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연구가 백종원을 필두로, 지역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로 신메뉴를 만들어 우리 농산물 소비를 장려해 온 SBS '맛남의 광장'. 최근에는 경상도 곳곳을 돌고 있었는데요. 22일 방송에서는 당근 농가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쯤이면 한창 수확에 들어가야 할 경상도 당근밭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시세가 나오지 않아 수확을 하는 게 오히려 적자라서, 산지에서 폐기되는 중이었죠. 올해 당근은 특품이 나올 정도로 농사가 잘 됐는데도 20kg 1박스의 가격이 예년보다 8000원이 떨어졌다는데요. 생산을 할 수록 손해가 나고, 재고가 쌓여 더 심한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인지라 농민들 입장에선 멀쩡한 당근밭을 갈아 엎는 게 나을 정도였습니다.
이날 당근 하우스 9동째 폐기를 진행 중이라는 한 농민은 "마음이 안 좋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웠는데 이렇게 갈아버리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맛남의 광장'이 나섰습니다. 백종원은 "당근은 카레에 사용하면 된다"라며 "카레에 당근 들어간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당근 투입 여부에 따라 카레 맛이 달라진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라고 설명했어요. 단순히 보기에 좋아서, 식감을 위해서가 아닌 맛을 내기 위한 당근의 쓰임새를 언급한 거죠.
자녀가 있는 배우 최원영은 갈아 만든 당근 카레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카레는 기존의 깍둑 당근 카레에 비해 조금 더 달고 걸쭉, 묵직한 부드러움이 있었다네요.
신메뉴를 두고 개그맨 양세형과 배우 최예빈이 맞붙었습니다. 양세형은 갈아 만든 당근을 이용한 요리를, 최예빈은 당근 라페를 고안했어요.
이날 백종원의 극찬을 받은 건 양세형의 당근 소스 '양당근'과 당근채전이었습니다. 양세형은 먼저 가래떡에 찍어 먹을 당근 소스를 만들었는데요. 멤버들은 "어떻게 당근으로 이런 맛이 나오지", "냄새는 크림치즈라 취향이 아닐 거 같았는데 너무 맛있다"라며 놀라워 했습니다. 특히 백종원은 "어디에서 배웠냐. 네 머리에서 나올 게 아니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죠. 최예빈과 백종원은 서로 양세형의 '양당근' 레시피의 판권을 사겠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레시피는 간단합니다. 달걀 노른자 두 알, 삶은 당근 하나, 우유, 설탕 두 스푼과 올리고당, 황설탕, 크림치즈 등을 넣은 후 갈아주는 거예요. 그렇게 만들어진 소스를 가래떡이나 빵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양세형은 보너스 요리로 당근채전도 만들었습니다. 얇게 썬 당근에 부침가루를 입히고 기름에 바삭하게 굽기만 하면 됩니다. 당근의 달달한 맛 하나 만으로도 호평을 얻었죠. 이날 승리의 영광을 거머쥔 양세형의 '양당근'은 두 가지 버전 카레와 함께 손님상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