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김태원'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윤제문, 성준 주연의 <위험한 흥분>은 평범한 7급 공무원 대희(윤제문)가 홍대 인디 밴드를 만나면서 음악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불태우는 이야기다. 이들은 음악으로 '일탈'을 꿈꾼다. <마지막 늑대> 이후 구자홍 감독이 7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여러분을 그 현장으로 안내한다.::마이더스,위험한흥분,마지막늑대,구자홍,윤제문,내게거짓말을해봐,성준,밥딜런,롤링스톤즈,엘르, elle.co.kr:: | ::마이더스,위험한흥분,마지막늑대,구자홍,윤제문

동교동 껀수네 포차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삼삼은구 밴드. 술에 흠뻑 취해 음악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좀 진지한 대화를 해보려 하지만, 그들의 한계는 여기까지다. "3대 기타리스트 있잖아?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그리고 또 뭐드라?", "김태원이던가?" 옆에서 민기와 수의 대화를 묵묵히 듣던 윤제문이 버럭 화를 낸다. "무슨 김태원?", "제프 백이지!" 또 그들이 '에이프릴'이 누구의 곡인지 헷갈리자 "에이프릴은 딥퍼플의 명곡 중에 명곡이야!"라고 소리지르며 폭발한다. 아무리 봐도 이 남자는 젊은 친구들과 안 어울린다. 그런데 이들이 함께 모여서 밴드를 한다니! 정말? 이곳은 영화 의 현장이다. '버럭' 윤제문의 포스는 음악의 달인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남몰래 음악 공부를 좀 하셨나? 놀랍게도 무대에서 직접 연주도 하고, 온몸을 뒤흔드는 강렬한 퍼포먼스 보여주신다. 드라마 에서 성준 역할을 맡아 연일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키고 있는 윤제문은 인디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아 일탈을 꿈꾸고 있다. 어딜 봐도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생긴 배우가 악기를 잡은 것만으로 이미 사건이다. 밴드 친구들만 촬영하는 동안, 윤제문은 껀수네 포차를 빠져나와 동네를 산책했다. 어슬렁어슬렁 영역 표시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예비역 고참처럼 느리게 움직이더니, 구멍 가게에서 슬그머니 떡볶이를 사왔다. 손수 떡볶이를 이수씨개에 꽂아서 스태프들에게 나누어 준다. 친절하고 자상한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재현?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이거 먹어 봐!" 아이처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떡볶이를 보더니 한 마디 '툭' 던진다. "난 세상에 이렇게 맛 없는 떡볶이는 처음 봐", "이런 게 있냐, 한번 먹어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절대 맛있어서 같이 먹자는 게 아니었다. 개그콘서트에나 나올 유머를 천연덕스럽게 펼치고 있었다. 의외로 유머 욕심까지 있으시네!촬영장에서 스토커처럼 윤제문의 하루를 엿보다가 내친 김에, 정혜영 PD에게 시나리오를 슬쩍 받아서 읽어봤다. 며칠 후 어린이 놀이터에서 대희가 자신의 우상인 '밥 딜런'을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 꿈 속에서 윤제문은 밥 딜런에게 영감을 받는다. 그렇다면 밥 딜런은 누가 연기할까? 넌지시 물어보니 미존(?)의 배우가 우정출연할 예정이었다. 윤제문과 원조 신스틸러의 만남이라, 뭔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생각할수록 엉뚱하네! 우연의 일치일까? 에서 밴드를 결성한 윤제문과 성준에게 묘한 인연이 생기고 있다. 드라마 에서 윤제문의 배역 이름은 성준이다. 의 후속으로 다음 달 9일부터 방송되는 에 성준이 캐스팅됐다(요거 기사로 다들 쓰고도 남겠다!). 영화인들은 이런 걸 '대박'의 징조라고 한다. 하여튼 이들은 홍대 라이브클럽 쌤에서 인디 밴드의 위력을 발휘하고자 무대에 올랐다. 밴드 이름은 삼삼은구 밴드. 배우들이 놀면서 이름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구구단에서 "삼X삼=구"라고 할 때, 그 "삼삼은구"라고 한다). 이들이 마포구청이 주최하는 음악 대회에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무대였다(배우 고창석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마이크를 잡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리더 민기(성준)는 대희 형님(윤제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다소 뻘줌하게 시작하지만 곧 젊음의 열기를 발산하며 클럽을 장악한다. 성준은 마이크와 기타에 자꾸 전기가 흘러서 "너무 따끔하다"는 엄살(?)을 좀 부리다가 팬들(엑스트라)이 몰려오자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윤제문은 몇 번이나 반복되는 리허설 도중에도 계속 앞뒤로 흔들면서 자신의 베이스 연주에 빠져들었다. 나름 의상도 잘 어울렸다. '붉은 혀' 로고가 그려진 검은 티 셔츠를 입었다. 맞다. 롤링 스톤즈의 심벌이다. 믹 재거의 특유의 입술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심벌은 당장이라도 '본 투 비 와일드'를 외칠 기세다. 게다가 왼팔에는 '락樂', 오른팔에는 밥 딜런의 이름과 그의 노래 'Things Have Changes'를 타투로 새겼다(커티스 핸슨의 영화 에 쓰인 이 노래로 밥 딜런은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소싯적 클래식 기타를 좀 쳤다는 윤제문은 놀라운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잠시라도 짬이 나면 베이스를 잡고 연습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연기는 대본에 써 있는 대로 그냥 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연습벌레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베이스에 몰두한 모습에서, 돈에 미친 유성준 캐릭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지함을 보았다. 윤 배우, 유독 막걸리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음악 사랑도 대단하다. 이 삼삼은구 밴드에 윤제문, 성준만 있는 건 아니다. 두 남자 외에도 키보드를 맡은 깜찍한 김별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이 정도의 밴드 멤버라면 영화 OST는 꼭 내야겠는데! 구 감독님, VIP 시사회에서 삼삼은구 밴드가 직접 연주를 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