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면서 돈까지 번다고?_돈쓸신잡 #23 (feat. #리니지 #미르4 #제페토)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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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하면서 돈까지 번다고?_돈쓸신잡 #23 (feat. #리니지 #미르4 #제페토)

게임 하면서 합법적으로 돈 버는 시대가 왔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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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우리 동네에도 PC방이 생겼다. 방과 후 친구들과 우르르 PC방에 갔다. 그때 설렘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PC방이 생기기 전에도 오락실에서 게임을 했지만, 오락실 게임과 PC게임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신세계가 열렸다. 그렇게 나는 리니지라는 게임을 만났다. 그날로부터 20년이 더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리니지를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PC로 리니지를 했고, 지금은 모바일로 한다. 나는 초등학생 때 접한 리니지를 20대 초반이 돼서야 끊었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을 준비하느라 잠시 게임을 중단했지만, 어쨌든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리니지와 함께 한 것이다.
  
나처럼 리니지를 오래 한 사람들을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알고 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이다. 리니지만큼 대한민국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린 게임은 없다. 하지만 동시에 리니지만큼 욕을 많이 먹은 게임도 없다. 심지어 리니지를 즐기는 사람마저 이 게임을 곧잘 비판한다. 왜 그럴까.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리니지 폐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누군가는 이 게임이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리니지 안에서 다양한 유저들과 부딪히며 인간에 대해 공부를 했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고, 게임 안에선 그 사람들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다.
 

게임 하면서 돈을 버는 시대

리니지의 최대 화두는 역시 현금 거래였다. 유저들은 서로 게임 속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았다. ‘진명황의 집행검’이라는 희귀한 게임 아이템은 한때 현금 1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게임 속 화폐 ‘아데나’ 역시 현금으로 거래됐다. ‘아데나’ 자체가 돈인 셈이었다. 리니지 아이템 현금거래가 사회문제로 다뤄지며 언론에도 종종 보도됐던 적이 있다. 게임사 차원에서도 현금 거래를 제재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한번 생겨난 시장은 틀어막을 수 없는 법이다. 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가 활발해지자 마치 당근마켓처럼 이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까지 탄생했다. 말 그대로 창조경제였다. 리니지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까. 물론,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최근 들어 P2E 트렌드가 뜨겁다. P2E는 ‘Play To Earn’의 약자다. ‘게임을 하면서 돈까지 번다’는 뜻이다.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여기에 더해서 돈까지 번다? 당연히 귀가 번쩍 뜨일 수밖에.
 

먼저 치고 나간 위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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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P2E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위메이드다. 이 게임사가 출시한 온라인 RPG게임 ‘미르4’는 유저들을 위한 수익 창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단 위메이드는 ‘위믹스’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했다. ‘위믹스’는 현재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했다. ‘미르4’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특정 자원을 수집하면, 이 자원을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당연히 ‘위믹스’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다. 게임을 하면서 돈까지 버는 게 공식적으로 가능해진 거다.
 
당연히 다른 게임사들 역시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이것을 게임과 연계해 유저들에게 수익 창출 기회를 열어주려 안간힘 쓰고 있다. P2E는 현재 게임 업계의 최대 화두이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 게임사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연히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 역시 최근 NFT를 적용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청사진까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엔씨소프트 역시 P2E 트렌드에 올라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이 나온 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단 하루 만에 30% 가까이 치솟았다. 시장에서 P2E 트렌드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단번에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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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게임으로 돈을 버는 개념은 과거부터 있었잖아” 서두에서도 설명했듯이 게임으로 돈을 버는 역사는 오래됐다. 내가 초등학교 때도 리니지 유저들은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곤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불법이었다. 암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였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P2E 시스템을 장착한 게임은 다르다. 가상화폐,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게임머니를 안정적으로 가상화폐로 바꿀 수 있고, 이 가상화폐는 다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사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도 가상 세계 안에서 유저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아바타용 의상이나 헤어 스타일을 직접 디자인해 가상 세계 안에 마련된 샵을 통해 다른 유저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토록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블록체인, 가상화폐, NFT, P2E, 메타버스. 어느 하나 만만한 개념이 아니고, 여전히 낯설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낯선 세계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렸다. 세상은 점점 그 문 뒤에 펼쳐진 광활한 세계로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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