터미널에 〈지우학〉 팝업 존이 있었어요. 팝업 존 설치 마지막 날, 철수 역할을 한 안재호랑 슬쩍 들렀었죠. 조용히 둘러보고 돌아서는데, 현장에 있던 분들이 저희를 찍고 계시지 뭐예요. ‘이게, 무슨 일이지?’ 놀라기도 하고 ‘마스크 쓰고 있는데 어떻게 알아봤지?’ 감사하기도 하고. 그때 주위의 관심을 조금 체감했어요.
 
재킷은 Dolce & Gabbana. 네크리스는 Verutum.

재킷은 Dolce & Gabbana. 네크리스는 Verutum.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 후, OTT 콘텐츠에 대한 배우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알아요. 〈지우학〉이 〈오징어 게임〉 못지않게 해외에서 반응이 크죠
많은 사람이 저란 사람을 알게 되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기대와 걱정이 있어요. 그런 감정들이 왔다는 거지 ‘어떤 기대’인지 ‘어떤 걱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아직 정신없고, 이런 경험도 처음이라 마냥 신기해요.
 
목소리가 참 차분해요. 안정감을 주는 말투예요
아, 진짜요? 제가 피곤하면 말이 엄청 느려져요. 지금보다 더 느려요. 이걸 진지하게 봐주는 분도 있고 졸려 하는 분도 있는데, 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심을 담고 싶거든요. 말이라는 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포장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포장지를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할 수 있을지 자주 고민해요. 그러다 보니 말이 느린 편인데, 흥분하면 빨라져요. 조금 빨리 말해 볼게요.
 
아니에요. 좋은 의미로 한 말이에요. 〈지우학〉 이재규 감독이 찬영 씨에 대해 “요즘 친구들 같지 않게 느리게 말하고 느리게 반응하는데, 이런 배우가 흔치 않다. 신중하다”고 했던데
그 말의 뜻을 알겠어요. 원래는 안 그랬어요(웃음). 심하게 까부는 아이였는데, 연기를 일찍 시작하며 대단한 분들을 만나다 보니 조심하게 된 측면이 있어요. 제가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거든요. 그러면서 성격이 바뀐 것도 있고요. 놀 때는 안 그래요. 제가 또 개그 욕심이 있어서(웃음).
 
욕심만큼 개그 타율도 높나요
얼마 전에 제가 출연한 유튜브 댓글을 봤어요. 재밌다며 ‘윤찬영, 최선을 다해 놀리고 싶다 ㅋㅋㅋ’라고 해주시더라고요. ‘Chan young’s humour is top tier’라는 댓글도 있었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친구들 만나면 매일 자랑해요. “나 유머 톱티어로 인정받은 사람이야!”
 
흥분하면 말이 빨라진다고 했는데, 〈지우학〉 오디션 때 흥분하거나 떨지 않았나 봐요
오디션에선 잘 떨지 않아요. 〈지우학〉 땐 더 그랬는데, 당시 제가 대학 수시에 모두 떨어진 상황이었어요. 밤새워 준비했기에 충격이 컸죠. 최선을 다했는데 실패한 게 처음이기도 했고요. 자책 속에 누워서 2주간 〈신서유기〉만 봤어요.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이 악물고 정시를 준비했는데, 그 와중에 〈지우학〉 오디션 소식을 접했어요. 많은 배우가 도전한다고 하더군요. 나를 시험해 보기에 오히려 좋겠다 싶었죠. 오디션 날 이재규 감독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떤 배우 친구에게 ‘또래 배우 중에 누가 연기 잘하냐’고 물어보니까 네 이야길 하더라”라고.
 
스트라이프 패턴의 슬리브리스 톱과 쇼츠, 와이드 팬츠, 슈즈는 모두 Prada. 링은 Wooing. 브레이슬렛은 Verutum.

스트라이프 패턴의 슬리브리스 톱과 쇼츠, 와이드 팬츠, 슈즈는 모두 Prada. 링은 Wooing. 브레이슬렛은 Verutum.

그 말을 한 친구가 누군지 아나요
노정의 배우요. 정의와 함께 연기해 본 적 없어요. 각자의 출연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가 친구가 됐죠.
 
연기로 당신을 인정해 준 친구네요
맞아요. 너무 고맙죠. 이재규 감독님이 “정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세 번이나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동요가 없었어요. 그때만큼 차분했던 순간이 있었나 싶어요. 그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 있었죠. 얼마 후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고, 다음날 정시 합격 소식도 받았어요.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스무 살의 시작점에서 한 발 더 내딛는 기분이었죠.
 
최선을 다했는데 실패한 게 처음이라고 했잖아요? 전에는 원하는 일이 잘 풀렸나요
뭐랄까. 최선에 대한 개념이 재정립됐달까요.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 최선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달은 거죠. 저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싶으면 잠을 못 자요.
 
자기 기준이 높군요
그런 편이에요. 그래도 〈지우학〉에서는 만족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코로나19로 드라마 촬영이 중단됐었어요. 중단 후 첫 촬영으로 예고된 게 도서관 액션 장면. 스타트를 잘 끊어야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쉬는 동안 체력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산 호수공원을 쉬지 않고 매일 뛰었어요. 뛰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요. 그럴 때마다 한계를 끌어올리자는 마인드로 참고 뛰었어요. 그게 도서관 장면을 찍을 때 큰 도움이 됐죠.
 
내가 나에게 세운 기준이 있고, 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기준이 있잖아요? 두 가지가 부딪칠 때는 없나요
그래서 밸런스를 잘 지키려 해요. 두 개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은 한 지점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중요한 건 중심! 균형 추가 틀어지면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지금도 일기를 쓰나요
매일은 아니지만 쓰고 있어요.
 
블랙 재킷은 Dior. 화이트 셔츠는 Ulkin.

블랙 재킷은 Dior. 화이트 셔츠는 Ulkin.

일기에선 감정을 푸나요, 각오를 다지나요, 반성을 하나요
주로 감정이나 느낌을 써요.
 
최근엔 어떤 감정을 적었나요
최근요? 제가 스마트폰 메모장으로도 일기를 쓰는데…. (스마트폰 꺼내며) 아! 최근엔 알을 깨고 나오는 것에 대해 썼네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생각나네요
맞아요. 〈데미안〉 문구를 보고 떠올렸어요.
 
평소 심오한 생각을 하는군요
저, 심오한 거 좋아해요. 추상적인 글도 자주 써서 내가 쓴 걸 못 알아볼 때도 있어요. ‘무슨 생각으로 쓴 거지?’ 하는 거죠(웃음). 알을 깨고 나오는 글은 1월 22일에 쓴 거예요. 〈지우학〉 공개 전이죠. 오픈을 앞두고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저의 겁 많고 소심한 면, 조금 더 표현하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을 알을 깨고 나오는 것에 빗대어 생각해 봤어요.
 
결과적으로 의미심장한 예고가 됐네요. 지금 당신 상황과 많은 부분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나중에 시도 써보고 싶어요.
 
데님 셔츠 재킷은 Bottega Veneta.

데님 셔츠 재킷은 Bottega Veneta.

일찍 연기를 시작한 덕분에 어릴 적 모습이 영상으로 많이 남아 있어요. 어떤가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
어릴 적 영상은 찾아보지 않아도 보게 돼요. 친구들이 유튜브로 검색해서 막 보여주거든요(웃음). 부끄럽지 않아요. 그때의 저도 저니까요. 제 눈에는 똑같던데요. 한결같아서 좋아요.
 
누군가 내 과거를 기억해 준다는 건 배우가 갖는 특권일까요? 반대로 과거를 감추고 싶어도 그럴 수 없으니 굴레일 수도 있는데
특권도 굴레도 아닌 추억이요. 돌아보기 싫은 과거라면 피하고 싶겠지만, 그 또한 내 일부임을 인정하면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라라랜드〉에 대한 애정을 자주 밝혀왔어요. 〈라라랜드〉는 ‘만약에’라는 가정법이 애잔한 작품이기도 한데, 당신에게도 그런 게 있나요. ‘내가 만약에 그랬더라면’이라는 순간이
아까 말씀드렸던 것. 만약 수시에 떨어졌을 때 상심해서 누워만 있었더라면. 만약에 스무 살이라고 놀기만 했다면. 그랬다면 〈지우학〉 오디션을 맞는 마음가짐이 달랐을 수 있고, 지금은 없을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면, 그 순간이 아찔해요.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트렌치코트는 Dolce & Gabbana. 니트 베스트는 Bad in Bad. 네크리스는 Verutum. 네크리스에 건 링은 Boostic Supply.

트렌치코트는 Dolce & Gabbana. 니트 베스트는 Bad in Bad. 네크리스는 Verutum. 네크리스에 건 링은 Boostic Supply.

시를 쓰고 싶다고 했는데, 시와 희곡은 맞닿아 있잖아요? 당신의 배우 인생이 희곡이라면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3막 정도 될 것 같아요. 처음 연기를 하고 싶었던 순간이 1막. 〈라라랜드〉를 보고 진짜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게 2막. 시련을 겪으며 성장할 기회를 얻고 〈지우학〉을 만난 스무 살이 3막이요.
 
몇 막까지 있을지
그런 생각은 해요. 멀리 보고 생각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라는 생각. 당장은 지금의 관심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화보도 그렇고, 유머도 그렇고, 아직 못 보여드린 게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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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경진
    사진 이용희
    글 정시우
    스타일리스트 김성진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수철
    메이크업 아티스트 설기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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